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통해 숨은 전달, 이름 묻자 손사래
강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요즘, 추위에 떨며 겨울을 나야 하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양천사랑복지재단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5000만 원을 기탁한 기부자가 나타났다는 따뜻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한 중년의 남성이 쇼핑백에 총 5000만 원의 현금을 들고 나타났다. 워낙 많은 액수라 재단 직원들도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기부자는 “아무것도 알려드릴 것이 없다”며 이름도, 연락처도 비밀에 부쳤다. 자신은 현금을 전달해줬을 뿐 돈을 마련한 사람은 따로 있다면서 그저 필요한 입금확인증만 받고 홀연히 사라져버렸다는 것.
양천사랑복지재단 박혜화 팀장은 “주차도 다른 곳에 하셔서 주차확인증도 발급 받지 않고 사라지셨다. 연락처를 알 길이 전혀 없다”며 “‘자신은 전달자일 뿐’이라고 말씀하셨지만 평소에 기부를 자주 해보신 분 같았다”고 말했다.
박 팀장에 따르면 기부자는 양천구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예전에 잠깐 부모님이 기거하셨던 적이 있다고 말했으며 ‘양천구에 있는 많은 홀몸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말을 전한 후 떠났다고 한다.
재단은 “날도 추우니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길 바란다”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부금을 ‘따뜻한 양천 월동프로젝트’에 쓸 예정이다. 추워도 난방비 걱정으로 난방을 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석 달간 10만 원씩 난방비 지원과, 난방기구 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분들을 위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안전한 난방기기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박혜화 팀장은 “이번에 큰돈을 받게 되어 많은 이웃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우 기쁘다”며 “아무것도 밝히지 않은 채 선행을 실천한 기부자 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외된 이웃을 향한 많은 분들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진다면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마음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웃들의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