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 서울지사 김영수 사무처장, 시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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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 서울지사 김영수 사무처장, 시인 등단
  • 성동신문
  • 승인 2017.05.24 18: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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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사조 2017년 5월호 신인상 당선

대한적십자사서울특별시지사 김영수 사무처장이 시인으로 등단했다. 김 사무처장은 문예사조 2017년 5월호에 3편의 시가 당선되어 신인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김영수 사무처장의 당선 시 3편.

  

 

 

 재   회
                   김 영 수

서로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은

40년의 세월을 지켜왔다

우리를 다시 연결한 것은

중년이라는 인생시계였다

지나온 삶의 궤적을 묻고 또 물어

찰나와 같은 인생이라고 공감하지만

이내 돌아온 것은 침묵

찻잔만 뚫어지게 바라본다

재회의 기쁨과 설렘도 잠시 멈칫한다

얼마 후 거리낌 없이

오가는 길목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지만

지킬 수 있을는지

우리는 한평생 그리움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할 운명인가 보다

앞으로 40년

또 이렇게 흘려보내야 하나

그리고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해야 하나.

       간 이 역
  
                김 영 수

우리의 흔적이 머문 곳에

아련한 여운을 담아

간이역을 세워 본다

그곳 대합실에

빛 바랜 사진도 걸어 본다

산들산들 미소짓는

코스모스와 함께

지난날의 정담을 나누며

긴 세월의 어색함을 달래 본다

무심한 기적 소리에

또다시 그리움은 밀려오고

아름답던 기억은 허공을 맴돈다.

 

민들레 벌판의 기적
 
                       김 영 수

아들이 아빠의 군화를 신고 있다

예비군 훈련 간단다

30여 년 전 애환을 간직한

노병의 신발에 아빠의 시선이 고정된다

한때 젊음을 헌납한

철원의 산야(山野)가 눈에 선하다

고요한 적막감 속에 운무(雲霧)가 피어오른다

철조망도 자연의 섭리에 무릎을 꿇는다

경계가 사라진 민들레 벌판*에는 자유로움이 가득하다

이제 남과 북은 하나가 된다

오순도순 남남북녀의 숨소리만 요란하다

사람들이 갈라 놓은 한반도,

자연이 하나로 만들었네

서로 겨누던 총부리도 잠시 거둔다

온갖 군상들이 남과 북을 마음대로 넘나든다

순간, 운무가 사라진다

다시 철조망이 선명하다

다시 총부리를 겨눈다

구름도

우리의 소원도

경계에 멈춘다

한 세대가 지났지만

오늘도 그곳은 그때 그 모습이다

민들레는 여전히 노오란 꽃을 수놓고 반긴다

155마일 휴전선은 알고 있다

하나 되는 자연의 기적을

이제 인간의 기적을 기다린다

또 30년 후

아들의 군화는

통일박물관에서 보초 서고 있을까

역사의 산 증인으로 선서하고 있으려나.

*민들레 벌판 :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

【시 심사평】

김영수 「재회」
시는 조화의 원형질(原形質)이다. 사무사(思毋邪)를 근간(根幹)으로 한 신뢰(信賴)의 본보기다.

김영수 님의 시(詩) 「재회」, 「간이역」, 「민들레 벌판의 기적」 등 3편의 시를 입상작품으로 선정한다.

먼저 「재회」에서 ‘서로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은/ 40년의 세월을 지켜왔다/ 우리를 다시 연결한 것은/ 중년이라는 인생시계였다// 지나온 삶의 궤적을 묻고 또 물어/ 찰나와 같은 인생이라고 공감하지만/ 이내 돌아온 것은 침묵/ 찻잔만 뚫어지게 바라본다/ 재회의 기쁨과 설렘도 잠시 멈칫한다// [중략]// 앞으로 40년/ 또 이렇게 흘려보내야 하나/ 그리고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해야 하나.//’라과 세사(世事)의 변화난촉을 시화(詩化)하였다.

다음 「간이역」은 ‘우리의 흔적이 머문 곳에/ 아려운 여운을 담아/ 간이역을 세워본다// [중략]// 무심한 기적 소리에/ 또다시 그리움은 밀려오고/ 아름답던 기억은 허공을 맴돈다.//’고 추상(推想)의 절차를 구상한 서정시이다.

그 다음 「민들레 벌판의 기적」에서는 ‘아들이 아빠의 군화를 신고 있다/ 예비군 훈련 간단다/ 30여넌 전 애환을 간직한/ 노병의 신발에 아빠의 시선이 고정된다/ 한때 젊음을 헌납한/ 철원의 산야(山野)가 눈에 선하다// 고요한 적막감 속에 운무(雲霧)가 피어오른다/ 철조망도 자연의 섭리에 무릎을 꿇는다/ 경계가 사라진 민들레 벌판*에는 자유로움이 가득하다/ 이제 남과 북은 하나가 된다/ 오순도순 남남북녀의 숨소리만 요란하다// [하략]//’고 통일을 갈구하는 물리시이다.

대체로 소재(素材)에 대한 긍정적(肯定的) 개념(槪念)을 리얼하게 이끌었다. 시인으로서의 소양이 더욱 깊어지기를 바란다.

심사 위원: 강범우, 이재영, 김송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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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일 2017-09-11 23:06:49
느낌이 있는시 감상도 남다른것 같습니다.
우리의 감성을 녹여주는 훈훈한 울림인 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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