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개 지역거점 공공의료 적십자병원 활성화에 매진할 것" 다짐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취임 1년을 맞은 지난 8월 17일, 특별한 기념행사 없이 인천적십자병원 누구나진료센터를 방문하여 무료 진료를 실시했다.
‘누구나진료센터(Anyone Healthcare Center)’ 하는 이름은 누구나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지만, 이 곳을 찾는 환자는 100%가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한국으로 일하러 오는 ‘초짜’ 외국인들에게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몸이 불편할 때 찾아오는 고마운 장소가 됐으며, 인천지역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한국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주요 방문지’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날 김철수 회장은 센터를 도착과 동시에 흰 가운을 걸치고 간편한 의자에 앉아 환자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진료에 열중했다. 진료 시에는 한국말이 서툰 환자들을 위해서 늘 통역이 함께 한다.
김철수 회장은 취임 1년 소감에 대해 “1주년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도 없고, 나의 본업이 의사이니까 진료할 때가 가장 마음 편하다”면서 “늘 시간 날 때마다 진료하고, 의료봉사도 가고 있다. 지금도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이렇게 많다”고 말했다.
이날도 많은 외국인 환자들이 김철수 회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전 예약을 통해 진료를 기다리는 외국인들은 35명 안팎이었으며, 주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사람들이었으며, 방글라데시에서 온 부부도 있었다.
이들은 봉사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문진표를 작성하고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가 김철수 회장과 인천적십자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에게 진료를 받았다.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하고 있는 탓인지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조심조심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날 인천을 방문한 김철수 회장은 “최근 병원이 일신하여 이전보다 발걸음이 가볍다”면서 “공석이었던 인천적십자병원 병원장에 최근 아산병원 출신 이정교 박사를 초빙하였으며, 외과·정형외과·치과 등 전문의를 추가로 스카웃하며 활기가 돈다”고 전했다.
또한, “인천적십자병원은 ‘친절하고 따뜻한 병원’을 강조하며 환자를 맞이하고 있으며, 치매 진단과 치료에도 예전보다 더욱 매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 중소병원들이 많고, 지역거점 공공병원인 적십자병원은 더 한다”고 전했다.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들이 넘쳐나다 보니 일반환자를 진료하지 않아 엔데믹 이후 후유증이 컸으며, 일반환자 감소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환자 중 4년 전에 한국으로 온 고려인 출신 마안나씨(70세)는 “2년 동안 접질렸던 발목 때문에 계속 고생했는데 이젠 거의 나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딸·사위, 손자·손녀와 함께 한국에 정착해 인천 함박마을에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는 그녀는 “이 나이에 자원회수시설에서 일도 하고, 발목도 나아 이젠 잘 걸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춤까지 출 수 있다”면서 “가족 모두가 열심히 일해 지금은 행복하다”고 전했다.
진료실 입구에는 ‘누구나진료센터’가 지난 6월 100번째 진료를 했다는 기념 휘장이 걸려있었는데, 이는 지난 2022년 오픈 이후 주말마다 꾸준히 환자들을 만나 온 것이라는 뜻이다.
센터 운영과 관련하여 예산은 적십자사 고액기부자 모임, 기업, 은행, 공공기관 기부로 진료비용을 충당하고, 의약품은 삼진제약 등에서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한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 2023년도에는 대략 15억 8,000만 원 정도 모금했는데, 올해에는 벌써 41억 6,000만 원에 달했다”면서 “1년 만에 2배 이상 껑충 뛴 이유는 의사 출신이라서 그런지 김철수 회장 취임 이후 공공의료비용 기부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얼마 전에는 통영적십자병원에 누구나진료센터도 개소했는데, 인천과는 진료센터 성격이 달라 욕지도 등 통영 앞바다 섬을 순회하며 방문 진료를 실시하고 있는, 의료 소외지역 주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센터라고 한다.
김철수 회장은 취임 당시 지속가능한 공공 보건의료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는데, 이는 서울·인천·상주·거창·통영·영주·원주 경인권역재활병원 등 전국의 7개 적십자병원의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서 위상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의 중소종합병원들이 상당수 경영난으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 적십자병원들의 역할 강화는 김철수 회장에게는 매우 중요한 책무다. 김 회장은 거창·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