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故 이건희 회장의 진심 장애인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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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故 이건희 회장의 진심 장애인 사랑 !
  • 김정민 기자
  • 승인 2023.10.0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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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자치신문 칼럼니스트, 장애인신문사 논설위원, 서울시 강남자원회수시설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 이병호
서울자치신문 칼럼니스트, 장애인신문 논설위원, 서울시 강남자원회수시설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 이병호 
서울자치신문 칼럼니스트, 장애인신문 논설위원, 서울시 강남자원회수시설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 이병호 

“삼성이 개를 길러 장애인들의 복지를 개선하거나 국민들의 마음을 바꿔보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이러한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국민 전체의 의식이 한 수준 높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3년 6월 삼성이 ‘신경영’을 선언하고 9월 ‘안내견학교’를 설립하며 발언한 내용이다. 지난 2023년 9월 19일 경기도 용인에서 삼성의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을 비롯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시각장애인 파트너인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정의당 배진교 의원,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등도 함께 했다.

행사에 참석한 윌리엄 손튼 세계안내견협회(IGDF) 회장은 이건희회장이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로 부터 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고 소개하며 삼성의 30년에 걸친 노력을 평가하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한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안내견은 한 나라의 장애인 복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결정체"라며 "삼성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무상지원 사업은 안내견에 대한 인식이 전무했던 30년 전 국내 사회복지 현실을 뒤바꾸는 위대한 첫발을 내딛은 것으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모범 중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먼 훗날'을 내다보고 안내견 사업을 시작한 故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신념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 등 성과를 되돌아보는 영상이 상영됐다. 이건희 회장은 “안내견 사업의 목표는 직접 사용자인 시각장애인의 복지 수준을 끌어올려 독립된 삶의 의지와 자유를 가져다주는 것”이라며 “아직은 현실도 모르는 이상주의자라거나 바보라는 비난과 왜곡된 시선으로 볼 수 있지만 잔잔한 연못에 작은 돌멩이 하나를 던지는 심정으로, 안내견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안내견 분양 사업이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측면에서 모범적인 모델이 되는 것이며 인식과 관습을 바꾸고 개척하는 문화적 업그레이드가 바로 사회복지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안내견학교 30주년 행사 사진
안내견학교 30주년 행사 사진

고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안내견학교 설립에 대해 “삼성이 처음으로 안내견을 사육한다고 알려졌을 때 많은 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면서 사람도 못 먹고 사는 힘든 판에 개가 다 뭐냐는 비난이 있었다며 “안내견 사업은 우리 사회의 복지 마인드를 한 수준 높이는 데 기여하리라는 점이 분명하다”면서 “비록 시작은 작고 보잘것없지만 이런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나감으로써 우리 사회의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면서 “진정한 복지 사회가 되려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은 일원으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개에 대한 관심은 '88 서울올림픽' 무렵이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나라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보신탕' 문제로 연일 시끄러웠다. 올림픽 이후에도 유럽 언론들은 한국을 '개를 잡아먹는 야만국'으로 소개하는 등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돼 갔다. 영국 동물보호협회는 대규모 항의시위를 계획하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은 국가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한국 상품 불매운동으로 연결되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회장은 고민 끝에 세계 동물보호협회 회원들을 서울로 초청해 진돗개 등을 집에서 기르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애완견 연구센터 등에 데리고 가 한국 '애견 문화'의 수준을 보여 주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영국 동물보호협회 등 세계 동물 단체에서의 시위는 취소됐고, 그 이후로는 더 이상 항의나 비난은 없었다.

지난 30년 동안 삼성과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국회, 지자체 등 각계각층의 사람과 기관들이 안내견 사업에 동참해 바람직한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 온 셈이다. 안내견 자원봉사는 생후 약 2개월 된 강아지를 일반 가정에서 1년간 기르며 사회화 훈련까지 하는 퍼피워킹을 비롯해 안내견은 생후 훈련기간 약 2년과 활동기간 7~8년, 은퇴 뒤 노후 돌봄 등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안내견학교 견사 관리를 돕는 자원봉사 ▲은퇴 안내견의 노후를 돌보는 은퇴견 입양 봉사 ▲번식견을 기르며 우수한 안내견의 지속 탄생에 기여하는 번식견 입양 봉사 등이 있다. 현재까지 퍼피워킹과 은퇴‧번식견 봉사 가정은 누적 2000여가구이며, 견사 자원봉사자 역시 누계로 300여명에 이른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에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를 방문해 “당선되면 봉사를 마친 안내견을 분양받아 보살피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고 당선후 대통령 부부는 지난해 12월 24(토) 오후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안내견 학교에서 은퇴 안내견(견명: 새롬이)을 분양받았다.

국회에서는 안내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에 탑승하거나 공공장소에 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처벌받도록 법률도 개정됐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시각장애인과 동반 입출국하는 안내견에 대해 광견병 항체 검사의 예외 규정을 적용해 검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했다. 경기도, 대전광역시, 충청남도, 서울특별시(동작구, 양천구, 성동구), 대구광역시(달성군), 인천광역시, 부천시 등도 장애인 보조견의 훈련‧보급과 보조견의 각종 시설 출입 편의를 지원하는 규정을 신설하며 장애인 복지 증진에 동참했다.

기업이 안내견학교를 운영한 사례가 없어 세계안내견협회(IGDF)에서도 1999년 협회 정관을 고쳐야 했다.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기업 운영 유일 안내견 학교다. 윌리엄 손턴 세계안내견협회 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의 혜안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은 안내견 문화를 고취시키고, 세계적인 안내견 운동을 기업이 주도한다는 개념을 가능하게 했다 면서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은 단순한 이윤 추구가 아닌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난 30년간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훈련시켜 왔다”며 마음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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