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발전·문화유산 보존에 헌신해온 ‘평생 박물관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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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발전·문화유산 보존에 헌신해온 ‘평생 박물관 人’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 승인 2023.01.03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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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표창 받은 김쾌정 허준박물관 관장

 

김쾌정(75) 허준박물관 관장은 자신의 인생 중 50여 년을 ‘박물관 사람’으로 살아왔다. 하나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 오며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사람. 문화재 조사·연구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박물관에 종사해 오며 우리가 꼭 지켜야 할 문화유산의 보존과 이를 후대에 잇는 교육까지 우리나라 박물관 발전에 큰 힘을 쏟았다. 그런 그가 지난해 12월8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박물관에서 평생 한 길을 걸어오셨네요. 

우리 때는 그랬죠. 그리고 박물관이라는 특수한 곳이어서 더 그랬고요. 고려대 사학과에 다녔는데, 재학 시절부터 박물관 유물 정리 보조를 비롯해 고려대박물관의 각종 행사에 참여했어요. 암사동 선사유적지 발굴에도 참여했고요. 졸업 후에는 ROTC 장교로 임관해 육군제3사관학교 초대 국사 교관으로 2년간 생도들을 가르쳤어요. 전역 후에는 한독약품이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박물관을 신축·이전하려던 한독의약박물관에 학예직원으로 입사했고, 1년간의 준비 끝에 1974년 박물관 재개관 업무를 맡았죠. 1985년 한독의약박물관장 임명 후 지금까지 줄곧 박물관장 직을 해오고 있어요. 32년 근무 후 2004년 정년 퇴임했는데, 바로 이듬해부터 강서구 가양동의 공립 허준박물관 초대 관장으로 부임해 일하고 있고요. 

 

문화재 자료 수집과 지정에 큰 공이 있으시더라고요.

한독의약박물관에서 일하면서 고서점, 고미술품점 등에서 직접 수집한 유물 한 점 한 점이 모두 의약학 분야의 귀중한 사료들이었어요. 이 가운데 대표적인 자료가 보물 제646호 ‘청자상감상약국명합’, 보물 제1088호 <언해태산집요>, 보물 제1111호 <찬도방론맥결집성>, 보물 제1234호 <의방유취>, 보물 제1235호 <향약제생집성방>, 보물 제1236호 <구급간이방> 등 6점입니다. 허준박물관장으로 재직하면서도 국내외 한의학 자료 2,500여 점을 새로 수집했는데, 그중 보물 제1087-2호 <신찬벽온방>, 보물 제1088-2호 <구급간이방>을 발굴해 지정문화재로 등록시켰습니다. 

 

<동의보감> 초간본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지요.

<훈민정음>(국보 제70호),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 <승정원일기>(국보 제303호), <일성록>(국보 제153호), <난중일기>(국보 제76호) 등 다른 세계기록유산들은 모두 국보인데, 유독 <동의보감>만 보물이더군요. 그래서 문화재청에 공문을 보내는 등의 노력으로 보물 제1085-1호, 2호, 3호였던 3종의 <동의보감>을 2009년에 각각 국보 제319-1호, 2호, 3호로 승격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 <동의보감>은 각각 오대산, 적상산, 태백산의 사고에 보관돼 있었는데, 왕이 책을 하사할 때 찍었던 ‘내사인’이 찍혀 있고 국제적으로도 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국보로서 손색이 없었거든요.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최근 대통령 상을 받으셨어요.

재직 기간 중 2만여 점의 의약 자료를 수집했고, 그 가운데 8점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받았습니다. 박물관에서 평생 일해온 사람으로서 가장 기억에 남고 의미 있는 일이었지요. 이러한 귀중한 문화유산이 오래도록 보존되고 보호될 수 있는 핵심 기관이 박물관입니다. 저는 여생도 ‘박물관 지킴이’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김쾌정 관장은 지난 40여 년간 한국박물관협회 이사, 부회장, 수석부회장, 제8대 회장(2015~2018)을 지내며 한국 박물관의 성장·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98년에는 ‘우리나라 박물관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술적 뒷받침이 병행돼야 한다’는 확신에서 뜻있는 학자 및 연구자들과 함께 ‘한국박물관학회’를 발족했다. 우리나라 박물관 관련 학술단체로는 최초였다. 

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박물관 국제회의에 참여해 우리나라 박물관을 해외에 소개하고, 해외 박물관의 현황을 국내에 소개하는 등 인적·물적 교류도 수행해 왔다. 2004년에는 ICOM(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제20차 ICOM 세계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문화재청 산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를 맡아 국외로 반출된 문화재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반환 운동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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