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마시면 약(藥), 못 마시면 독(毒)…술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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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마시면 약(藥), 못 마시면 독(毒)…술과 건강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22.12.2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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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연 한의원 한방상식

연말연시에는 여러 모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는 횟수와 양이 많아진다. 피하기 힘든 술자리라면 건강을 지키면서 즐길 수 있도록 오늘은 술과 건강 음주법에 대해 알아보자.

 

한의학에서 보는 술

한의학 문헌 중 가장 오래된 의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을 보면, 술을 약(藥)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리고 한방약물학의 대가인 이시진(李時珍, 1518~1593)은 그의 저서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술의 장점을 설명하며, ‘술은 하늘이 내려준 미록(美祿-아름다운 행복)이다. 적당히 마시면 기혈(氣血)을 조화롭게 하고, 정신(神)을 건강하게 하고, 추위를 막아주면서 우수(憂愁-근심걱정)를 없애고, 흥(興)을 돋운다’고 하였다. 

반면, 술의 폐해(弊害)에 대해서도 설명하였는데, ‘과음하면 정신(神)을 상하게 하고 수명이 줄어들며, 열기(熱氣)가 아주 많기 때문에 살이 마르고 진액(津液)이 줄어들며, 혈(血)을 소모하고, 비위(脾胃-소화기)를 손상시키고 화(火)를 움직이게 한다’고 했다. 

실로 술의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을 요령 있게 말한 부분이다.

 

건강을 지키는 음주 요령

① 자신의 적정 음주량을 알고 마시자.

② 매일 마시지 말자. 술을 마신 뒤 간 기능이 회복되고 위 점막의 상처가 회복되려면 보통 3일이 걸린다.

③ 한 시간에 한 잔씩 천천히 즐기면서 마시자.

④ 적절한 안주는 필수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빨라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간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단백질과 비타민은 알코올 해독에 도움을 주므로 두부, 등심, 생선구이, 계란, 과일 안주 등을 추천한다.

⑤ 폭탄주는 매우 해롭다. 일반적으로 폭탄주는 맥주에 여러 가지 술을 섞어서 마시는 방법이다. 맥주에 들어있는 탄산가스는 소화기관의 알코올 흡수를 촉진시켜 빠른 시간 내에 혈중 알코올 함유량을 최대로 끌어올린다. 또한 여러 가지 술을 섞어 마시면 내용물들이 서로 반응해 간의 알코올 대사 과정을 교란시키므로 숙취가 심하고 오래가게 된다.

⑥ 음주 전, 중, 후에는 물을 많이 마시자.

 

숙취 해소에 좋은 음식

숙취 해소에 좋은 차로는 ‘칡즙’이 있다. 한방에서는 칡뿌리를 갈근(葛根)이라 하는데, 간 기능을 개선시키고, 해독 효과가 뛰어나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갈근은 땀구멍을 열어 주고 술독을 풀어주는데, 술로 인해서 생긴 병이나 갈증에 쓰면 아주 좋다’고 하였다. 실제로 알코올로 유발된 간 손상에 갈근을 투여한 결과, 간수치(GOT, GPT)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콩나물국’은 해장국으로 유명하다. 한방에서는 콩나물을 대두황권(大豆黃卷)이라 하는데, 몸에 있는 열을 제거하고 수분 대사를 원활히 하여, 알코올 부산물들을 배설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또, 콩나물 속에 많이 들어 있는 아스파라긴산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 생성을 도와 숙취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 아스파라긴산은 특히 꼬리 부분에 많이 있으므로 해장국을 위한 콩나물국에는 꼬리 부분을 떼어내지 않는 것이 좋다.

‘북엇국’도 빠질 수 없다. 북어는 간을 보호해주는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숙취 제거에 좋다. 알코올을 섭취한 후엔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고 세포 손상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성분이 꼭 필요한데, 북어에 들어 있는 알라닌, 아스파르트산, 글리신 같은 아미노산이 간 세포 보호 작용을 하여 알코올 해독에 큰 도움을 준다. 

‘꿀물’을 마시는 것도 좋다. 《동의보감》에 ‘꿀은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하고 소화기관을 도우며, 기(氣)를 북돋운다’고 기록되어 있다. 꿀에는 꽃가루 특유의 비타민, 단백질, 미네랄, 아미노산 등이 많이 들어 있고, 포도당과 과당에 의한 피로 회복 효과는 어떤 식품과도 비교할 수 없다. 술을 마시게 되면 혈당이 떨어지게 되는데, 꿀물은 혈당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식품인 것이다.

서양에서는 ‘오이 피클’을 숙취 해소에 많이 사용한다. 까뮈의 《이방인》에도 술꾼들의 역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뒷골목의 오이 피클 냄새를 묘사한 부분이 있다. 서양 식탁에서 약방의 감초 격인 오이 피클은 알코올 해독에 좋다. 오이는 성질이 차서 술독으로 오른 열을 내려주고, 수분과 비타민C가 풍부하여 갈증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식초’ 또한 주독을 빨리 풀도록 도와 주는 식품이다. 술을 마시면 간 기능이 떨어져서 술의 해독 능력이 떨어지고, 노폐물이 배설되지 않아 피로하게 된다. 이때 식초를 먹으면 알코올을 빨리 해독시키고 노폐물 배설을 촉진시켜 술을 빨리 깨게 하며, 갈증도 해소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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