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53 세포도 리필하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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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53 세포도 리필하면 될까?
  • 김정민 기자
  • 승인 2022.06.29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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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쥬넥스의원 성기수 원장
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청담 쥬넥스 의원 성기수 원장

우리 신체는 대략 30조 개의 세포들이 활동하는 크나큰 운동장이자 한덩어리로 움직여야 하는 유기적인 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세포들이 활동하다가 사멸하게 되면 다른 세포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여 기능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보완 작업을 통해 신체의 영속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것이고, 이런 활동이 줄어들수록 신체는 노화되어 간다고 볼 수 있다. 세포 하나하나도 각자의 수명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줄기세포가 이런 줄어드는 자리를 보완해 주면서, 인간은 생명 유기체의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다. 최근 항노화 시술의 꽃으로 불리는 줄기세포가 바로 이런 세포의 활동을 보충해 주는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 고객 분들이 ‘어머나 세포도 리필하는 거네요’ 라는 반응을 보여서, 세포를 리필하면 어떻게 하는 것이며, 어떤 효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우선 가장 흔하게 시술하는 방법은 자신의 신체에서 줄기세포가 풍부한 부위에서, 줄기세포가 필요한 다른 부분으로 채워주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혈액, 골수, 지방조직, 태반, 치주, 피부 일부나 모낭 등등의 조직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신체에 필요한 부분을 임의로 없앨 수는 없을 것이고, 일부 제거해도 지방이 없거나, 불필요하거나 없으면 더 좋은 조직이라고 본다면, 단연 지방조직이라 볼 수 있다. 옛날 같으면 폐기물 취급을 받던 지방조직이 이젠 줄기세포의 중요한 창고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방 재활용에 대한 연구와 시술이 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태반은 태어날 때 준비해 두지 않았다면, 어려운 형편이고, 말초 혈액은 줄기세포 숫자가 너무 적어 어려운 점을 감안한다면, 골수에서 중간엽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방법이 간편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숫자는 적지만, 배양을 통해 숫자를 늘여서 사용하는 심근경색 치료제의 형태로 이미 나와 있다. 그래서 항노화나 미용을 위한 목적이라면 간단하게 복부에서 지방조직을 채취하여 바로 신체 투여하는 방법이 세포 숫자 면에서 단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대개 수억 개의 세포를 시술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설명을 하다가, 고객 한 분이, ‘내 몸에서 세포를 빼서 내 몸에 다시 주사해 주면, 그게 더하기, 빼기 하면 같은 거 아닌가? 그런 걸 왜 하느냐?’ 라고 문의하신 게 생각난다. 자신의 배에서 지방을 채취해서 신체 여러 곳이나 정맥주사를 해 드리는 과정을 설명 드리던 자리였는데, ‘신체가 한 덩어리라고 생각한다면, 한편 그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과정을 이해시켜 드리기 위해서, 한 부모 밑에서 같이 자란 형제 이야기를 대신 들려드렸다. 얘긴즉슨, ‘우리 신체는 여러 장기들이 조화를 이루어 각자의 기능을 잘 유지해서 하나의 유기체로서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는 같은 부모 아래서 자란 형제와 같아서, 성장해서 가정을 각자 이루고 살다보면, 형제간이나 부모님의 어려움에도 일일이 다 간섭하고 도와주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 않으냐, 그렇듯 세포들도 각자 다른 장기에서 살다보면, 주변 다른 장기가 기능이 떨어져도 도움을 줄 수 있는 한계가 있고, 이동에도 제한이 따르기 때문에, 의사들이 남는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서, 더 필요하거나 모자란 곳에 보완해 주는 것이다 라는 식으로 설명을 드리니, 이해가 간다고 하셨다.

굳이 따지자면, 리필과 동일한 설명은 아니겠지만, 기능이 다소 저조하거나 활성이 필요한 조직이나 장기에, 남아서 놀고 있는 줄기세포들을 공급해 준다면, 그것도 일종의 세포 리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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