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비내고 야간순찰 자원봉사 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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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비내고 야간순찰 자원봉사 18년
  • 서울로컬뉴스
  • 승인 2017.01.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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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3·4동 자율방범대 뉴타운 빈집 순찰 강화

최근 이주가 시작된 상계뉴타운 4구역. 빈집이 늘어나면서 쓰레기가 쌓이고, 인적이 줄면서 늦은 밤이면 주택가임에도 으스스하다.

“어느 학부모로부터 당고개역으로 아이를 마중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본격적인 순찰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심각성을 몰랐는데 최근 이사로 이 지역이 치안취약지구가 되었다.”

상계3·4동 자율방범대(대장 김철영)는 화재 및 범죄예방, 노숙인 접근금지, 청소년 선도를 위해 월수금 저녁 9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두 시간 이상 마을의 취약지역을 순찰한다. 관내 공원과 희망촌과 양지마을이 주요 순찰구역이었는데, 지난해 11월부터 상계4구역이 추가되어 시간이 길어졌다. “희망촌과 양지마을 빈집이 190채 정도였는데 최근 보수해서 30여채는 다시 입주했다. 그 덕에 순찰 시간을 줄여 4구역을 길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원의 절반 가까이는 여성이다.

대원들은 대문에 붙인 출입금지 봉인이 찢어진 건물은 전기계량기와 내부를 확인한다. 열리는 문은 모두 조합측에 폐쇄조치를 요청한다. 김철영 대장은 “순찰의 1차 목적이 예방이다. 시건장치가 안 된 집이 10% 정도 된다. 철거하기 전까지는 폐쇄하도록 조합에 알리고 있다.”고 말한다.

내 딸아이 밤길을 지키기 위해 1999년 5월 28일부터 순찰을 시작한 상계3·4동 자율방범대가 올해 18년째를 맞았다. 현재 회원은 28명, 나이는 47~55세까지 중장년들이다. 한 달에 회비를 2만원씩 내고 매주 하루는 밤순찰을 돌아야 하는 봉사이다. 어두운 곳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대원들이 마음을 합쳐 열심히 돌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차미화 조장은 봉사하는 날은 도우미를 불러놓고 달려온다.

최명호 노원구자율방범대연합대장은 “대원들이 마음 놓고 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순찰차량은 물론 제복조차 마음대로 사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김철영 대장은 “비 오고 눈 올 때 비옷이 모자라 챙겨 주지 못하는 일을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이종래 부대장은 “2만원인 회비를 걷을 때 참 미안하다.”고 말한다.

회비에서 신입회원의 순찰복 상의는 구매해주지만, 하복과 동복, 하의는 각자 알아서 사비로 구매해야 하는 입장이다. 마을의 민원접수창구가 된 상계3·4동 방범초소를 운영하는 데 겨울나기 난방용 연탄만도 1,200장이 든다.

경찰이 모태인 자율방범대는 현재 행정안전부 소속 봉사단체로 구청에서 지원을 조금씩 받고 있다.

이종래 부대장은 “같이 방범대원을 하자고 권유하면 한 달에 50만원이라도 주냐고 묻는다.”며 “순찰돌 때 주민들의 ‘수고한다.’는 말 한 마디가 그립다.”고 말한다.

이 밤도 동사우려가 있는 취객이 없는지, 빈집을 침입하는 노숙자가 없는지를 살피느라 휴식을 양보한 자율방범대원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김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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