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에게서 배우는 삶의 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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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에게서 배우는 삶의 혜안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 권해솜기자
  • 승인 2023.01.03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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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김춘식 어르신
그림 그리는 김춘식 어르신
김쾌정 허준박물관장
김쾌정 허준박물관장
방화11단지 주민자치모임 흰샘·진달래 회장 부부
방화11단지 주민자치모임 흰샘·진달래 회장 부부
백정애 전래놀이 선생님
백정애 전래놀이 선생님

 

나이의 기준이 몇이냐를 떠나서 우리는 흔히 ‘늙음’을 ‘지는 해’로 표현한다. 반대로 ‘젊음’은 ‘떠오르는 해’라 부른다. 그런 탓인지 새해를 맞이하는 뉴스들에는 노인보단 청년들의 이야기가 주로 실린다. 

지난 한 해 신문을 제작하며 다양한 사건·사고와 여러 군상의 인물들을 접하면서도 늘 아쉬웠던 점 하나는 ‘어른의 부재’였다. 삶의 방향을 잃거나 힘에 부칠수록 통찰력 있는 어른의 한 마디가, 굳은 경험에서 나오는 나침반 같은 단단한 조언이 필요할 때가 있다.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꼰대’로 치부해 버리거나, 나이를 벼슬처럼 여겨 나보다 어린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 역시 ‘진짜 어른’을 만나지 못했거나 ‘진짜 어른’이 되지 못해서는 아닐까.

‘어른’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기준조차 모호했다. 대단한 업적을 이뤘거나 지역에서 이름 난 인사를 찾아야 하는 것인지 고민도 했다. 하지만 ‘내가 저 나이가 됐을 때 저렇게 살아가고 싶다’ 내지는 ‘저런 마음으로 살아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 존중을 넘어 존경의 마음이 드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어른’의 자격을 갖춘 것이라 생각한다. 

본지는 2023년 신년호 첫 인터뷰를 통해 강서·양천 지역 5명의 어른을 만났다.

 

과 방화11단지 주민자치모임 흰샘·진달래 회장 부부, 그림 그리는 김춘식 어르신, 백정애 전래놀이 선생님이다. 

김쾌정 관장은 50여 년을 박물관에 종사해 오면서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교육 분야에서 현저한 공을 세웠다. 무엇보다 ‘천직’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현 시대에서 긴 시간 ‘박물관 인’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의 모습은 깊은 울림을 줬다. 

불편한 몸과 국가 보조를 받아 생활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방화 11단지에서 이웃들과 텃밭을 가꿔 수확물을 나누고, 주민 주도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풀꽃향기’ 회장 부부도 만났다. 가진 게 없어도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는 그들은 거주지에 위치한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과 단지 내 주민들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회원 모두가 편안하게 서로를 대하길 원해서 평소에도 별칭을 사용한다며 인터뷰의 호칭도 별칭으로 써줄 것을 요청했다. 

올해로 여든여덟의 김춘식 씨는 이제 막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으로 지난 인생을 되돌아 보고 현재의 시간에 색을 입힌다. 남들에겐 대단할 것 없는 취미가 그에겐 새로운 도전이 됐다. 

동네 아이들에게 전래놀이를 가르쳐 주는 한국전래놀이연구소 백정애 대표. 놀이를 통해 아이들 마음의 문을 열고, 어르신들에게는 까맣게 잊고 지낸 어린 시절 추억 여행을 선물한다. 우리의 오랜 전통이 맥을 이어가고 과거와 현재, 미래의 끈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중심에 그가 있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첫 해를 맞은 독자 여러분께도 이들의 한결같은 노력과 헌신, 도전하는 용기가 전해지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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