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통폐합 추진 중이나 확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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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통폐합 추진 중이나 확정은 아니다?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 승인 2018.11.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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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2중학교 건축설명회, 송정중 학부모들 ‘분통’

(가칭)마곡2중학교 건축설명회에서 신설에 따른 조건부 통폐합 대상이 된 학교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통폐합 문제가 해결점을 찾기도 전에 마곡2중 신설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통폐합에 대한 교육청의 애매모호한 답변은 학부모들의 불안을 키우는 꼴이 됐다.

지난 6일 공항동 주민센터 강당에서 열린 ‘(가칭)마곡2중학교 건축설명회’에서 일부 학부모들은 본격적인 설명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탄식과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이 현장에서 설명회 안내문으로 배부한 추진경과에 ‘2016년 5월17일 (가칭)마곡2중학교 설립 추진 계획(변경안) 수립-공진중 신설 대체 이전 및 송정중, 염강초 통폐합’과 ‘그해 6월23일 송정중 학부모단체 대표 간담회 개최’가 명기돼 있었기 때문.

통폐합 대상이 된 학교 학부모들 중 몇몇은 안내문을 확인하곤 “이런 간담회를 언제 한 적이 있었냐. 의견 수렴 없이 폐교를 진행하고 있다”, “더 들을 것이 없다. 이미 (통폐합을)결정해 놓고 설명회를 하면 뭐 하냐”며 자리를 떴다. 이날은 마곡2중 신설에 대한 건축설명회였으나 3개교 통폐합(송정중, 공진중, 염강초)을 조건으로 한 학교 신설인 탓에 학부모들의 불안과 불만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송정중학교 학부모 A씨는 “저는 마곡2중이 비록 협소한 공간이고 학생 수가 밀집돼 있긴 하지만 반드시 신설되기를 원한다. 설계에서처럼 아이들이 다양한 시설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건축되기를 바란다”며 질의의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2015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서울시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강서구 학교 통폐합에 관한 국정감사 내용을 언급, ‘학교 통폐합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각 지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총량제는 단순한 비용 논리로 아이들의 실질적 교육환경을 간과하는 정책이라 볼 수 있다’는 등의 문제점 및 시정사항이 있었다고 나열했다.

A씨는 “지난 1일에 다른 학부모가 교육청에 전화해 물으니 담당자가 ‘2020년 3월 송정중학교에 학생배치 계획이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폐교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적정 규모의 학교를 짓기 위해서는 순서가 있는데, 오늘 이 설명회가 신설 학교 설명회를 빙자한 송정중 폐교 수순의 설명회인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서양천교육청 오대균 학생배치팀장은 “오늘 설명회는 (가칭)마곡2중 건축설명회로, 2014년부터 이러이러한 과정을 거쳐 학교 설립이 진행돼 왔다는 것을 있는 사실 그대로 추진경과로 알리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에게서 통폐합 여부에 관한 질의가 이어지자, “교육청에 통폐합 계획이 있고 추진은 하고 있지만, 학교의 통폐합은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진행되는 것이고 결정은 학교 구성원의 동의 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교육청 관계자의 이 같은 발언에 장내는 순식간에 어수선해졌다. 학부모들은 “이 자리가 마곡2중 건축설명회일 뿐이라면 다른 학교 통폐합 얘기는 없었어야 한다”, “2020년부터 학생 배치 계획이 없다면 결국 폐교 확정을 지어 놓고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학부모나 학교 구성원의 동의가 없으면 폐교가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냐”는 질의가 쏟아졌다.

오대균 팀장은 “송정중은 마곡지구 학생들의 진학으로 현재 학생 수가 467명이지만, 마곡2중이 신설돼 학생들이 그쪽으로 가면 공항동 학생들은 150명이 안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통폐합의 당위성을 에둘러 설명했다. 또 송정중이 폐교될 경우 그 자리에는 “(교육청(안)으로)마곡지구 내 부족한 공립유치원의 확충을 위한 24실 정도의 단설유치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마곡2중을 900명 정원으로 하는 대신 교육 효율성 및 학생 안전을 위해 450명씩 분산 배치할 수는 없는 것인지”, “아이들 수가 부족해 학교를 통폐합 한다더니 그 자리에 마곡에 부족한 유치원을 설립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지”, “송정초, 공진초, 송정중학교의 학부모를 마곡2중 건설위원회에 포함시켜 달라”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통폐합 대상 학교 학부모들이 폐교를 원치 않는 상황에서 조건부 신설로 추진 중인 마곡2중학교의 착공은 다음 달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교육청은 이달 중에 공진중학교, 내년 1월께야 송정중학교에서 통폐합 관련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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