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의회, 일당 독주로 의장단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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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의회, 일당 독주로 의장단 선출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 승인 2022.07.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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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없는 다수당 투표 강행, 사실상 힘의 논리 ‘부끄러운 민낯’

전반기 의장 더불어민주당 최동철·부의장 국민의힘 박학용 당선 

 

박성호 의장 직무대행이 투표소에 들어간 국민의힘 의원이 나오지 않자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
박성호 의장 직무대행이 투표소에 들어간 국민의힘 의원이 나오지 않자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

 


제9대 강서구의회를 이끌 전반기 의장에 더불어민주당 최동철 의원, 부의장에 국민의힘 박학용 의원이 당선됐다. 최 신임 의장은 5·8·9대 3선 의원이고 박 신임 부의장은 4·9대 재선 의원으로, 다수당과 선수를 따져 추대 형식의 의장단을 꾸리는 관례를 생각하면 표면적으론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의장 선출 과정은 협치와 상생보다는 자리에 대한 탐욕만 존재하는 여야의 지리멸렬한 감투 싸움에 지나지 않았다. 역대 강서구의회 원 구성에서는 보기 어려운 막말과 고성, 상호 비방, 삿대질로 얼룩진 부끄러운 기초의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민주당은 6·1지방선거를 통해 11대 12의 1표차 다수당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의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3선 의원이자 의장 후보 중 하나였던 정정희 의원의 ‘탈당’이라는 돌발 변수를 맞았다. 여야는 동수를 이뤘고, 협상의 논리 또한 달라졌다. 그러다 의장 선출 당일 정 의원이 민주당과 다시 손을 잡으며 힘의 균형이 깨졌다. 

민주당은 당초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전·후반기 의장과 상임위원장 4석 중 3석을 가져올 생각이었다. 국민의힘도 이를 받아들여 전반기에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2석을 놓고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다 여야는 동수를 이룬 의석 구성에 맞춰 다시 협상을 진행, 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씩 전·후반기에 나눠 하기로 합의했다. 문제는 의장을 어느 당에서 먼저 하느냐였다. 여야는 각 당의 진영 논리를 내세워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5일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다음 날인 6일 오후 6시. 국민의힘의 갑작스런 소집 요청으로 본회의가 긴급 개회됐다. 이날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더 이상 협상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투표 진행을 강하게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여야 협상을 추가 진행한 후 의장을 선출하자며 완강히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장시간 정회가 이어졌고, 대표단 협상이 원활하지 않자 의원들 간의 공개적인 난상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성과 막말, 비난과 비방이 속출하는 가운데 밤 11시가 넘어서야 회의는 결론 없이 끝이 났다. 다음 날까지 협상을 벌여 7일 오후 3시에 의장 선출의 건을 매듭 짓기로 했다. 

하지만 밤사이 여야의 기류는 달라졌다. 7일 본회의장에 먼저 착석한 쪽은 민주당이었다. 전날과 달리 민주당은 조속한 의장 선거 진행을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정회를 요구했다. 전날 본회의장에 불참했던 정정희 의원 역시 이날 모습을 드러냈고, 민주당 의원들과 교류하며 하룻밤새 달라진 상황을 짐작케 했다.

오후 3시 33분. 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시작됐다. 국민의힘은 정회를 거듭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날에 이어 의장 직무대행을 맡은 민주당 박성호 의원에게 편파 진행이라며 성토했다. 박 의장 직무대행은 정회 요청 전 투표 개시를 선언했다며 장내가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투표를 강행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팀장의 호명에도 투표소로 내려 오지 않거나, 투표소에 들어가서 고의로 시간을 끄는 등의 방법으로 투표를 저지했다. 

오후 5시 13분. 국민의힘 김민석 의원을 끝으로 2시간 40분 만에 투표가 종료됐다. 민주당 최동철 의원이 12대 10으로, 국민의힘 의장 후보였던 이충현 의원을 2표차로 누르고 전반기 의장에 당선됐다. 무기명 비밀투표라곤 하나, 당일 국민의힘 김지수 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투표에 불참한 것을 놓고 보면 표의 분배는 예상이 가능하다. 

여야 대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무소속의 정 의원이 민주당 손을 들어주면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부의장 선거를 앞두고 의회는 다시 한 번 정회에 들어갔고, 국민의힘은 내부 회의 끝에 부의장 후보로 재선의 박학용 의원을 선출했다. 박 의원은 정회 후 2시간 43분 만에 속개된 본회의에서 투표 인원 19명의 만장일치로 전반기 부의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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