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고향갑니다' 서울시, 쪽방주민 334명 귀향길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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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은 고향갑니다' 서울시, 쪽방주민 334명 귀향길 지원
  • 서울로컬뉴스
  • 승인 2017.10.0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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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협력 속 귀성차량‧여비‧선물 지원… 작년보다 2배 이상 확대

10.2.(월) 오전 서울광장서 단체출발, 박원순 시장‧시 직원 현장서 배웅 인사
서울서 추석 맞는 주민 위해 9.29.~10.4. 5개 쪽방촌별 합동차례, 식사 등 행사도

# 서울시 동대문 쪽방촌에서 살고 있는 권OO(남, 80세) 할아버지의 마음은 이미 고향 전라남도 신안군에 가 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자주 가지 못하는 고향에는 95세의 형수만 고향집을 지키고 있다. 조카(형수의 자녀)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워 잘 방문하지 못하는 탓에 지난해 오랜만에 온 시동생이 너무 반가워 신발을 감추고 내주지 않던 형수였다. 8일을 머무르며 텃밭 농사와 가사를 도와주고 내년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다. 위암(3기) 수술 후 재발 징후가 보여 다시 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던 할아버지.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작년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서울시가 추석 명절을 맞아 쪽방촌 주민 334명의 고향방문을 지원한다. 시는 다양한 사정으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여건 등으로 인해 한동안 고향을 찾지 못했던 이들이 명절을 고향에서 보낼 수 있도록 '16년 '고향방문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는 지원대상을 작년 144명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 전체 쪽방촌 주민(3,240명)의 10.3%로, 쪽방촌 주민 10명 중 1명이 시 지원을 받아 올 추석 귀성길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대상자 334명은 귀성차편과 함께 숙박비, 식비, 귀경 차비 등으로 사용할 여비(10만 원)와 친지 방문용 선물을 지원받는다. 시는 앞서 지난 7~8월 쪽방상담소를 통해 고향방문 희망자 신청을 받은 후 사회복지사 면담을 거쳐 신청자들의 의지를 확인했다.

334명은 10월2일(월) 오전 9시30분 서울광장 서편에 모인 뒤 지역별(호남‧영남‧충청‧강원)로 버스(총 9대)를 나눠 타고 귀향길에 오른다.

이날 서울광장 현장에는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현대엔지니어링㈜ 직원들이 나와 배웅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출발 전 각 차량별로 탑승해 오랜만에 고향으로 떠나는 쪽방주민들을 환송하고 한가위 명절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각 차량에는 서울시 직원 또는 쪽방상담소 직원 1명이 함께 탑승해 안전과 건강을 체크한다. 또한 경유지 별 하차 지점인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안내하는 등 마지막 한 사람의 귀성까지 꼼꼼하게 챙긴다는 계획이다.

한편, 시는 추석 명절에 서울에 남아 있는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명절맞이 행사도 준비했다. 9월29일(금)부터 추석당일인 10월4일(수)까지 동대문‧남대문‧서울역‧영등포‧돈의동 등 5개 쪽방촌 지역별로 합동 차례, 식사 등의 일정이 진행된다.

현재 서울시에는 종로구 돈의동, 창신동, 중구 남대문로5가, 용산구 동자동, 영등포구 영등포동 등 5개 대규모 쪽방촌 지역에 3,24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시는 각 지역별로 쪽방상담소를 운영하는 등 주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윤순용 서울시 복지본부 자활지원과장은 “이번 고향방문 지원은 인간의 본성인 ‘수구초심(首丘初心)’을 보듬는 데서 비롯된 사업으로 민간기업과 협력을 통해 고향에 가고자하는 시민들의 소박한 바람을 실현시키는 행사”라며 “앞으로 노숙인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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