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의회 3월 임시회를 바라본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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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의회 3월 임시회를 바라본 단상
  • 동대문신문
  • 승인 2017.03.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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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의회는 '불통' 아닌 '소통'이 우선

꽃 피는 3월이 시작되면서 동대문구의회는 지난해부터 예정해 놓은 제268회 임시회를 지난 10일부터 개최해 14일 마쳤다. 제268회 임시회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보였지만 행정기획위원회 위원들은 집행부가 안건으로 상정한 '동대문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보류시킨 후 폐회했다.

'동대문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도시발전추진단'을 신설한다는 내용으로 도시노후화로 성장동력이 약화된 지역여건을 지속가능한 경쟁력 있는 성장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한시기구로 신설하고, 부서 및 팀 폐지, 부서간 팀 이동 및 사무조정을 실시하자는 것.

효율적인 일처리를 하겠다는 집행부의 제안은 좋았지만 구의회는 이 안건에 대한 강력한 불쾌감을 내보이며 '보류'시켰다. 모 의원에 의하면 "집행부가 안건 처리를 위해 사전에 위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종에 괘씸죄라 보면 된다"고 말했다. '보류'에 정확한 이유는 의회가 집행부를 길들이기 위해 조치한 사항이었다.

하지만 그냥 물러날 집행부가 아니었다. 제268회 임시회는 끝났지만 이후 끊임없이 의원들을 찾아 이번 안건을 꼭 가결시켜달라는 부탁이 이어졌다. 그리고 결국 의회는 집행부 부탁에 못 이겨 24일 단 하루짜리 제269회 임시회를 열어 안건을 통과시켰다.

안건 통과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루짜리 임시회였지만 행정기획위원회는 의안심시를 통해 '도시발전추진단'이 추구하는 업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결국 표결을 통해 7:1이라는 앞도적인 표 차이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는 어차피 통과시킬 안건을 의원들이 공무원 괴롭히기를 했던 것.

구의회를 취재하러 온 많은 취재진들은 "이렇게 허무하게 통과시키려면 지난번에 통과 시키던가 아예 이번 하루짜리 의회는 열지 말았어야 했다"는 중론이다.

더군다나 취재진들이 이번 하루짜리 의회에 대한 불만은 다음 임시회 기간 때문이었다. 다음 제270회 임시회는 당초 4월 21~27일로 계획돼 있었지만 오는 5월 9일 대통령 선거 때문에 4월 7~14일로 앞당겨 개최할 전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1달에 1회 있던 임시회가 대선 때문에 1달(30일) 동안 무려 3번의 임시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의회는 집행부가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견인역할도 있지만 때로는 엄격한 감시·감독을 통해 올바르게 가도록 협력해야 하는 기구다. 하지만 이번 안건 처리 모습을 보면 의회에 대한 실망이 컸다. 강조하던 소통이 안 되자 괘씸죄 일환으로 보류시키고, 집행부가 낮은 자세로 나오니 다시 무사 통과 시키는 모습은 누가 봐도 성숙되지 못한 의정활동이다. 특히 집행부는 4월 1일부터 '도시발전추진단'을 운영하기 위해 3월안에 안건을 가결을 요구하는데 있어 의회는 2주(4월 7일)를 참지 못하고 구민 생활에 있어 심각하게 밀접한 사항이 아닌 안건을 위해 하루짜리 임시회를 열었다는 것은 집행부와 의회간 '밀당'이이었다는 느낌으로써 구민들로부터 비난받을 일이다.

아울러 제7대 구의회 후반기에 들어서는 소통문제로 집행부와 '밀당'을 했던 경험이 더 있었다. 바로 '동대문구 문화재단' 설립이다.

'문화재단' 설립도 다수의 의원들은 "필요성은 느끼지만 의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다"라는 이유로 집행부를 압박했다.

물론 이 두 가지 안건 모두 집행부가 의원들에게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도록 사전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설명을 하지 않은 집행부만 비난할 것이 아니라 후반기 의회로 접어들면서 집행부와 '소통'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생각도 해보아야 한다. 또한 서로 견제를 위해 '밀당'을 하기 보다는 '소통'으로 구민들이 더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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