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창인데 고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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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창인데 고혈압?
  • 강서양천신문사
  • 승인 2023.03.0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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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아직 젊은데 뭘~’이라고 건강을 자신할 수 있는 나이는 몇 살까지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젊음=건강’은 공식처럼 여겨졌으나 최근 건강 수치를 보면 인식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고혈압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2030세대가 25만 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인 1,200만 명이 가진 사실상 국민 질환이지만, 보통 중년층 이상부터 나타나므로 2030세대에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질환이다. 

혈압을 측정하면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 수치를 얻을 수 있는데 정상 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20㎜Hg, 이완기 혈압이 80㎜Hg 미만이다. 수축기 140㎜Hg, 이완기 90㎜Hg을 넘으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정상 혈압과 고혈압 사이에 있으면 ‘경계 혈압’이라고 부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국내 2030대 성인의 10명 중 1명은 고혈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으로 확대해서 살펴보면, 2030대 고혈압 유병자는 126만여 명, 전단계 환자까지 합치면 약 338만여 명이 건강한 혈압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자신이 고혈압 환자일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통계자료에서도 2021년 기준 2030대에서 고혈압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25만여 명에 불과, 고혈압 유병자는 126만여 명인 데 비해 20% 미만의 치료율을 보였다.

 

혈압은 적절한 관리가 필수

젊을 때부터 혈압이 높은데도 적절한 관리를 받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높은 혈압으로 인한 혈관 손상이 누적되어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병·뇌졸중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필자의 연구팀이 국내 250만 명의 2030대 청년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수축기, 이완기 혈압이 각각 130㎜Hg, 80㎜Hg 이상일 경우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이 20% 정도 증가했다. 이 위험도는 혈압이 높아질수록 심하게 높아졌다. 다만 고혈압을 발견한 후 5년 이내에 고혈압약 복용을 시작해 혈압 수치를 잘 조절한 경우는 위험도가 정상인구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혈압이 높은 2030대 환자에게는 당장 혈압약 처방을 권하지는 않는다. 우선은 국물 먹지 않기, 적정 체중 유지, 운동, 절주 및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을 권유한다. 상당수는 삶의 패턴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만약 혈압이 계속 높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한번 고혈압 약을 쓰면 평생 써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일찍 약을 쓰면 내성이 생겨서 나중에 필요할 때 쓸 약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것이다. 이때 필자는 약을 쓰든 안 쓰든 혈압을 정상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이 지나치게 수압이 높으면 물로 인해 땅이 파이듯이, 혈압이 높으면 혈관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은 약을 복용하면서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좋은 생활습관은 고혈압 약 1개 정도의 혈압 강하 효과가 있다. 생활 요법을 병행하면 복용약의 용량과 개수를 줄이고 약의 효과를 최대화하며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혈압을 낮추는 효과 이외에도 다른 심혈관 위험을 동시에 감소시키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생활습관 관리를 잘 실천하면 추후에 고혈압 약 복용을 중단하고도 정상 혈압을 유지하는 환자가 상당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의하며 건강한 혈압 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 혈압을 아는 것이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혈압을 아는 것이다. 자신이 고혈압인지 인지하지 못하면 혈압 조절이 이뤄지지 않아 관련 질환의 위험성을 크게 키운다. 고혈압은 인지가 우선이고, 이후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한다. 

고혈압이 심한 경우 혈압 강하제를 지속적으로 처방받아 복용하며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최근 개정된 ‘2022년도 고혈압 진료 지침’에서도 20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2년마다 고혈압 선별검사를 적극적으로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혈압이 높을수록 심뇌혈관질환 발생과 사망의 위험이 커지는데 약물·비약물적 치료로 혈압을 낮추면 그 위험 역시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잘 알려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일반건강검진 프로그램을 20세 이상의 전체 국민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2030대 젊은 세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건강검진의 권리를 누리고, 나의 건강 위험을 조기에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긴 삶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저축이자 투자이다.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2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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