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당당한 주권자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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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 당당한 주권자가 됩시다
  • 김정민 기자
  • 승인 2022.01.28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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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시조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강남문학회이사. 저서로 산문집 『피아노 치는 시인』 등 3권. 시조집 『얼레와 어금니』 등 3권. 양천문학상, 『현대시조』좋은 작품상 등 수상
시조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강남문학회이사. 저서로 산문집 『피아노 치는 시인』 등 3권. 시조집 『얼레와 어금니』 등 3권. 양천문학상, 『현대시조』좋은 작품상 등 수상

고스톱을 칠 줄 아는 사람이면 ‘광을 판다’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화투를 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광파는 것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화투를 잘 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노력 없이 돈을 벌 수 있는 유일의 기회가 된다. 무노동 무임금이 원칙인 노동계에 무노동 유임금의 혜택을 주는 경우는 아마도 고스톱 판에서 광파는 경우를 제외하면 생존경쟁사회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생존경쟁이 치열한 사회는 남이 공돈을 벌도록 자비롭지 않다. 늘 광만 파는 모습이 못마땅하여 앞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심전심으로 뒷사람을 골탕을 먹이는 것이다. 남을 위해 양보하거나 선심을 쓰는 경우는 고스톱 판에서는 절대 없다. 오직 이전투구만 있을 뿐이다.

실제로 밤을 새워 고스톱을 치다 보면 뭔가 먹을 것을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일정액의 고리를 떼게 마련이고 한 쪽에서는 유유자적하게 광을 판다. 주전부리를 위해 고리를 떼고 이 돈으로 먹고 마시다 보면 새벽에 일어날 때는 모두 돈을 잃은 사람뿐이고 딴 사람은 없다. 역설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그나마 광을 많이 판 사람이다. 그러니 끝까지 화투를 치는 사람은 으레 잃은 사람들만 남고 그 많던 판돈은 시간과 비례하여 먹어 없애거나 광 값을 치루는 데 탕진한다. 돈은 간 데가 없고 핏대만 남는 곳이 고스톱 판이다.

5년 만에 대통령선거를 치르게 되었다. 이 선거판에서 줄을 잘 서서 한 건 잡아보려는 운칠기삼의 요행을 바라는 정치꾼들이 대통령후보들의 본 게임을 쳐다보며 고리라도 뜯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류에 편승하여 고리를 뜯으려는 정치꾼들이 늘어나는 징조는 선거 시기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지자체장 선거 등 각종 선거가 시행되면 선거판에 뛰어들어 고리를 뜯거나 광팔 궁리만 하는 정치꾼들이 갑자기 많아진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금 어떻게든 후보 눈앞에서 어른거려야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논공행상으로 한 자리 차지하거나 부스러기라도 떨어질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거간꾼들은 후보자 곁을 뱅뱅 돌며 “피 먹어!‘ ”똥 먹어!“하고 훈수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재명, 윤석열 두 대통령 후보 진영의 선대본부 인원이 수백 명에 이른다는 보도다. 지방조직까지 합하면 수천 명이 될지도 모른다. 모르긴 해도 이들 중에는 선거자금 한 푼도 도와주지 않고 콩고물만 기다리는 얌체족들이 많을 게다. 소위 화투판에서 “똥 먹어!” “피 먹어!”하고 훈수하는 고리꾼들 말이다. 선거라는 게 승자 한 사람만 남는 것이니 고리꾼이 많을수록 그 선거 후유증은 클 수밖에 없다. 자기가 밀던 후보가 떨어지면 닭 쫓던 개가 되어 혹시나 한자리라도 차지하려 했던 일말의 꿈마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정권이 바뀌면 대통령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가 7000개에서 20000개가 된다고 한다. 그러니 한 자리 하고 싶은 사람들이 여야진영에 몰리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징조다. 이번 대통령 공식직무는 당선과 함께 시작된다. 따라서 취임식도 치르기 전에 인사권부터 행사하게 된다.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대략 7000여개로 추산된다고 한다. 대통령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정부조직법 등에 따라 △내각 △헌법기관 △정부투자기관, 산하기관 등 공공기관 △특정직 (검찰, 경찰 고위직 등)에 대한 임면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여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리까지 합하면 다소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많게는 20000개를 넘긴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국무총리를 비롯한 부총리, 대통령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각 부처 장·차관, 여기에 감사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 5대 권력기관의 장, 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 등의 자리가 포함된다. 이외에도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인사권이 미치는 1~3급 실·국장도 1500여명이나 된다. 이밖에도 대통령 직속위원회와 정부위원회 1000여명과 검찰(검사 이상), 경찰(경정 이상), 외무공무원(참사관 이상), 소방직 등 특정직 공무원과 국립대 총장 임면권도 가지고 있다. 대통령 이름으로 된 임명장을 받는 공작자의 수만 해도 대충 7000명을 넘는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사법부 등 각종 헌법기관, 공공기관 등의 주요기관장과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헙법재파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 등이 대통령의 임명을 받아 임무를 수행한다. 엄청난 권력의 대이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번의 대선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선거다. 코로나19로 나라경제가 무너지고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이며 수직상승하는 물가는 장바구니를 가볍게 하고 있다. 미·소, 미·중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을 마구 쏘아대고 있다. 세계정세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위험 속에서 나와는 관계없다는 듯 국외자로 눈치만 보는 정치꾼들이 있다. 이 격랑의 세계질서에 눈을 감고 위기에 처한 나라의 현실을 외면한 채 어느 편이 더 많이 공짜 돈을 나누어줄 것인지에 눈치만 보고 있다. 후보들은 후대야 어찌되던 고민도 없이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허황된 공약을 내걸고 포퓨리즘을 자극하며 돈 풀 궁리만 하고 있다. 몇 백 조가 드는 엄청난 국가적 사업을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신경도 안 쓰고 펑펑 남발하고 있다. 우리 후손들이 어떻게 살지는 생각하지도 않고 당장의 표만 의식한 공약에 나라 곳간은 비어가고 있다. 여기에 콩고물을 기다리며 광만 팔거나 고리 뜯을 생각만하는 정치꾼들과 공짜를 바라는 국민들만 늘어나고 있으니 나라 앞일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조마조마한 대통령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정치꾼들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국민들마저 '피 먹어...' '똥 먹어...' 하며 고스톱 판의 광 팔이나 훈수꾼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어느 후보가 과연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지 냉정하게 지켜보고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 후보에게 한 표를 찍는 당당한 주권자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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