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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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사
  • 동대문신문
  • 승인 2024.05.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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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연화사 주지 묘장 스님
조계종 연화사 주지 묘장 스님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아기 부처님상에 향탕수를 부으며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심을 찬탄한다. 아기 부처상은 정확히 말하면 싯다르타보살상 또는 아기 보살상으로 불러야 한다. 아직 부처님이 되기 전이며, 부처님 되기 전 상태를 보살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보살은 불자들은 잘 알다시피 보디사트바(보리살타)의 준말이며 중생을 구원하고자 하는 자비의 모습과 깨달음을 구하는 수행자의 모습을 함께 갖고 있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보살로서 또 부처님으로 무엇과 함께 이 인욕의 땅인 사바세계에 오셨을까?

처음 수기를 받으셨을 때로 돌아가 보자

때는 연등부처님 세상이다. 그 세계에 한 수행자가 있었는데 이름이 '수메다'. 그는 연등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셨음을 알고 자신도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자 꽃을 올리고, 부처님 앞길에 난 물웅덩이에 엎드려 자신의 긴 머리카락으로 덮어 부처님께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밟고 지나가기를 청한다. 부처님이 머리카락을 밟고 지나가자 마음속으로 자비의 발원을 한다. '오직 세상에 대한 자비의 마음으로 발원하오니, 무수한 생명들의 이익과 행복이 될 수 있는 연등 부처님과 같은 생명이 되게 하소서.'

자신의 몸을 던진 공양과 이런 자비의 발원을 하였기에 연등부처님께 수메다는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석가모니 부처님이 된다는 '수기'를 받는다. 이로써 수메다는 보살의 길을 걷게 된다. 이렇게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인 수메다는 자비와 함께 보살로서 오시게 된 것이다.

두번째 태어날 때의 모습을 살펴보자.

태어나자마자 일곱걸을을 걸으시고 외치신 말이 있다.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

그 뜻을 자세히 풀어보면 '하늘세계와 그 아래세계에서 부처님이 가장 귀하며, 욕계 색계 무색계의 우주 속 모든 중생이 고통받고 있으니 내가 반드시 이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이 뜻을 보면 보살로서 세상에 오신 부처님의 뜻을 명확히 알 수 있다. 홀로 윤회를 벗어난 존재이기에 신들 보다도 훨씬 뛰어나며, 이 넓은 우주 속 모든 생명들이 나고 죽는 일을 반복하여 같은 고통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는데 이를 없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원력을 첫 말씀으로 하신 것이다. 역시 자비와 함께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세번째 농경제 속 싯다르타보살의 모습은 어땟을까?

대략 어린 보살의 나이 7살쯤 되었을 때 나라의 최대 축제중 하나인 농경제의 날이었다. 그날 보살은 생명이 죽고 죽이는 고통의 순간을 눈앞에서 보게 된다.

그 광경은 너무나 고통스러웠으며 자비의 마음이 일어났다. 슬픔에 대한 공감은 자비의 필수 덕목이다. 염부나무 아래 홀로 앉아 반가부좌하고 손을 턱에 괴고는 고통받는 생명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 고민은 성스러운 고민으로서 부처님이 되시기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마음은 한없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따뜻한 봄날같은 상태에서 오직 중생을 위한 자비의 해법에만 고심하는 이 장면은 후에 미륵보살의 반가사유상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보살의 자비스러운 자세 그 자세가 바로 반가사유의 모습인 것이다. 이렇듯 세번째 모습 역시 자비와 함께 오신 부처님임을 알 수 있다.

우리 곁에 자비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참으로 많지만,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며 세가지 추천해 본다.

첫째, 자비의 연등켜기. 자신의 이름이 아닌 내가 기도해 주고 싶은 사람을 위해 그 사람의 행복을 기원하며 연등을 켜는 것이다.

둘째, 자비의 보시하기 불교계 구호단체와 조계종 사회복지재단같은 불교계 복지기관에 기부하는 것이다.

셋째, 자비의 봉사하기 부처님 오신 날 사찰은 많은 봉사자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미리 스님과 종무소와 상담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추천받아 부처님 오신 날은 봉사의 날로 보내기를 추천한다.

이 세가지를 실천한다면 자비와 함께 오신 부처님을 닮아 자비로운 불자가 되고 부처님이 크게 칭찬하시며 시절 인연이 되었을 때 부처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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