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으로 앞서가는 의회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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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으로 앞서가는 의회 만들고 싶다”
  • 강서양천신문사 권해솜 기자
  • 승인 2022.09.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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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식 제9대 양천구의회 전반기 의장

 

“내가 의장이 됐나 싶었습니다.”

당선 첫날 기분을 물어보니 이재식 의장(국민의힘, 3선)은 이렇게 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지난 7일 양천구의회는 제9대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이수옥·더불어민주당, 재선)을 선출했다. 7월1일 개원과 함께 양천구의회 의장 직무대행을 맡아오던 이재식 의장은 69일 만에 ‘직무대행’ 꼬리표를 뗐다. 의장실 책상 위 명패가 자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려주고 있었다. 

이 의장은 9대 양천구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를 치르는 동안 살이 많이 빠졌다고 했다. 지금까지 구의원, 시의원에 구청장 예비선거까지 해봤지만, 이번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정치 선거가 이런 거구나 했습니다. 정치 조직 내 대결 되는 부분도 있고, 윗선 정치가 하부 구조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요.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제가 좀 불리했지만 현명한 모든 분이 판단해 주셨기에 제가 의장이 될 수 있었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의장이 되고 나니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의정을 펼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양천구의회 전반기를 이끌 조직의 장으로서 철학을 물으니 ‘소통’과 ‘배움’을 꼽았다.

 

앞서가고 모범 되는 구의회 만들 것

“선거 때도 그랬지만 끝까지 하나 되게끔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제가 먼저 의원님들께 전화하고 방에도 찾아가려고 합니다. 지난 8대 의원들 간에는 서로 소통이 잘 안 돼서 의회 안에서 소요가 일고 고소, 고발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을 TV를 통해 보는데, 당시 양천구의원이던 저 또한 후회되고 면목이 없었습니다.”

이 의장은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적어도 9대 전반기 구의회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회의하고 소통하면서 풀어나가겠다고 했다.

“지역 문제를 해결할 때 주민과 함께 풀어나가는 게 의원 역할이잖아요. 크게 문제가 안 된다면 회의하고 토의하고 소통해서 합의점을 찾아갔으면 합니다. 최선의 방법으로 의결해 나가고 싶습니다.” 

의회 내 교육에 대해서도 생각한다고 이 의장은 말했다. 본인 먼저 리더십이나 교양 양식 등 교육을 받겠다고 밝혔다.

“모든 일이 있어 기본은 교육입니다. 의회 사무국 직원은 물론 의원들도 다른 회기에 비해서 많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에 따라 지방의회의 권한과 역량이 한층 강화된 점을 이 의장은 강조했다. 

“의원으로서 확실하게 견제할 수 있도록 법까지 바꿔 놓았는데, 옛날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됩니다. 예산이 없으면 예산을 짜야죠. 철저하게 교육을 받아서 올바른 의회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초선 의원과 의회에 새로 들어 온 직원도 수시로 만나 의견을 듣고 성장을 돕겠다고 했다. 서울시 25개 구의회가 하는 교육과 정책, 국회에서 시행하는 것 등을 조사해서 좋은 것은 수용하고 배울 계획이라고. 앞서가고, 모범이 되고, 따라 하고 싶은 의회를 만들겠다는 것이 이 의장의 목표이자 철학이다.

 

4차산업에 더 다가가는 양천구의회

이 의장은 구의원 신분이 되기 전 다양한 업종과 업체를 두루 섭렵하며 산업 일선에 있었다. 당시 일했던 경험을 의장직에 있는 동안 이 의장은 펼쳐 볼 생각이다.

“국가가 바라는 4차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양천구의회가 앞서 나갔으면 합니다. 첨단산업에 관심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의회 사무국에 구민의 민생 해결 방안을 위한 문제점 20가지를 뽑아달라고 했습니다. 주요 부분이 있어 개선하고 예방할 수 있는 내용은 표로 만들어서 관리해 나갈 것입니다.” 

양천구가 목동을 중심으로 한 교육 도시이니만큼 미래 세대를 걱정하는 마음도 컸다. 의장실 안에 디지털 관련 샘플을 전시해 초·중·고등학생도 찾아오게 만들겠다고 했다. 이 의장은 소통을 강조하며 문턱이 높았던 의장실도 수시로 드나들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모한테는 학원 갔다고 하고 게임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 때문에 걱정인 학부모들이 꽤 있습니다. 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고 자신의 꿈을 키울 시간을 버리는 셈이죠.”

이 의장은 며칠 전 양천구 학부모들을 만나서 앞으로 가야 할 방향, 추진 내용,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에 대해서 한 시간 정도 이야기 나눴다. 그때 이야기를 나누다 의장실에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로봇이나 드론 등 샘플을 놓아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게임방에 가는 대신 드론이나 로봇에 관심 가지면 좋잖아요. 샘플을 가져다 놓으면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말이죠. 또한 학생을 위한 모의 구의회도 열면 좋을 듯합니다. 이와 관련한 위원회도 구성하고, 실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 보고요. 아무쪼록 우리 양천구 아이들의 진로 결정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게 해줘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 진로와 관련해 자동차 혹은 농기계, 반도체 등을 만드는 자동화 기계가 갖춰진 공장 등에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가는 견학 프로그램도 생각 중이다. 

“양천구 내에 있는 소각장이나 열병합 발전소도 견학할 수 있겠죠. 뭐든 아이들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이 의장의 앞으로 바람이라면 살면서 쌓은 다양한 경험치를 양천구 민생이 접목하는 것이다.

“서울시 구의회 중 최고로 앞서가는 의회를 만들 것입니다. 앞으로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의장실은 누구든지 쉽게 드나들어야 한다고 이 의장은 말했다. 의장실에 와서 차도 마시고 사진도 찍고 말이다. 이 의장이 기나긴 대립 끝에 의장에 선출됐지만, 남아있는 중요한 부분이 있다. 상임위원회 구성이다. 당과 당의 첨예한 대립과 소속 의원의 탈당이 인터뷰 이후 터졌다. 이 모든 것이 되도록 빨리 봉합돼, 제대로 화합하고 소통하는 양천구의회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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