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 빗물저류시설, 600세대 침수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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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 빗물저류시설, 600세대 침수 막았다
  • 강서양천신문사 권해솜 기자
  • 승인 2022.08.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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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 침수 분석결과, 시설 미설치 시 37.7㏊ 물에 잠겨
서울기술연구원 유튜브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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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예방 긴급포럼 

서울시가 지난 8일 있었던 폭우 피해와 관련 ‘수해 예방 긴급포럼: 서울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어떻게 가야 하나?’를 개최했다. 폭우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안전한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2011년 이후 중단됐던 상습 침수지역 6개소 빗물배수시설 건설에 대해 10년간 1조 5천억 원을 집중 투자해 다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따른 첫걸음이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기술연구원, 한국수자원학회의 공동주관으로 이뤄진 이번 포럼에는 서울시 관계자를 비롯해 임성은 서울기술연구원장, 배덕효 한국수자원학회장, 세종대학교 권현한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특히 100년 만의 물 폭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울시 피해가 컸던 만큼, 같은 서울이라도 큰 피해 없이 자연재해를 빗겨 간 양천구 사례에 관심이 쏠렸다. 

 

신월 저류배수시설로 효과

‘다목적 터널’ 구축 제안도

지난 2011년 7월,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61명의 사상자와 308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때 도시 수해 안전망 종합 개선대책 수립을 기존 도시방재 패러다임에서 이상기후 대비체제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종로구, 양천·강서구, 용산구, 관악·동작구, 강남구, 강동구, 동작구 등 7개소에 8천582억 원을 들여 20㎞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을 만들자고 계획했다. 

그러나 양천·강서 지역을 포괄하는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한 곳만 계획대로 사업을 완료해 이번 폭우 피해를 면했다. 당시 신월을 제외한 지역은 사업비 증가와 부지 확보의 어려움, 저류조 반대 시위 등으로 사업이 무산되거나 변경됐다. 

2013년 5월에 착공해 2020년 5월에 완공된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은 사업비 1,381억 원이 들어갔다. 최대 32만 톤을 저류할 수 있는데 이번 폭우 당시 시간당 59.5㎜, 일 강수량 164.5㎜ 폭우때 수문 개방(총 7회)하여 빗물 약 17만 톤을 저류했다. 그 결과 강서와 양천구 일대 상습 침수지역이던 저지대 피해가 없었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모의 침수 분석 결과 신월 빗물터널이 없었다면 37.7㏊ 규모 600세대 가구가 침수됐을 가능성이 예상됐다. 

이상은 국토연구원 안전국토연구센터장은 “방재 사업은 큰 틀의 시정 운영에 있어서 안 할 수만 있으면 안 하고 싶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재난이 발생하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아주 현란한 대책을 내놓지만, 책임 공방이 끝나고 국민 관심이 떨어지면, 특히 단체장 교체 주기에 맞춰서 표가 안 나는 대형 사업들은 축소되기 마련”이라고 일갈했다. 

이 센터장은 또 “수해 백서에 통상 나오는 대책 중에서 중요한 대형 사업이나 시민이 좋아하지 않는 규제들은 재해 예방에 필수적이라도 서류에만 남게 되는 현상을 볼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 센터장은 끝으로 “정상적으로 추진했어도 부지 선정의 어려움, 사업 기간 연장 등 당초 기획한 목표에 달성하지 못 했을 수도 있었다”며 “시민의 안전권을 보장하겠다는 단체장의 결단과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기술연구원 임성은 원장은 “2011년 7월 수해 이후 11월에 시민단체에서 예산 반대 성명을 대대적으로 낸 바 있다”며 “이상은 센터장 얘기를 고려할 때 수해가 발생하고 1, 2년 뒤에 수해가 발생하지 않을 때 ‘이게 꼭 필요하냐, 다른데 써야지’라는 논리가 나온다”면서 그간 빗물저류배수시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았던 다양한 배경의 한 측면을 지적했다. 

이어 ‘2012년 2월에 당시 서울시장과 박창범 교수가 일본 출장을 다녀왔는데, 그해 5월 또 다른 교수가 빗물저류시설 반대 기고문을 발표했는데 이것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한유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에게 질문했다. 

한 국장은 “전문가들은 지속해서 대심도 터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으나, 일부 다른 의견 가진 이들에 의해 침수 해소 대책이 변경됐고, 결과적으로 이번 호우 사태에 피해가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정을 비춰볼 때 다수 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했었으면 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선권 서울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은 막대한 예산이 든다. 지하 40~50m, 직경 7~10m 관로를 지하 하천 규모로 구축한다”며 “빗물 저류 용도로만 쓸 때 대규모 투자를 해서 1년 10일에서 15일 사용하는데, 말레이시아의 스마트 터널 등의 사례를 보면 배수 용도뿐만 아니라 평상시 도로로 활용한다며 ‘다목적 다기능의 터널’로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김지곤 ㈜유신 전무는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을 설계할 당시에도 신월여의지하도로와 연계 방안을 검토했다”며 “복합터널은 하중을 견디기 위한 장치와 유지관리를 위한 연결통로가 추가로 필요해 오히려 경제성안전성 측면에서 더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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