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로 막힌 보행길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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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로 막힌 보행길 ‘답답’ 
  • 강서양천신문사 송정순 기자
  • 승인 2022.05.18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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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민원 넣자, “옆길로 다니면 된다?”

 

 


양천구가 목동중심축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고자 노후된 보행전용도로를 정비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는 신정동에 있는 목동가온길 중 ‘고향의거리’ 공사가 시작됐다. 

공사 시작 단계다 보니 보행자 도로를 막고 철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철거 작업 중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보행길은 막았다. 문제는 ‘고향의거리’가 목동과 신정동을 가로질러 다닐 수 있는 통로이기에 보행자는 물론 자전거 라이더도 많이 이용한다. 

어느 날 갑자기 공사를 한다고 길을 막았으니 둘러갈 길도 마련해줘야 하는데, 둘러가는 길에는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의 법무부 호송 버스가 주차돼 있다. 이 대형버스는 늘 같은 장소에 주차가 돼 있었다.

양천구 도로과에 문의를 하자 “법무부 호송 버스가 주차돼 있는 곳은 인도가 아니라 법무부 사유지”라며 “차량을 임의로 빼달라고 요청할 수 없고, 그렇게 불편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요청하지 않았다. 대형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주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만 돌아가면 목동서로·목동동로의 보도가 있는데 둘러가면 되지, 굳이 좁은 길을 가려고 하나. 그 도로는 자전거 길이 아니라서 자전거가 다니면 안 된다”며 보행자에게 책임을 떠 넘겼다. 또한 “거기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 아닌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버스가 항시 주차돼 있는 곳의 용도를 건축과에 알아보고 다시 양천구 도로과에 민원을 넣었다. 그제서야 통합정보시스템에서 ‘대지’로 돼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공사를 마무리할 동안 버스를 옮겨 주차해줄 것을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요청했다”며 “목동가온길 도로 정비 공사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니, 철거 공사가 마무리되면 임시 보행길을 만들고 보행자의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양천구가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걷고 싶은 거리 재정비를 나섰지만, 오히려 공사 때문에 막힌 인도로 인해 더 안전하지 못한 보행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양천구와 공사 관계자들은 주민의 민원 제기에 앞서 보행자가 많지 않으니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고 일방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주민들의 작은 의견까지도 수렴하고 민원 처리에 보다 적극 응대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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