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④ 인생의 황혼기, 어떻게 살까?
상태바
노년④ 인생의 황혼기, 어떻게 살까?
  • 강서양천신문사 장윤영 기자
  • 승인 2017.03.10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후가 되자 겨울의 끝자락을 알리는 따뜻한 햇볕이 차가운 공기를 뚫고 목동도심소공원에 들어섰다. 그 따사로움을 따라 어르신들도 삼삼오오 모였다. 담소를 나누시는 어르신들 틈에 슬쩍 끼어 새봄에 어울리는 소원 한 가지씩을 여쭤봤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이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게 살다 가는 것”.

점차 여유로워진 생활환경과 의료 분야의 발달로 기대 수명은 매년 높아지고 있지만 노인 건강 문제와 소외 문제는 심각하다. 지난 2014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노인실태조사 내용을 보면 조사대상 노인 1만451명 중 89.2%가 당뇨, 고혈압 등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중 46.2%는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진 복합질환자였다.

특히 전체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노인이 우울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노년층 자살률과도 관련이 깊은 우울감은 동거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에게 높게 나타났다.

2016 서울통계연보에 따르면 강서구의 혼자 사는 노인은 1만5024명으로 노원구(1만7285명) 다음으로 가장 많다. 독거노인은 경제, 건강, 소외와 관련된 문제를 모두 경험하는 위기집단으로 지역사회의 돌봄이 절실히 요구된다.

강서구, 찾아가는 건강관리 사업

강서구는 독거노인 대상으로 기본돌봄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요양서비스 대상이 아니더라도 강서노인종합복지관과 연계한 안전 확인, 생활교육, 말벗, 가사 활동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치매지원센터를 통해 치매 조기발견과 치료, 인지재활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를 20개 동 전역에 일제히 실시, 풍부한 경력과 정보를 가진 복지상담전문관과 방문간호사가 직접 65세 이상 어르신을 방문해 어르신들이 집 안에서 편안하게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와 밀착형 복지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며 복지 사각지대 또한 없앴다.

방문한 어르신에게는 주기적으로 노인 우울선별검사도 시행해 불안, 우울 등의 문제를 보인 고위험군은 강서정신건강증진센터 전문요원의 심층면담을 진행해 전문적인 치료를 연계하고, 경증 어르신들에게는 안부전하기 실천 등 마음을 위로해줄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구는 각 지역별 어르신들의 선호도와 실정에 맞춰 노래교실, 웃음치료, 텃밭 가꾸기, 콩나물 재배 등 다양한 취미프로그램을 관내 경로당과 노인복지센터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 내 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일반 주민에게 문을 여는 ‘가고 싶은 열린 경로당 만들기 추진계획’도 세워 세대 간 화합의 장도 마련했다. 어르신들은 고추장, 김치 등 전통음식을 만드는 비법을 청·장년의 이웃에게 알려주고,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에게는 젊은 이웃이 선생님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가양동의 열린 경로당은 유휴공간에 작은 도서관이 들어서 동네 아이들이 자주 찾는 공부방 겸 놀이터가 되었다. 올해는 화곡동 예촌경로당 안 99㎡의 유휴공간도 주민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어서 새로운 열린 경로당으로의 변신이 기대된다.

 

양천구, 1대1 결연사업으로 어르신과 소통

양천구 공무원과 수년째 결연을 맺고 있다는 오 모 어르신(73). 그는 “평생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면서 아이들도 열심히 키우고 부지런히 생활했는데 노년이 되서 각자의 생활고로 인해 아이들과의 관계가 멀어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혼자 살던 중 뜻하지 않은 사고에 장애까지 얻었다”며 “이러한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면 자존심이 상하니까 구청에서 나왔다는 이런 방문이 처음에는 정말 달갑지 않았다”고 처음 일대일 결연을 맺을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결연 상대 공무원의 한결같은 태도에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됐다”며 “지금은 찾아와 만나고 안부를 묻고 전화 통화를 하는 게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물질적인 도움보다도 따뜻한 말 한마디, 행여 밖에 운동하러 나가서 전화를 못 받았을 때면 걱정했다며 저녁에 다시 전화해 주는 진심 어린 관심에 정말 큰 힘이 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양천구는 현재 구청 전체 직원이 참여해 지역의 홀몸어르신, 조손가정 등의 주민을 1대1로 살피는 ‘희망나눔 1:1결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매년 명절 작은 선물을 준비해 결연을 맺고 있는 어르신 댁을 개인적으로 방문하기도 하고 결연 상대의 애로사항을 듣고 도움이 필요하면 통합사례관리사 및 사회복지담당자와 연계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사실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평소에 결연 어르신을 자주 찾아뵙지 못한다. 명절이 돼서야 찾아뵙는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많은 힘을 얻게 된다”며 “전화 안부를 여쭙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자주 안부를 살피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로하신 어르신들 중 상당수가 자식과 떨어져 사는 게 일상이 된 현실에서 어르신들 삶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지자체가 어르신의 돌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어르신들의 안정화되고 보다 행복한 노년의 삶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양천구는 지난해 하반기 65세 이상 관내 독거 어르신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은 식사 및 밑반찬 배달 서비스와 전세주택 지원 등을 받고 서울재가관리사가 직접 방문해 실시하는 목욕, 외출 시 동행 등의 개인활동지원서비스, 식사 시중, 시장 보기, 주변정돈 등의 가사지원서비스, 행정관청 업무대행, 취미 사회활동 지원 등의 사회적 서비스, 말벗, 어르신생활 신상에 관한 상담 등의 우애 서비스도 받는다.

구는 치매전담형 장기요양시설도 올해 2개소를 확충하고 장기요양 등급 외 어르신들에게도 가사 및 활동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어르신 복지 향상을 도모할 예정이다. 9988 행복지킴이 봉사단 70명을 통해서는 어르신들의 노년에 겪을 수 있는 심리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예방하기 위한 전문적인 상담이 이루어지고 9988 행복카페, 바리스타 새내기 교실, 찾아가는 청춘극장도 운영된다.

또한 신월3동에는 어르신 복지문화 공간 확충과 어르신들의 활기찬 삶을 지원하기 위해 연면적 3944㎡,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의 어르신복지관이 건립된다. 올 3월 공사 계약을 시작으로 2018년 5월에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