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장의 요통탈출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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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의 요통탈출기(2)
  • 관악신문
  • 승인 2024.02.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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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한의학 박사
김성준 한의학 박사

과거에는 한의사들이 모든 병을 치료해야 했습니다. 외과적 시술까지 모든 한의사들이 했던 기록들이 의서 곳곳에 남아 있는데 오래전 한의학이라는 의학이 성립이 되지 않고 경혈의 이해가 부족했을 당시에도 다치고 붓고 감염되어 상처가 곪으면 이를 해소시켜 줄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였는데 돌을 날카롭게 자른 폄석이나 뽀족하게 연마한 골침으로 찌르고 자르는 시술을 하여 해결하였습니다.

성경에도 출애굽기 425절에 모세의 부인 십보라가 돌칼을 가져다가 그의 아들에게 할례(지금의 포경수술)를 행한 것을 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폄석과 같은 날카로운 수술도구가 사용되었던 흔적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한의고서인 황제내경의 소문과 영추 관침(官鍼)아홉가지 종류의 침이 있고 각기 마땅한 바가 있으며 길이와 크기에 따라 사용되는 바가 다르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는 침의 역사를 말하고 있는데 침이 용도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게 분류가 되어서 지금의 찌르는 침부터 수술하는 침까지 다양하게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의학사를 보면 마의(馬醫)’라는 드라마로 알려진 조선 숙종 때 활약했던 어의 백광현은 독학으로 침술을 배워 말을 치료하던 마의(馬醫)였는데 침술이 뛰어나 사람들도 치료하면서 실력이 알려지기 시작해서 내의원 시험을 치르지 않고 특채로 내의원이 되었습니다.

그의 특기는 종기를 날카로운 침으로 절개하여 치료하는 것인데 당시 위생 상태가 좋지 않고 사람들은 잘 씻지 않으며 항생제 등 약이 없으므로 종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백광현의 치료법으로 빠른 회복을 본 사람들은 그를 신의(神醫)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실록에도 백광현은 종기를 잘 치료하여 많은 뛰어난 효험이 있으니 세상의 신의(神醫)라 일컬었다.”라고 기록되었습니다. 어의 백광현이 상용하던 침이 도침과 유사한 것으로 절개를 하기 용이한 침이였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늘날 한의원에서도 삼릉침이나 도침으로 화농성 질환이나 활액낭염, 유착된 조직에 널리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삼릉침(三稜鍼)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침끝이 삼각추 모양으로 뽀족하고 날카로워서 고름을 째거나 짜내거나 할 때 사용합니다.

저는 아버님이 한의사셔서 어려서부터 어린아이가 밥을 안먹거나 소아성장이 더딘 경우 소아의 손 2지와 3지 내측에 끝이 삼각형모양의 참침이나 피침으로 피지를 꺼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를 복학딴다.’라고 하였으며 어르신들은 자라가 있다.’라고 하였는데 자라라는 말은 자락에서 기원한 단어로 즉 찔러서 빼준다는 것이 민간에서 자라로 불렸다고 합니다.

 

오늘날의 도침으로 형태로 모양을 갖춘 것은 중국의 중의사 주한장에 의해서입니다. 그는 1969년에 맨발의 의사로 의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중국도 의료인이 부족하여 의학의 기초교육을 한 사람들을 시골로 보내 의업을 하게 하였는데 이를 맨발의 의사라고 하였습니다. 1976년 어느 목수가 일을 하다가 도끼에 손바닥을 다쳐서 손이 부어 올라서 병원에 가서 치료후 붓기는 가라앉았지만 손바닥과 손가락을 접었다 펴기가 어려웠습니다. 검사결과 손바닥 내부에 신경과 인대와 조직들이 유착과 흉터가 생겨서 수술이 필요했지만 수술이후 전처럼 손을 사용하기 어려웠기에 그는 수술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주한장에게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주한장은 처음에는 굵은 주사바늘로 손바닥의 충양근과 수지굴근의 박리를 하여 손바닥을 움직이게 하여 자신감을 얻은 후 그는 굵은 침의 끝을 칼날모양으로 만들어 유착된 곳을 분리하도록 고안해 냈는데 이것이 오늘의 도침모양이 되었습니다.

도침은 잘 사용해야 하기에 침술과 해부학적 지식이 있는 한의사들만 다룰 수 있습니다. 우리의 근육이 부드럽고 탄력이 좋으면 별 문제가 없지만 통증을 느끼는 경우 염증이 생기고 이것이 쌓이면 만성화되어 콜라겐이 쌓이고 딱딱해지게 되며 주변의 조직들을 압박하는데 특히 신경을 압박하면 고통스럽기 까지 합니다.

허리에서 다리까지 당기고 통증이 느껴지는 좌골신경통의 경우 엑스레이 촬영을 해서 이상은 없으나 허리에서 신경이 나오는 통로인 추간공이나 엉덩이에서 근육이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 굳어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는 섬유화라는 비가역적인 변화를 보이므로 치료가 빠를수록 좋습니다.

보통 시술은 2-3일에 한번씩하며 유착이 오래된 경우에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지만 침술을 할 때마다 차도를 보게 됩니다.

현대인처럼 앉아서 생활을 하고 움직임이 덜한 경우 근육의 굳어지면서 신경이 눌리는 증상이 종종 있으므로 파스를 붙여도 핫팩을 해도 해결이 안되면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서 한의사와 상담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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