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연의 건강으로 회복을 추구하는 자연치유 중심의 한의원 본연한의원 대표원장 김송주입니다. 이전 글에서는 한의학에서 보는 이명과 난청의 원인으로 기허 이명, 심화성 이명, 위허성·담화성 이명, 신허성 이명 등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이명/난청의 또다른 원인인 혈허성·어혈성 이명/난청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한의원에 이명, 난청, 어지러움증 등으로 방문하는 환자 중에는 맥을 보거나 문진을 하기 전에 이미 얼굴이 누렇거나 혈색이 좋지 않으신 분이 많습니다. 이는 한방적으로 혈허의 대표적인 증상인데요, 보통 남성들보다는 여성이 많습니다.
한방적으로 남성은 기(氣)로 살아간다고 표현하고, 여성은 혈(血)로 살아간다고 표현합니다. 여성이 남성 대비 생리, 임신, 출산 등 혈을 소모하는 일이 많기 때문인데요. 특히 여성 중에서 생김새가 우락부락하거나, 얼굴형이 너무 동그랗거나, 각이 진 얼굴(세모, 네모)은 혈허성 체질이 드물고, 대신 얼굴이 곱상하게 생긴 달걀 모양의 여성은 대표적으로 혈허 체질이 많습니다.
얼굴에 각이 없는 부드러운 얼굴형을 한방에서는 ‘혈과(血科)’라고 표현합니다. 이러한 혈과의 사람들은 실제로 맥을 검사해 보면 심장, 간장, 신장 등 혈액을 많이 쓰는 혈관 덩어리인 장부들이 장기들이 혈과(血科)가 아닌 사람들 대비해서 맥이 약하거나 지저분한 양상을 띠게 됩니다. 특히 체열진단기에서 심장 등이 상대적으로 다른 장부 대비 체열이나 기능이 떨어지면서 어둡게 나오기도 합니다.
물론 체질적으로 혈허인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일부 장기 절제나 적출 후에 이명이 생기기도 하고 오랜 스트레스,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서 마음을 졸이면 한방에서 혈이 마른다고 표현을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혈허성 이명이 생기기도 합니다.
혈 문제로 인한 이명은 혈의 부족 외에도 충격이나 사고로 인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갑자기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거나, 머리를 쇠나 돌에 박은 뒤, 혹은 교통사고가 난 뒤 이명이 생겼다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이비인후과가서 검사도 받고 대학병원가서 CT촬영을 했으나 기질적인 문제는 크게 발견되지 않았고, 청각검사도 이상이 크게 없거나 경도 난청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느끼는 이명도는 매우 큰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한방에서는 어혈(瘀血)성 이명이라고 보고, 충격으로 인해 발생한 어혈을 풀어주는 쪽으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혈은 서양의학에서는 뼈가 부러지고, 인대가 다치는 것 같은 해부학적인 기질적 병변이 있어야 증명할 수 있으므로 이전에 교통사고 시에도 어혈성 통증이나, 교통사고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어혈에 대한 치료가 인정되면서 어혈성 통증, 어혈성 질환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어혈은 마치 어디 부딪히면 멍이 생기는 것인데요, 멍은 모세혈관이 파열되어 병리적으로 혈액이 뭉치고 탁해진 상태입니다. 즉, 어혈은 국소적으로 혈액순환이 안되는 모든 상태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어혈성 이명은 타박상, 순환부전, 극심한 스트레스, 충격 등으로 인해서 귀 주변으로 혈류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증상이 생기면 박동이 느껴지면서 이명이 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렇듯 이명의 원인은 한방적으로 다양하고, 기질적인 문제 외에도 기능적인 문제, 한방적으로 체질적인 문제가 결합되어 오는 경우도 흔하므로 각종 검사에도 나오지 않은 경우도 흔합니다.
만약 서양의학적으로 검사를 해도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로 이명, 난청의 증상을 가지고 계신다면 한방적인 진단과 치료를 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