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4살 아이가 열차와 승강장 사이 틈에 온몸이 빠진 사건이 발생했으나 승객들의 빠른 도움으로 구조된 가운데, 여전히 승강장과 열차 사이에 승객의 발이 빠지는 ‘발빠짐’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양천갑)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지하철 승강장 발빠짐 사고는 총 320건이 발생해 닷새에 한 번 꼴로 사고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단, 승강장과 열차 사이 발빠짐 사고로 치료비를 지급받은 이용자만 포함된 수치여서 치료비를 받지 않은 단순 실족까지 더하면 발빠짐 사고는 훨씬 많이 발생한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집계된 320건에 대한 보험금으로 총 1억6417만 원이 지급돼 1인당 평균 51만 원 정도를 치료비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발빠짐 사고는 연도별로 보면 2019년 99건, 2020년 51건, 2021년 55건, 2022년 82건이었고,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33건이나 발생했다. 노선별로는 2호선이 77건으로 24.1%를 차지했고, 이어 4호선 67건(20.9%), 3호선 56건(17.5%), 7호선 42건(13.1%) 순이었다.
서울 지하철 1~9호선 역사 중 승강장과 열차 사이 간격이 10㎝를 초과해 주의가 필요한 역사는 전체 역사 313개역 중 48.6%인 152개역이 해당됐고, 승차 위치로는 3,402곳에 달했다. 승강장과 열차 사이 간격이 10㎝를 초과하는 역사는 2호선이 35개역(승차 위치 707곳)으로 가장 많았고, 3호선 34개역(892곳), 4호선 20개역(546곳), 5호선 20개역(416곳) 등이었다.
도시철도건설 규칙(국토교통부령 제910호) 제30조의2 제3항에 따르면, 차량과 승강장 연단의 간격이 10㎝가 넘는 부분에는 안전 발판 등 승객의 실족 사고를 방지하는 설비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하철 승강장은 곡선으로 설계돼 휘어진 정도에 따라 승강장과 열차의 간격이 넓어지는 역들이 많은데,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간격이 최고 18㎝이고, 곡선주로 형태 때문에 승강장과 열차 사이가 최고 25㎝ 떨어진 역도 있다.
서울시는 발빠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자동안전발판 7개역(41곳), 고무발판 149개역(3,942곳), 이동식 안전발판을 204개역(220곳)에 설치했다. 1~9호선 전체 313개역 5만2390곳에는 주의 안내문을 부착했다.
황희 의원은 “세계 최대 규모 여행정보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가 ‘관광객이 꼭 해야 할 한 가지’에 한국은 ‘서울 지하철 타기’를 꼽을 만큼, 서울 지하철은 실시간 교통정보 시스템, 와이파이, 통합 환승체계, 냉·난방 시스템, 엘리베이터 보급률 등 세계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다”면서 “안전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안전시설을 더욱 확충하고, 규정을 보완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