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구정 안정·준비·성과 위해 달렸다면 후반기는 추진 사업에 속도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취임 9개월을 맞았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올해 7월1일로 민선 8기 출범 2주년을 맞았지만, 지난해 10.11 재보궐선거로 새로운 민선 8기를 연 진교훈호(號)는 더 큰 보폭으로 쉼 없는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 10일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진 구청장은 ‘발품을 많이 파는 구청장’이라는 평가에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분을 만나는 것이 앞으로 민선 8기 구청장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진교훈 구청장과의 간담회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Q.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지난 9개월간의 구정 운영 키워드를 꼽는다면 ‘안정’, ‘준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구청장 공백이 있었던 만큼 안정적인 행정을 해나가는 것이 구의 신뢰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인사와 의전과 같은 부분에서도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 균형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인수위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했기에 바람직한 민선 8기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한 준비도 필요했다. 그래서 10월 말경 행정 수요에 맞춘 조직 개편 준비를 지시했다. 또, 구청장으로서 선거 공약을 구체화하는 과정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이 세 가지 키워드는 제가 처음 출발할 때부터 머릿속에 담고 있었다.
Q.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간 이룬 성과는?
지난해 CJ 공장부지 개발 사업은 한때 건축협정 인가 취소로 혼란을 초래한 바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취임 후 첫 번째 결재로 가양동 CJ 공장부지 개발 허가를 냈다. 이 사업은 3개 블록으로 나눠 진행되며, 올해 착공될 예정이다.
작년에는 전세사기 피해 문제도 컸다. 강서구는 전세피해지원TF팀을 구성하고 지자체 최초로 「전세피해 및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11월에는 전국 최초의 ‘전세사기 피해 전수 실태조사’를 실시해 정부의 피해 지원 정책 문제를 공론화하고, 관련 법령 개정을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공항동에 위치한 인서울27골프장은 장기 방치된 13만 톤의 건설폐기물로 인해 준공 처리가 지연됐지만, 관련 기관 간 협의를 거쳐 합의안을 도출했다. 9월 초에는 폐기물 처리가 완료될 예정이다.
Q. 지역 내 정비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재개발·재건축은 제가 가장 중요하게 내세웠던 공약사항 중 하나다. 올해 3월에 강서구에 일어나는 모든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집무실에 재개발·재건축 상황판을 설치했다. 모든 정비사업을 매일 상황판을 통해 직접 점검하고 있다.
마곡지구를 중심으로 지난 10여 년간 급격히 발전한 신도심과 달리 화곡동, 등촌동, 방화동 등 구도심 지역은 고도제한과 맞물려 발전이 매우 늦어졌다.
앞서 구는 ‘2040 강서구 도시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해 도시 균형 발전의 마스터플랜을 마련했고, 이를 토대로 현재 ‘원도심 활성화 종합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종합계획에는 원도심의 낙후된 주거지에 대한 발전과 개선 방안, 지역 활성화를 위한 기반시설 설치 방안 등이 제시될 예정이다.
최근 모아타운 10개소 중 7개소는 승인 고시됐고, 화곡동 1130-7번지 일대는 모아주택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노후 주거·산업지역이 혼재돼 있는 염창동 등 준공업지역 일대의 개발과 발전 방향을 구상하기 위한 용역 추진도 계획하고 있다. 지역 여건과 특성에 맞는 최선의 정비사업 방식을 찾아 추진하려고 한다.
Q. 강북횡단선의 예타 탈락에 관한 구의 입장은?
강북횡단선은 서울의 서남권, 서북권, 동북권까지 이어지는 경전철 노선으로, 강서구뿐만 아니라 강남북 균형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다. 지난 6월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 심의에서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탈락했는데, 원도심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
강북횡단선은 경제성만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 서울 강남북 간의 지역 균형 발전뿐만 아니라 교통 취약지역에 대한 대책사업으로, 이번 기회에 서울 도심 환경에 맞는 예타 기준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북횡단선 재추진을 위해서는 예타 평가지표에 대한 개정뿐만 아니라 노선 조정을 통해 경제성 또한 끌어올려야 한다. 예타 평가지표 수정 요구, 대안 노선 마련 등을 통해 사업이 다시 추진될 수 있도록 서울시, 지역 정치인들과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
Q. 이번 조직 개편에서 ‘저출산대책팀’이 신설됐는데.
지난 7월1일 대대적인 행정조직 개편으로 기존 가족정책과를 ‘출산보육과’로 명칭 변경하고,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로 ‘저출산대책팀’을 신설했다.
출산율 감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사회적 환경,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등 경제적 사유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강서구 합계출산율은 0.55명으로, 전국 평균(0.72명)보다 낮고 서울시 평균(0.55명)과 같다.
강서구는 합계출산율을 지속적으로 높여 가고자 임신·출산 지원 및 양육 부담 경감, 안전한 돌봄체계 구축, 건강한 양육환경 인프라 마련 등 정부 매칭과 구 자체 사업을 포함해 4대 분야 83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강서구만의 특화된 저출산 대응 사업으로 다자녀 가정 의료비 지원, 미혼부·모 아동 양육비 지원, 강서형 한의약 난임치료 지원 사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소득에 상관없이 강서구에 거주하는 임신부에 대해 청소, 세탁, 설거지 등 기본 서비스와 병원 동행 등의 실질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서구 임신부 가사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Q.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앞으로 2년간 핵심 추진 사업으로 ‘도시 균형 발전’과 미래 먹거리인 ‘신(新)경제축 조성’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고도제한 완화가 필수다. 구는 지난 2월부터 ‘ICAO 국제기준 개정에 따른 김포공항 적용 방안 용역’을 진행해 6월 말 완료했고, 그간의 용역 결과를 공유하고 최적안을 도출하기 위한 세미나도 마쳤다. 연구용역 결과는 국토부에 제출해 구에서 마련한 안이 최우선적으로 반영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원도심과 신도심이 균형 잡힌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후 주거지역에 대한 정비사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아울러 김포공항을 시작으로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가양 CJ 공장부지 개발을 하나의 경제벨트, 신경제축으로 조성해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 관광객 유치로 이어지는 강서의 핵심 인프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강서 발전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신경제축은 우리가 기금을 들여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사업들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행정적으로 잘 지원하고, 그 가운데 자리 잡은 강서구청 통합신청사 건립도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