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특집 인터뷰>양강중학교 김봉선 교사
상태바
<스승의 날 특집 인터뷰>양강중학교 김봉선 교사
  • 강서양천신문 장윤영 기자
  • 승인 2017.05.15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생은 학생답게, 교사는 교사답게”

올해로 28년째 강서·양천의 공교육에 몸담고 있는 김봉선 교사. 한가로운 늦은 오후의 교정을 지나 양강중 3학년 교육부실에서 그를 만났다. “나 같이 평범한 교사에게 무슨 특별한 이야기가 있겠느냐”며 걱정 반 수줍음 반으로 첫인사를 건넨 김봉선 교사는 체육교과 담당이자 3학년 담임, 교육부장이기도 하다.

김봉선 교사가 교직에 입문한 계기는 고교 담임선생님의 영향이 컸다. 스승이 될 재목은 스승이 알아보는 법. 진로를 놓고 고민할 시기 담임선생님은 ‘교사가 적성에 맞을 것 같다’며 그에게 사범대 진학을 권하셨다.

“그 당시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 역사 쪽으로 전공해 볼까 하고 고민했는데 결국 체육교육을 선택했죠. 제가 몸은 작아도 운동을 잘 했거든요.”(웃음)

옛 스승은 그에게 해외 교직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길도 열어 주셨다. 십여 년째 교직생활을 해오던 2001년 어느 날, 상해 학교 근무를 추천 받은 것. 교사로서의 견문을 넓힐 찬스라는 생각에 즉시 면접에 응했고, 그 결과 해외 파견교사로 8년간 일할 수 있었다.

“한국인학교였지만 중국교육 분위기가 수업 현장에 살아 있었어요. 당시에는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근무 여건도 마련됐고, 좀 더 자율적인 수업 분위기 속에서 평가 위주의 수업보다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체육활동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학생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교사가 되고자 노력했죠.”

귀국 후에는 급변한 국내 교육현실에 다소 놀라기도 했다. 학생들은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학생 생활지도는 어려워졌으며 행정업무에는 전산화 시스템이 구축됐다.

“사실 컴퓨터 프로그램 정도는 금세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됐어요. 원체 배우는 것을 즐겨요. 온라인을 통해 교과 관련 자료, 정보 등을 학생들에게 신속·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됐죠. 다만 예전보다 학생들과 직접 대면해 소통하고 해결했던 일들이 감소하면서 인간적인 관계도 조금씩 메말라 간다는 느낌이 있어요.”

김봉선 교사는 끊임없는 배움으로 학생들과의 또 다른 연결고리를 찾기도 한다.

“저의 전문교과는 체육이지만 3학년 담임이자 교육부장으로써 인문학 등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어요. 공부가 즐겁기도 하고 이것을 어떻게 학생들에게 적용시킬까 하는 생각도 하지요. 반 아이들에게 조회시간 등에 간단한 작문 숙제를 내주기도 하는데 이것으로 아이들의 사고방식과 내면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해 보기도 해요.”

과학적 호기심에 드론 연수도 이수했다. 드론 조종법, 학교 교육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내용의 연수활동에 참여하면서 특수학급 학생들도 드론 컨트롤러 사용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행정 여건상의 문제로 추진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특수학급 학생들을 위한 최첨단 도구 수업을 계획했다는 데서 그의 교사로서의 노력은 눈여겨 볼만하다.

김봉선 교사는 지난 2015년 서울시장애인체육회장 표창을 받았다. 서울시 내 유일한 중등교사 수상자로 지난해 11월에는 통합체육수업 우수교사로 선정돼 독일에서 열리는 ‘통합체육보급사업’ 해외연수자로 뽑히는 영광도 안았다.

“통합체육수업이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동일한 환경에서 체육수업을 하는 것이에요. 신서중학교에 근무할 당시 특수학급 아이들이 체육시간에 소외되어 있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러한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고 싶었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죠. 아이들의 장애는 신체적, 정신적 등으로 각자 다르니까 특성을 파악하고 적합한 수업방식을 연구해야 했어요. 그래서 2000년도에 대학원에 입학해 ‘주경야독’으로 특수교육을 전공했죠. 그 후에 통합체육을 비롯한 각종 연수활동에도 참여했어요.”

이를 계기로 2014년부터 재직한 양강중학교에서는 서울시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지원하는 ‘통합체육수업’을 교내 정식으로 시행했다. 특수·일반학급 학생들이 약 5개월에 걸쳐 참여한 수업은 학생들의 신체활동능력 뿐만 아니라 협동심, 사회성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특수학교 과밀해소 방안으로 일반학교에 특수학급이 늘어나는 추세에요. 일반학교에도 해외사례처럼 특수학급 학생들을 위한 각종 운동시설들이 빨리 갖춰지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죠. 그래서 현 교육 환경에 적합한 요소를 찾아내 장애학생들의 체육역량을 증진시키는 다양한 방안을 생각했어요.”

일반 학생들에게도 통합체육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아이들이 학원 등을 통해 학교 외에서도 진학준비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현실에서 학교의 역할은 사회성을 강화시키는 한편 인성교육 등을 통해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자라나게 하는 데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생리학적 발달과 정서·사회적 발달 기회를 제공하는 체육활동은 청소년기를 지내는 아이들에게 중요해요. 여기에 배려와 존중을 배울 수 있는 통합체육수업은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한 의미를 깨닫는 소중한 기회죠.”

그가 교사로서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비교적 순탄했다. 가끔씩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옛 제자들과 모여 “함께 늙어간다. 친구하자”는 농담도 한다고. 앞으로의 교직 생활에 바라는 점에 대한 질문에 그는 “그냥 지금처럼, 퇴직하는 그날까지 학생들과 같이 뛰고 싶다”고 했다.

“‘학생은 학생답게 교사는 교사답게’가 제 기본 교육방침이에요. 이것이 제가 교사로서 당당할 수 있게 노력하는 이유이고, 학생들에게 기본을 지키도록 가르치는 이유죠. 이를 토대로 아이들이 고교 진학 후에도 각자 꿈꾸는 미래를 향해 본연의 모습으로 정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