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백성들까지 와서 구름 관중 앞에서 치른 이성계 축제 사냥 행차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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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백성들까지 와서 구름 관중 앞에서 치른 이성계 축제 사냥 행차 재현
  • 서성원 기자
  • 승인 2024.09.25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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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동FM 시선으로 듣보는 작가 서성원
- 2024 태조 이성계 축제에서 뭇 백성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다

◆관중에게 조선 시대 사냥 행차를 궁금하게 만들어

소월아트홀 앞마당에서 살곶이공원에 이르는 길, 2024년 9월 21일에 조선 시대로 되돌아갔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태조가 사냥 행차를 한 것이다. 
이성계의 사냥 행차 행렬은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위엄있고 화려했다. 왕을 지키는 호위무사, 왕비, 공주를 비롯하여 내관, 문무백관, 가마꾼, 상궁, 나인, 몰이꾼, 유생, 나장, 포졸, 기수가 걸음을 함께 했다. 이성계가 탄 말은 주인을 닮아 걸음까지 당당했다. 황금색, 붉은색 깃발들이 폭염이 물러간 성동 하늘에 펄럭였다. 취타대는 사냥 행차를 구경나온 백성들에게 쉼 없이 그리고 흥겨운 음악을 선사했다. 

사냥 행차를 보기 위해 성동구 백성과 한양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경기도 양평, 부천에서 왔다는 백성들도 있었다. 말 그대로 구름 인파였다. 행사를 앞두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폭우가 내렸다. 그날 오전까지만 해도 빗줄기 굵어서 사냥 행차가 될지 긴가민가했다. 하늘은 태조 이성계와 그의 백성들을 버리지 않았다. 소월아트홀 마당을 출발해서 살곶이목장까지 이르는 길, 사냥 행차를 따르는 백성들로 가득했다. 2024년 9월 21일 오후 5시 30분부터 6시 사이에 서울시 성동구에서 있었던 태조 이성계 축제의 한 모습이었다. 

◆이참에 사냥 행차에 대한 오해를 풀고 갑시다

이성계 축제가 다른 축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사냥 행차 재현이다. 
여기서 드는 생각 하나, 조선의 왕들은 사냥을 즐겼을까. 

태조 이성계만 해도 그렇다. 그는 장군 출신이다. 정권을 잡아 건국하고 왕이 된 이후에 한가롭게 사냥놀이를 즐겼을까.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조선 초기에 왕이 군사를 거느리고 나가 그 지역의 짐승을 사냥했지만 이것은 사냥놀이가 아니고 군사훈련이었다. 왕이 참관하는 사냥에 동원되는 군사가 2, 3만 명에 이른다는 기록이 있다. 사냥은 짐승을 잡기 위한 사냥놀이가 아니었다는 반증이다. 사냥 형식을 취했지만 군사훈련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사냥 행차를 검색하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동교(東郊)에 행차하여 사냥을 구경하였다.' 동교는 바로 지금 성동구 지역이다. 조선 시대에 우리 지역은 전관목장, 혹은 살곶이목장으로 불리는 국립목장이 있었고 왕들이 자주 나와서 열무를 하기도 했다.

성동구의 보물인 살곶이다리와 이성계 관련 역사 이야기가 서울시민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이분 말고 6번을 봉사했다는 분이 있다. 내가 아는 분인데 인터뷰를 사양했다. 김희순 님이다. 이성계 축제 바탕에는 이런 분들이 있다.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음악과 춤과 퍼포먼스 

이성계 축제는 네 바퀴로 굴러가는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바퀴는 사냥 행차의 재현이다. 두 번째는 공연이다. 그리고 나머지 둘은 축제에 참여한 시민과 사냥 행차 실연자로 참여해서 봉사한 시민이다. 이성계 축제는 이렇게 네 개의 바퀴로 굴러갔다. 두 번째로 알아봐야 할 내용은 공연이다. 어떠했는가. 

공연은 사냥 행차의 종착지인 살곶이 체육공원에서는 오후 6시부터 열렸다. 이성계와 이방원 그리고 살곶이 다리에 얽힌 역사를 궁중 전통음악과 스토리 영상으로 풀어냈다. 전통 궁중정악 및 향발무를 시작으로 축연무, 이봉근 한산밴드, 오정해가 출연해서 관중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현대와 전통 국악으로 구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통으만 구성하면 대중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곡과 신명 나는 국악을 섞었다. 영상은 화려했고 이야기가 있는 공연이었다. 

살곶이다리 위에 설치한 '청사초롱'과 살곶이 다리 근처의 '달 라이트 포토존'은 축제의 기분을 더해 주었다. 본격적인 축제에 앞서 9월 14일부터 살곶이 다리에서 전시가 있었는데 취재하지 못해 아쉬웠다.

◆쉬운 길로 가지 않는 이성계 축제

축제는 함께 즐기는 행사다. 참가자들이 재미있게 즐기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것이 무난하니까. 이성계 축제도 쉬운 길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밤하늘에 뻥뻥 불꽃놀이를 하면 시민들의 눈은 즐거울 것이다. 유명 가수를 무대에 세우면 구름 관중이 모일 것이다. 

축제는 어떤 컨텐츠, 프로그램으로 제공하느냐에 따라 유형이 달라진다. 문화예술축제, 전통문화축제, 지역특산물축제, 자연관광축제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이성계 축제는 전통문화축제로 방향을 잡고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몇 번째 열리는 축제인지 굳이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 처음 열리는 축제가 아닌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23년은 23년의 축제, 24년은 24년 만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중일까.

사람이 축제를 찾는 까닭은 뭔가 볼만한 것이 있고 즐길 수 있고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이성계 축제는 어느 쪽에 방점을 두었는지 참여한 시민, 구민들은 각자가 평가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취재에서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려 했다.

◆태조 이성계 축제 시간대별 일정
- 사냥행차 재현 17:30 ~18:00
- 전통 정악 및 향발무 18:00~18:20
- 전통 문화공연 18:30 ~20:00
- 먹거리 부스 16:00~20:00

<취재 여담>
이성계 축제 취재는 갑자기 이뤄졌다. 9월 21일 오전부터 오후 2시까지 소월아트홀 마당에서 '성동, 소월을 만나다' 행사가 있었다. 취재했다. 이 무렵 옆 마당에서는 이성계 축제 사냥 행차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성동문화재단 직원들도 분주했다. 그 중 어느 분이 내게 말했다. 그 때문이었다. 나는 구리에 다녀와야 했다. 오전에서 오후로 이어진 취재, 사냥 행차에 걷는 거리, 저녁 8시까지 이어지는 축제, …….    【작가 서성원 it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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