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예술을 구축한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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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예술을 구축한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 최상미 객원기자
  • 승인 2023.06.07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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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1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1

​국내에서는 쉽지 보지 못한 개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한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의 ROOM711 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7월 6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작가 Aguirre Schwarz(ZEVS)는 1977년 프랑스 사벤느에서 태어나 파리의 부모님 스튜디오에서 지내며 본인의 예술세계를 성립해 나가기 시작했고 1990년대 초,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할 즈음 겪게 된 기차 사고에서 살아난 후로부터 본인의 활동명을 ZEVS로 칭하며 스페이스 인베이더 등의 아티스트와 프랑스 거리 예술계를 개척하기 시작한다.

Liquidation(흘러내림)은 그의 시그니처 기법으로 2015년부터 현재까지 그라피티와는 조금 멀어져 뱅크시, 스페이스 인베이더, 셰퍼드 페어리등의 인물을 포함하는 Post-Graffiti 씬에서 개념적이고 현대적인 예술 작품을 개발하며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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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는 무분별한 소비와 개발을 고발하는 작품을 만드는 아티스트로 그의 시그니처 Liquidation(흘러내림) 기법을 글로벌 유명 기업 브랜드 로고와 함께 결합한 작품으로 일약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랐다.

비가 쏟아지는 어느 날 창밖으로 비를 맞고 있던 샤넬, 루이비통, 코카콜라 등 유명 브랜드의 광고판을 우연찮게 보게 되었는데 로고들이 눈물을 흘리는 듯 느껴졌고 그의 시그니처인 리퀴데이티드 로고(Liquidation Logos)는 그렇게 시작됐다.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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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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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리퀴데이티드 로고의 대표작 '샤넬', 7가지 색 버전인 '흘러내린 애플'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인 'LG', '삼성', '현대', '기아', '카카오', '네이버', '롯데', '포스코' 로고에서도 그의 시그니처 기법을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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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A bigger spiash가 탄생한 해에 일어났던 자연재해를 상기시키는 유명한 작품 또한 전시되고 있다.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6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6

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영장 명화에 흘러내림 로고를 접목하게 석유회사 셸의 로고에서 빠져나온 검은 기름으로 더럽혀지는 '오일 페이셸'을 9가지 색 버전으로 만든 '에볼루션 셀 페인팅' 을 선보인다. 이번 서울전을 마지막으로 '오일 페인팅 셸' 연작은 마무리한다고 알려졌다.

제우스는 2018 프랑스 파리 백야의 날 행사에 프랑스 대표 작가로 선정된 파리의 상징인 "빛의 도시" 에펠탑을 장악하여 기념비적인 공공 작품을 만들었는데 전시장에는 그날에 담긴 생생한 영상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7
프랑스 아티스트 제우스 한국 첫 개인전 룸711 7

룸 711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2022년 7월 관람객이 모두 빠져나간 야심한 시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모나리자'와 파울로 베로네세의 '가나의 결혼식'이 걸려있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711번 방에 한 남자가 나타났다.

중절모에 노란 레인코트 차림의 수상쩍은 남자는 얼굴 표범 문양의 마스크를 쓰고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벌거벗은 남자를 가지고 조종을 하는 제우스는 가장 공적인 위치여야 할 루브르가 고급 사교의 장으로 연회를 열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준 것에 대하여 고전 작품과 함께 그때의 상황을 비꼬는 듯한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룸711에서 사적인 만찬을 했다?? 루이비통은 루브르박물관의 막강한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루이비통은 룸711에 친분 있는 유지를 초대해 저녁식사를 대접했는데 그 자리에는 미국 유명 미술가 제프 쿤스가 있었다고 한다.

루이비통과 쿤스는 함께 루브르박물관의 작품을 복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고 다빈치, 반 고흐, 고갱 등의 그림이 그려진 상품을 만들어내기도 했는데 스트리트 아티스트 제우스의 시선에서는 루브르가 곱게 보이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2022년 루브르 박물관의 '룸 711'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2022년 루브르 박물관의 '룸 711'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이번 전시 메인 작품 '이미지 도둑:루브르박물관의 마법'(2022)이다. 루브르박물관 룸 711에서 벌인 퍼포먼스의 결과물이 그대로 옮겨와 전시되고 있다. 위아래로 나눤 베로네세가 그린 '가나의 결혼식'과 루이비통의 사적인 만찬 이미지는 어딘가 닮은 듯 느껴지는데 액자 중앙에서 사람 형태를 오려내고 팔과 다리에 줄을 연결해 액자에 매달았다. 작품을 올려다보면 루이비통의 열쇠도 보인다.

누드 모나리자 / 세가지 은총
누드 모나리자 / 세가지 은총
​마들렌으로 추정되는 초상화 / 에바 프리마 판도라
​마들렌으로 추정되는 초상화 / 에바 프리마 판도라

​​전시장에는 명화에 대한 재해석이 될 새로운 연작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누드 모나리자' '세가지 은총' '에바 프리마 판도라' 등 누드 여인들의 몸에는 명품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져 있고 눈물을 쏟아낸다.

인쇄 혁명 이후 디지털 혁명은 유행이라는 전염병과도 같은 단어를 널리 퍼뜨리고 있다. 디지털 화면은 새롭게 등장한 페이지로써 여기에는 불변하는 텍스트가 무한히 표시된다.

따라서 지금은 가상의 문자가 넘쳐나는데 제우스는 디지털 문화 자체를 회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며 여기에 새로운 낙인을 찍는다.

제우스는 특정 브랜드의 기업을 비방하는 것이 아닌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으로 개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관람객들에게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가수 이석훈이 오디오 도슨트로 참여했다.

프랑스 작가 제우스의 국내 첫 개인전 '제우스:룸 711' 전은 오는 7월 6일까지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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