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동대문구청장 1주년 주민소통 '현장톡톡(Talk Talk)' 동행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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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8기 동대문구청장 1주년 주민소통 '현장톡톡(Talk Talk)' 동행취재
  • 동대문신문
  • 승인 2023.06.2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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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예고 없이 마주치는 주민 만나 현장 소통
사소하지만 꼭 필요했던 민원들 '작은 수첩'에 꼼꼼히 적어

민선81주년을 맞아 지역 대표를 만나 성과를 나누는 자리이기보다는 평소 만나기 힘들었던 일반 구민들을 만나는 자리를 선택한 이필형 구청장. 이 구청장은 지난 15일부터 취임 1주년을 맞아 주요 민생현장 순찰 및 시설 점검을 통해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구정에 반영하기 위한 '주민소통 현장톡톡(Talk Talk)'을 시작했다. 하루 1~2개 동을 차가 아닌 오직 두 다리로 걸으며 차를 타고 다닐 때는 보지 못했을 지역 곳곳을 살폈다.

본지는 이러한 이필형 구청장 행보에 그가 과연 어떤 주민을 만나 어떤 민원을 듣고, 어떤 구정을 실현할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현장톡톡'을 동행해 보았다.

<편집자 주>

 

15일부터 보름간 진행되는 현장톡톡 일일 동행 취재일은 8일 차였던 22일이었다. 이미 5개 동을 다닌 이필형 구청장을 이날 처음 취재를 위해 만난 곳은 예정에도 없었던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였다.

보통 구 산하기관에 구청장이 방문한다고 하면 그 기관은 입구부터 분주하다. 특히 청소에 신경을 쓰고 기관 단체장부터 관련된 구청 부서장 및 직원들은 입구에서 구청장을 맞이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센터 입구에는 문화관광과장과 담당 직원도 보이지 않았고, 최완정 센터장만이 이 구청장을 맞았다. 작은 키에 다부진 몸을 가진 이필형 구청장은 관용차에서 내려 서슴없이 센터로 향했다. 넥타이도 없이 보라색 조끼에 운동화를 장착한 그는 멀리서 보면 구청장이라기보다 동네 마실 나온 영락없는 동네 아저씨였다. 마치 센터를 마실 나온 것처럼 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본인이 구청장임을 직접 소개하고 악수를 청했다.

이날 센터에서는 관내 학생들의 영화미디어교육이 진행 중이었다. 학생들은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 각 프로그램실에서 K-POP 댄스도 배우고, 특수분장, 상황극 등 다양한 활동 중이었다. 이곳에서 이 구청장은 유권자도 아닌 학생들과 어울려 춤도 추고, 임금 옷 입고 조선시대 상황극도 함께 하며 마치 학생들 친구 노릇을 했다.

첫 모습부터 당황했다. 권위주의의 상징인 정치인이 망가지는 순간이었다. 저렇게 망가져도 되나 하는 생각으로 구청장을 관찰했다. 이 구청장은 어린 소년이라도 된 듯 웃음끼 가득한 얼굴이었다. 그제서야 느꼈다. 운영이 잘 되고 있지 않았던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에서 직접 어린 학생이 되어 그 문제점을 찾으려는 노력이었다. 직접 학생의 입장으로 무엇이 문제이며,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키려 하는지 노력이었다.

전농1동 자치회관 스포츠댄스 프로그램을 찾아 수강생들과 직접 수업을 즐기며 기념촬영하고 있는 이필형 구청장.
전농1동 자치회관 스포츠댄스 프로그램을 찾아 수강생들과 직접 수업을 즐기며 기념촬영하고 있는 이필형 구청장.

센터를 나와 향했던 곳은 미리 이날 첫 예정된 방문지였던 전농2동 주민센터였다. 주민센터에서는 자치회관 프로그램인 스포츠댄스와 요가교실이 운영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이 구청장은 자연스럽게 마치 프로그램 수강생이 된 듯 기존 수업을 받고 있는 수강생들과 어울려 수업을 한동안 받았다. 이어 쉬는 시간에 인사를 나눈 후 여러 가지 민원을 청취했다. 민원 내용은 대기자가 많아 프로그램을 늘려달라는 내용과 환경개선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이곳을 방문하지 않아도 주민센터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민원이라 이미 알고 있는 민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갖고 다니는 작은 수첩에 메모를 했다. 특히 비서를 통해 민원인의 연락처까지 받으며,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수강생들이 끊임없이 요청했지만 진행되지 않았던 일을 "해결방안을 찾아 노력하겠다"는 동대문구 수장의 말에 희망이라도 가진 듯 이필형 구청장에게 박수를 보냈다.

주민센터를 나와 다시 걸어 찾은 곳은 꿈틀어린이도서관(이하 꿈틀)이다. 꿈틀은 지역아동센터도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관내 최초 어린이도서관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위에 많은 도서관도 생기고, 우리동네키움센터들도 설립돼 예전의 명성을 잇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꿈틀은 전동초등학교 근처에 위치해 방과후 아이들에게는 부모와의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하고, 부모들은 아이들을 기다리며 부모들간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이필형 구청장은 꿈틀에 필요한 것들에 대해 물었다. 또한 구가 구립 도서관 등에서 하고 있지 않는 사업에 대해 꿈틀이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했다.

꿈틀을 나와 SK아파트 상가를 찾은 이필형 구청장은 상가 점포를 모두 찾아다니며 상인들과 인사했다. 상인들은 예고도 없이 찾아온 구청장이라고 하며 찾아온 한 낯선 남성에게 경계하는 이들도 있었고, 구청장 얼굴을 알아보고 오랫동안 악수한 손을 놓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이 구청장은 본인을 알아본 상인이나 못 알아본 상인이나 모두 반갑게 인사하며 다양한 민원을 청취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답십리2동 주민센터에서 구청장을 맞이했다. 잠시 동장실에서 주민자치회 임원을 만나 전날(21) 구의회 본회의 소식을 전했다. 이 구청장은 이번 구의회 정례회에서 본인의 하반기 사업들이 추경을 통해 많은 부분이 삭감된 것에 대해 토로했다.

간단한 환담을 나눈 후 주민센터 자치회관 스포츠댄스 수업을 찾았다. 이미 모든 동작을 익힌 수강생 사이로 보라색 조끼를 입은 키 작은 낯선 남성은 그들의 동작을 따라하느라 진땀을 뺐다. 한참 진땀을 뺀 구청장은 수강생들 사이에 인기인이 됐다. 그저 수업 진행만 보고 자리를 벗어날 줄 알았던 수강생들은 진심으로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 구청장을 보고 진심으로 그를 환영했다. 사진만 찍고 가려는 일반적인 정치인과는 확실한 차별적 느낌을 주었다.

주민센터를 나와 구청장은 답십리2동 골목을 누볐다. 골목을 걷다 문을 연 상점이 있으면 들어가 인사했고,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말을 걸어 사소한 불편한 점이 없는가도 살폈다.

답십리산 공원에 올라 비 내리면 비 막을 가림막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꼼꼼히 작은 수첩에 기록하고 있는 모습.
답십리산 공원에 올라 비 내리면 비 막을 가림막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꼼꼼히 작은 수첩에 기록하고 있는 모습.
답십리시장 상인을 만나 현장 민원을 청취한 후 상인의 응원을 받고 나오는 모습.
답십리시장 상인을 만나 현장 민원을 청취한 후 상인의 응원을 받고 나오는 모습.

이필형 구청장은 골목길만 다닌 것은 아니다.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 앞에서부터는 답십리산을 올랐다. 잘 알려진대로 이필형 구청장은 등산으로 책을 4권이나 썼을만큼 등산애호가이다. 참모들도 힘들어 할 만큼 빠른 걸음으로 산을 올랐다. 산을 오르며 산책을 나온 주민들과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 주민은 산에 비를 피할 곳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천막이라도 치려면 산을 훼손해야 하는 불가능한 민원이었다. 이런 민원에도 이 구청장은 "관련 부서장과 상의해 보겠다"며 희망을 잃게 하지 않았다.

답십리산을 내려와 답십리시장에 도착했다. 답십리시장은 90여 개 점포로 구성된 전통시장으로 예전에 비해 고객들 발길이 많이 줄었다. 그런 시장을 구청장은 점포를 상인들에게 인사하며 민원을 청취했다.

이필형 구청장과 동행 취재에서 본 기자는 이 구청장 본연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몇 걸음 뒤에서 관찰만 했다. 가끔 인적이 드문 곳에서 구청장은 자신감 있게 본 기자에게 "나 이제 잘하지?"하고 말했다. 본 기자는 이필형 구청장 후보시절부터 취재를 했다. 처음 이필형 후보자를 만났을 때는 수줍은 소녀같이 눈을 잘 보지도 못했다. 한참 후 "이제 정치인 다 되셨네요!"라고 말하자 이 구청장은 "처음에는 주민들 만나면 먼저 악수도 못하고 말도 못 걸었어"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동대문구청장 이필형은 누가 봐도 동대문구청장에 최적화된 구청장으로 변했다. 특히 이번 '현장톡톡(Talk Talk)' 동행을 통해 다시 알게 된 이필형 구청장은 그동안 권위주의의 상징이었던 구태의연한 정치인이 아닌 실제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던 주민들을 그들 눈높이에서 만나 새로운 민원을 들으려는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란 것을 느꼈다.

이제 갓 1년이 안된 이필형 구청장이 이번 1주년을 맞아 기념식이 아닌 일반 주민들을 만나려는 의도를 조금은 알게 됐다. 그는 처음 동대문구청장이 되겠다는 초심을 다시 잡으려 한 것이다. 항상 참모들에게 듣는 대형 민원이 아닌 실생활에서 약자들이 간지러워하는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기 바쁜 업무 속에서도 직접 지역을 돌보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불어 이런 행보를 통해 진짜 정치인이 된 이필형을 응원하며 동대문구가 역대 가장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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