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목동 소재 이대목동병원이 지난 4일부터 매주 수요일 성인 야간 응급 진료를 중단한다.
병원은 이날 응급실 앞에 ‘주 1회 성인 진료 중단’ 안내문을 설치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서울 서남권과 경기 부천 등의 중증·응급환자를 치료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이대목동병원은 이달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30분까지 성인 응급환자를 받지 않는다. 단, 소아 응급환자는 수요일 밤 12시까지 진료받을 수 있다.
병원 측은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인력난과 응급처치 이후 환자를 치료하는 배후진료가 어려워 운영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에는 8명의 전문의만이 남아 근무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추석 연휴인 18일에는 정상 운영하고, 대신 19일에 야간 진료가 제한된다. 응급실이 정상 운영되는 연휴에는 응급의학과 뿐 아니라 타 과 전문의들까지 당직 근무를 지원키로 했다.
앞서 4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응급실 현황 일일 브리핑’을 통해 이대목동병원 등에 군의관 배치 계획을 발표했다.
박 차관은 “250명 중 15명은 의료인력이 시급히 필요한 집중관리 대상 의료기관 5곳에 오늘 배치된다”고 밝혔다. 배치 인원은 이대목동병원 3명, 강원대병원 5명, 세종충남대병원 2명, 충북대병원 2명, 아주대병원 3명이다.
박 차관은 “이대목동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은 일부 응급실 운영을 축소한 것이며, 충북대병원과 아주대병원은 지역의 전체적인 역량을 고려했을 때 시급히 인력 충원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추가 235명도 응급의료를 중심으로 필요한 의료기관에 9월9일까지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대목동병원에 투입됐던 군의관 3명은 병원과 면담 후 응급실 근무에 부적합한 걸로 판단돼 전원 다시 군부대로 복귀 조치 되는 등 의료 현장의 혼선은 여전한 실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에도 현장의 어려움이 있지만 응급실이 붕괴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전날 브리핑에서도 박 차관은 “전체 응급실의 총 의사 수가 감소한 것은 2월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것으로, 최근 상황 변화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비상진료체계가 가동된 이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의료기관은 이러한 인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군의관·공보의 파견, 진료지원 간호사, 촉탁의 채용 등을 통해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응급실이란 곳은 문만 열려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실제 응급환자가 왔을 때 치료가 가능한 곳이어야 유효한 것”이라며 “전국 응급실이 무너지고 있는데 정부는 현재의 위기를 부정하며 눈 가리기식 대책으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