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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인 더 하남 공연 사진 ㅣ 김희선 객원기자초가을 밤, 하남 한강변이 풍성하고 다채로운 음악으로 아름답게 물들었다.9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동 미사경정공원 정고동 일원에서 열린 2023 하남뮤직페스티벌 ‘뮤직 인 더 하남’이 뜨거운 열기 속에서 성대하게 마무리됐다.이번 행사는 ‘하남인의, 하남인을 위한, 하남인에 의한’을 축제 슬로건을 내건 만큼, 하남시 연합오케스트라와 하남시민들로 구성된 하남시 연합합창단, 하남시립합창단은 물론, 하남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과 어린이, 청소년 등 하남인(人)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눈에 띄었다.사전 공연부터 하남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하동기, 박연경, 권용욱 등 여러 가수들과 하남 댄스동아리 ‘춤추는 인생’과 하남시 청소년 수련관 힙합동아리가 등장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MC를 맡은 뮤지컬 배우 이건명의 진행으로 본 공연 무대가 이어졌다.뮤직 인 더 하남 공연 사진 ㅣ 김희선 객원기자본 공연 무대를 연 하남시 연합 오케스트라는 이번 행사를 총괄 지휘한 장소영 하남문화재단 대표가 직접 지휘자로 나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He’s a pirate’을 웅장하게 편곡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선보였다.특별공연에 나선 이건명과 뮤지컬 배우 고훈정도 가을밤에 어울리는 무대를 선보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또한 앙증맞은 귀여움으로 관객의 환호를 자아낸 어린이 연합합창단의 무대와 ‘라라랜드’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시립합창단의 무대도 인상적이었다.뮤직 인 더 하남 공연 사진 ㅣ 김희선 객원기자무르익은 분위기 속에서 뮤지컬 배우 민우혁과 신영숙, 남경주의 무대가 연달아 이어졌고, 전체 출연진들의 합동 무대와 5명의 뮤지컬 배우가 함께 부르는 ‘Amazing Grace’로 본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어진 정동원의 축하공연까지 열광적인 호응 속에 화려하게 끝맺으면서, ‘하남 인 더 뮤직’은 성대한 마무리와 함께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하남 시민은 물론, 서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이번 ‘하남 인 더 뮤직’을 위해 행사장을 방문한 관객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하남시 인근 지역에 거주 중인 문상희 씨는 "가까운 곳에서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고 해 미사경정공원을 처음 방문했다. 풍경도 예쁘고 다채로운 공연과 퀄리티 높은 뮤지컬 배우들의 무대도 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이번 하남 인 더 뮤직을 방문한 소감을 전했다.뮤직 인 더 하남 공연 사진 ㅣ 김희선 객원기자한편 이번 행사를 개최한 (재)하남문화재단의 이현재(하남시장) 이사장은 “그동안 코로나로 많이 힘드셨던 하남 시민들을 위해 ‘뮤직 인 더 하남’을 개최하게 됐다”며 “하남시가 세계적인 K-컬처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 뉴진스와 비긴 어게인 등 전국 규모의 공연을 많이 유치하고 있다. 또 미국 라스베거스에 개관한 세계 최고의 공연장, 메디슨 스퀘어 가든(MSG) 스피어의 하남 유치를 위해 MOU도 체결하고 왔다. 우리 하남시가 대한민국의 하남시를 넘어 세계 속의 중심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하남=김희선 객원기자 apatient@gmail.com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3-09-11 11:50

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1인극이지만 <온 더 비트>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데요, 여러 명의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또, 연기하시면서 (아드리앙 제외)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이 있다면 누구인지도 궁금합니다.윤나무 = 여러 인물이 등장하지만, 초연 때부터 아드리앙이 바라본 인물들에 초점을 맞췄어요. 그 인물들이 아드리앙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를 고민하며 인물을 구축했어요. 잠시 등장하는 인물들까지 고민을 많이 했기에 다 기억에 남지만… 아무래도 아드리앙에겐 세실이 기억에 많이 남지 않을까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공유한 인물이니까요.강기둥 = 여러 인물의 특성이 아드리앙에게 어떻게 보이는지가 제 표현의 초점이에요. 사실성보다는 아드리앙의 시선에 기반을 두는 게 아드리앙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 인물만 말하기 너무 어려운데… 개인적으로 세실과 베르나르 아저씨가 반대의 이유로 생각이 나네요. 세상을 넒히려는 사람과 세상을 닫으려고 하는 사람. 그리고 또 같은 이유로 자신의 방식대로 함께 해주길 원했을 사람들이랄까.<온 더 비트>는 초연 당시 굉장히 호평 받으며 꾸준히 관객들이 늘어난 작품입니다. ‘배우가 무대에서 직접 드럼을 친다더라’는 얘기만 듣고 온 관객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결말부에서 충격을 받았다는 감상도 종종 듣습니다. 아드리앙의 결말에 대해, 배우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윤나무 = 아드리앙이 온갖 역경을 딛고 밴드를 결성해서 멋진 콘서트를 하는 결말도 상상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엔딩이 지극히 현실적인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결말과 커튼콜이라고 생각합니다.강기둥 = 저도 마찬가지로 처음 글로 봤을 때 많이 놀랐어요. 뭔가 예상하기 어려운 결말이랄까? 다만 작품을 풀어내면서는 아드리앙을 옹호하기보다는 문제적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려 한 것 같아요. 이 아이의 시선이 극과 극으로 갈 수 있다는, 그것마저도 그 아이의 세상인… 말을 참 어렵게 하네요ㅎㅎ그렇다면 배우님이 생각하는 아드리앙의 엔딩 이후가 궁금합니다.강기둥 = 사실 그때그때 달라요. 그게 이 공연의 장점 같기도 해요. 매번 이야기를 되풀이할 때마다 마지막을 대하는 느낌과 분위기가 다르달까? 결국 그것이 어딘가를 향해 간다기보다는 엔딩 자체로의 느낌과 분위기를 느끼고 끝나고 나서야 아 오늘은 이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ㅎㅎ윤나무 = 아드리앙은 드럼을 붙들고, 리듬을 붙들고 살 거 같아요. 그게 어느 공간이든, 어떤 시간이든요.<온 더 비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커튼콜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늘 조용히 숨죽여 무대 위의 세계를 바라만 보는 관객들이 아드리앙의 세계로 들어가 음악이 되고, 서로를 인지하고 응원하게 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아드리앙으로서 커튼콜에 나섰다가, 다시 배우 본체로 커튼콜을 하는 점도 독특한 부분인데요, 두 분은 커튼콜을 어떻게 느끼고 계신지 감상이 궁금합니다.윤나무 = 지금까지의 아드리앙의 시간과 커튼콜은 분리가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커튼콜은 아드리앙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그리고 있어요. 그 시점이 현실적으로 어떤 시간일까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원작에 없는 장면이기도 하고요. 가사 안에 있는 것처럼 ‘bursting’ 된 그 자체의 아드리앙, 그 모습을 보는 관객분들 개개인의 ‘bursting’을 상상해 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네. 아름다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모든 분들이요.강기둥 = 커튼콜 저도 너무 좋아합니다! 마치 온전히 아드리앙을 위한 선물이랄까… 그리고 저 강기둥으로 돌아왔을 때도 강기둥으로서 관객분들과 함께 아드리앙의 감각을 조금이나마 경험한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느낌이 들어요, 그렇게 만들어 주신 관객분들에게 박수를 돌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ㅎㅎ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혹시 서로의 회차를 본 적이 있나요? 만약 있다면, 강기둥이 보는 윤나무의 ‘아트리앙’, 윤나무가 보는 강기둥의 ‘둥드리앙’은 어땠나요? 각각 서로의 아드리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윤나무 = 큰 줄기는 연출님과 저희 둘이 함께 회의하고 연습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어요. 하지만 1인극의 특성상 배우의 개인적인 삶이 다르고 환경도 다르기에 세세한 표현의 차이들은 분명히 있는 것 같았어요. 그걸 보는 재미가 분명히 있었어요. 관객분들도 그러실 거라 믿어요. 대본도 악보도 같은데 전혀 다른 <온 더 비트>가 보일 수 있는 건 저희 둘의 삶이 달라서 아닐까요? 제가 사랑하는 동생이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아드리앙의 세계를 아주 성실히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멋있어요 둥블리강기둥 = 연습하면서도 많이 보았고, 첫 공, 막공을 서로 챙겨보려 해요ㅎㅎ 서로 보면서 많이 교류하는 거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아트리앙은 해상도가 높은 느낌이에요. 장면의 분위기와 느낌을 아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달까… 그래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전달이 아주 선명하게 이해되죠- 아트리앙 이름 잘 지었죠? 최초가 아마 저일 거에요. 후훗^^초연에 이어 앵콜까지 훌륭하게 소화 중이신 만큼, 재연이 온다면 그 때도 두 분의 아드리앙을 볼 수 있겠죠?강기둥 = 질문이 꽤나 직접적이네요ㅎㅎ 미래를 함부로 예상할 순 없겠지만, 둘 다 쉽게 놓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닐거예요ㅎㅎ윤나무 = 그럴 수 있으면 저도 참 좋겠어요. 그리고 아드리앙의 세계가 끊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 이 공연은 제가 참여를 하든 그렇지 못하든 계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그럼 마지막으로, 배우 강기둥/윤나무가 자신의 ‘아드리앙’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강기둥 = 너의 세상을, 감각을 느끼게 해주어서 고마워. 어디서든 네가 사랑하는 소리, 리듬, 음악을 누리고 있길 바랄게. 그리고 그곳이 어디든 많은 사람들에게 너만의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기를…윤나무 = 너는 너로서 충분하고 멋있어 아드리앙.너를 통해서 나도 삶을 배우고, 알아가고 있어.너무너무 고맙고, 사랑한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3-06-19 16:38

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서울 종로구 동숭동, 극장 TOM 지하 3층에서는 요즘 드럼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온몸이 떨릴 정도의 강렬한 비트와 함께 펼쳐지는 한 소년의 이야기 속에서, 드럼은 목소리가 되고 관객들은 하나하나의 음표가 되어 드럼처럼 누군가의 인생에 다가서는 경험을 하게 된다.프로젝트그룹 일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5월, 다시 한번 무대에 올린 1인극 <온 더 비트> 앵콜 이야기다. 지난해 겨울 초연된 <온 더 비트>는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성황리에 종연했고,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앵콜로 돌아왔다. 초연에서 아드리앙을 연기했던 윤나무(38)와 강기둥(36) 역시 이번에도 함께 한다. 서울자치신문은 <온 더 비트> 앵콜의 마지막을 앞두고 윤나무, 강기둥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인터뷰는 배우들의 답변 원문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부 편집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초연에 이어 앵콜로 다시 한번, 아드리앙이 되었습니다. 각각 아드리앙(둥드리앙/아트리앙)으로서 인사 부탁드릴게요.윤나무 = 반가워요. 저는 아드리앙이라고 합니다. 혹시 드럼(리듬) 좋아하세요? 헤헤강기둥 = 오랜만에 내 안의 세계를, 이야기를, 분위기를 기다려 주신 여러분들 감사해요~ 제가 느끼고 있는 느낌들을, 마음들을 함께 잘 가져가시길 바라요(feat. 둥드리둥드리앙)<온 더 비트> 대본을 처음 읽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또, 출연을 결심한 이유도 궁금합니다.강기둥 =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이미 출연을 결심한 뒤였기 때문에 순서대로 말하자면, 시놉시스를 듣고 세상을 비트로 듣는 친구의 모습을 무대 위에서 볼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순간들이 많겠다고 생각해서 결심했어요. 나중에 번역된 작품을 읽었을 땐 예상과 다른 전개라 좀 충격도 있었지만, 굉장히 빠르게 읽혀서 흥미로운 부분이 더 많았어요. 박다솔 작가님 고마워요^^윤나무 = 제 경우에는 프로젝트그룹 일다 분들과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었어요. 시놉시스를 공유하고, 트레일러 영상도 같이 보고요. 대본이 번역도 되기 전에 오케이 사인을 드렸습니다. 전작을 통해 프로덕션에 대한 무한 신뢰가 있었고, 마음속에서 뭔가 ‘너 이거 해야 돼’라는 마음이 들어서요. 승부욕과 도전 의식이 확 올라왔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이런 형식을 선보인 적도 없었고, 관객분들께 새로운 공연, 스스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기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박다솔 작가님께서 번역하신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막힘없이 끝까지 한 번에 읽었습니다. 참여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쾌감도 있었고요.1인극인데다, 극 내내 드럼을 쳐야 하기 때문에 연기뿐만 아니라 드럼까지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을 것 같습니다. 1년 정도 드럼을 배운 걸로 아는데, 어렵지 않으셨나요?윤나무 = 많이 어려웠고, 지금도 쉽지 않습니다…;; 처음 스틱을 잡은 지는 1년 반 정도 된 것 같은데 최대한 시간을 잘 배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노력했지만, 아쉬운 건 계속될 것 같아요. 저는 드러머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혼자 연습하고 준비해도 수많은 관객분들 앞에서의 연주는 아무래도 부담이 있어요. 실력과 담력이 키워지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강기둥 = 네! 어려웠어요!!! ㅎㅎ 물리적인 시간을 많이 들이는 게 드럼실력을 높이는 1등공신인거 같아요. 짬이 날때마다 동네 드럼실이든, 신동훈샘 작업실이든, 레슨이든, 계속 드럼을 찾아갔지요. 마치 드럼이 아드리앙을 선택했듯 계속 일상에서 제가 드럼을 선택해야만 했어요ㅎㅎ 물론 스틱도 몇 번 던지고 다시 줍고 했답니다아^^앵콜은 짧은 기간이지만 두 분 모두 드라마 등 바쁜 스케줄을 병행하며 다시 이 극을 준비하느라 그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준비하셨나요?윤나무 = 틈틈이 신동훈 감독님을 만나서 드럼을 배우고, 패드를 두드리고, 드럼을 쳤어요. 감사하게도 본 연습이 들어갔을 때 연습 시간이 잘 조율되기도 했고, 정말 시간을 쪼개서 사용했어요. 다른 방법은 없었습니다. ‘주어진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엔.강기둥 = 1인극의 장점은 혼자서도 연습할 수 있다는 건데, 단점은 그만큼 연습량도 많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나무형도 저도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실에서 연습을 했어요. 모든 과정을 기다려 주고 맞춰준 여러 스태프분들께 더 감사함을 전합니다.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그렇다면 초연 때 비해 자신의 드럼실력은?윤나무 = 초연보다는 지금이 나을 거고, 어제보다는 오늘이 괜찮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두들기고 있습니다. 요행은 통하지 않아요.강기둥 = 에이… 그래도 좀 더 늘었겠지…라고 생각하지만ㅎㅎ 드럼의 세계는 무궁무진해요ㅎㅎ초연과 비교했을 때, 앵콜 공연은 어떤 부분이 달라졌을까요?윤나무 = 연주 부분이 조금은 달라지긴 했지만, 짧은 기간 안에 돌아왔기에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신동훈 감독님과 드럼 기본기와 코어를 더 단련했고, 연출님과는 드라마에 더 깊숙이 들어가 보려고 했고, 어떻게 하면 더 낯설게 더 아드리앙으로서 그 순간 살아 있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요.강기둥 = 크게 달라졌다기보다는 초연 때 초반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아드리앙의 후반부의 감각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눈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들이, 드라마틱하게 답을 찾아냈다기보다는 좀 더 이해할 수 있게끔 다가와서 말들이 좀 더 선명해진 느낌이에요.<온 더 비트>에는 많은 명곡들이 나옵니다. 직접 연주하는 곡들도 많고요.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 있다면 알려주세요.윤나무 = 다 좋은데… 매번 바뀌긴 하는데.. 요새는 ‘I feel good’ 이요. 신나는 감정이 굉장히 잘 펌핑되죠! 헤헤강기둥 = 아 이것도 계속 돌고 도는데 ㅎㅎ 요즘은 다시 한 바퀴 돌아서 ‘I feel good’을 할 때 느낌이 정말 ‘굿’이던데요? ㅎㅎ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3-06-19 16:34

▲'식스 더 뮤지컬' 최초 한국어 공연 사진 l 제공: 아이엠컬처앨런 베넷의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스탈린에 대해 알고 싶다면 헨리 8세를 공부해라, 마가렛 대처에 대해 알고 싶다면 헨리 8세를 공부해라, 헐리우드에 대해 알고 싶다면? 헨리 8세를 공부해라!(If you want to learn about Stalin, study Henry VIII, if you want to learn about Mrs Thatcher, study Henry VIII, if you want to know about Hollywood, study Henry VIII.)”하지만 ‘식스 더 뮤지컬’에 대해 알기 위해 굳이 헨리 8세를 공부해야 할 필요는 없다. 물론 영국 역사와 헨리 8세, 그리고 그의 6명의 부인들 이야기를 이미 잘 알고 있거나, 혹은 잘 알기 위해 예습한다면 ‘식스 더 뮤지컬’의 가사를 더 잘 듣고 음미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남의 나라 역사, 그것 좀 모른다고 해서 80분 동안 짜릿하게 휘몰아치는 여섯 여왕들의 콘서트를 온전히 즐길 수 없는 건 결코 아니다. 음악은 종종, 언어보다 힘이 세니까.현재 코엑스 아티움에서 상연 중인 ‘식스 더 뮤지컬’은 지난해 여름 들려온 공개 오디션 소식을 시작으로 3월 한국 최초 내한 공연, 한국 초연까지 순항을 이어가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사실 ‘식스 더 뮤지컬’의 한국 상륙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기대가 컸는데, 이 화끈하고 세련된 여성 서사 뮤지컬이 드디어 ‘이미 놀 준비가 끝난’ 한국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2017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초연 이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거쳐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 ‘식스 더 뮤지컬’의 내용은 간단하다. 헨리 8세의 첫 번째 아내인 아라곤의 캐서린부터 마지막 아내인 캐서린 파까지, 현대에 환생한 6명의 왕비들이 밴드를 결성하면서 리드보컬 자리를 두고 펼치는 불행 배틀이 이 극의 플롯이 되겠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그저 불행 배틀만이 이 극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헨리 8세라는 인물 하나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괴롭게 살았는지, 그리고 비참하게 죽었는지 각자의 넘버를 통해 뜨겁게 쏟아낸다-넘버를 다 부르고 기권을 선언할 만큼 개중 행복한 엔딩을 맞은 왕비도 있지만-. 아라곤(이아름솔, 손승연 분), 불린(김지우, 배수정 분), 시모어(박혜나, 박가람 분), 클레페(김지선, 최현선 분), 하워드(김려원, 솔지 분), 그리고 파(유주혜, 홍지희 분)까지 여섯 여왕들이 보여주는 소름 돋는 가창력과 퍼포먼스는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압도한다.어디 그뿐인가, 여섯 여왕들이 마음 놓고 노래 부를 수 있도록 뒤에서 탄탄히 받쳐주는 밴드 역시 여섯 여왕의 여섯 시녀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 역시 ‘식스 더 뮤지컬’이 갖는 또 하나의 강렬한 포인트다. 물론 세상의 모든 창작물이 그렇듯이, ‘식스 더 뮤지컬’이라는 극이 입맛에 맞을 수도 있고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무대 위 모든 구성원이 여자인 이토록 신나는 쇼 뮤지컬을 ‘찍먹’ 한 번 안 해보고 보내는 건 아쉽다는 말로는 다소 부족할 정도다.팝과 록, 발라드, 힙합과 R&B 등 다채로운 장르를 아우르는 팝 콘서트 형식의 이 신나는 쇼 뮤지컬은 아직 마스크를 벗는 게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을 거침없이 일으켜 세운다. 환호성이 어색한 연뮤덕이라고? 그래도 마지막 커튼콜 타임, 조금 어색하고 낯설어도 쭈뼛대며 자리에서 꼭 일어나길 추천한다. 여왕들의 노래와 춤을 즐기며, 그저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내질러 보자. 이런 기회는 정말 흔치 않으니까.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은 오는 6월 25일까지 코엑스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3-05-04 14:12

▲ 배우 김찬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17년차 베테랑 배우답게, 김찬호는 인터뷰 내내 능숙하게 <은밀하게 위대하게:THE LAST> 속 ‘원류환’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러다가 ‘본체’ 김찬호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구간들이 있었는데, 그가 말하는 자신의 이야기도 곁들여 전한다.저희가 앞에서 잠시 휴식기 이야기를 했는데요, 원래대로라면 1년 휴식기 때 뭘 하시려고 했는지 궁금합니다.원래 계획은 여행을 좀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무릎과 발목, 허리 치료에 전념하려고 했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할 때 손목에 맨날 붕대를 하고 있었을 정도거든요. 당장 쉴 수는 없으니까, 쉬는 날 치료를 병행해야죠.치료도 그렇고,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작품들을 연이어 하시니까 피로 회복이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아이러니컬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일을 하다가 안 하면 아프더라고요. 제가 코로나19 때 2주 격리하고, 격리가 3주 연장돼서 아주 푹 쉬었거든요? 처음 한 일주일, 열흘 정도는 정말 좋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찌뿌둥해지는 거예요. 3주째 되니까 정말 뭐라도 너무 하고 싶더라고요. 그만큼, 공연하는 게 힘들지만 행복하고 스트레스도 해소돼요.박혜나 배우도 <이프덴>에 이어 <식스>를 하고 계셔서, 두 분 다 휴식이 필요하시겠어요.그렇죠, 혜나씨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공연 열심히 하고, 집에 가서 차 한 잔 마시고 맛있는 거 먹고 자는 게 행복이에요(웃음).대화를 나눠 보니 굉장히 따뜻하세요. 인간적인 배역을 굉장히 좋아하시는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은위>도 휴머니즘적인 드라마가 있는 극이고요. 그런데 사실 워낙 화려하게 생기셔서(웃음), 인간 역할도 많이 하셨지만 인간이 아닌 역할도 많이 하셨잖아요.제가 이렇게 생겨서 ‘인외’를 많이 했죠(웃음).음… 이지나 연출님이랑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모든 배우들은 거울을 자주 봐야 한다. 거울을 봐라,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거울을 자주 보라는 이야기는 결국, 자기가 어떤 이미지이고 어떤 느낌인지 스스로 잘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제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하고 싶은 연기도 그런 쪽이고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너는 내 운명> 같은 시골 청년, 그런 연기가 하고 싶은데 거울을 보면 너무 드라큘라고, 너무 데빌인 거죠(웃음).그래서 배우가 본인의 이미지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 같아요. 제가 소위 말하는 ‘인외’ 역할을 많이 했는데, 그만큼 관객분들이 좋아해주시니까 그런 역할을 안 할 수 없잖아요. 저는 그래서 도화지처럼 뭘 그려도 다 소화할 수 있는 얼굴을 참 좋아해요. 그런 얼굴이 배우에게는 정말 좋은 것 같거든요.도화지 같은 얼굴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배우들 중에 ‘아, 이 사람 얼굴 정말 부럽다’ 생각하신 분이 있으세요?혜나씨요(웃음).즉답을 주셨네요. 그럼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꼭 한 번 다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을까요?애정 있는 작품은 여럿 있죠. 그 중에서 몇 작품만 이야기하자면, 우선 <미드나잇:액터뮤지션> 정말 재미있게 했고, 매일 다른 공연을 보여드리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그리고 <베헤모스>도 정말 재미있었고, 선배님들이랑 했던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도 좋았어요. 뮤지컬도 좋아하지만 연극을 참 좋아해서, 기회가 되면 연극을 또 한 번 하고 싶어요.그럼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요?(한참 생각하다가 고개를 젓고) 딱히 없네요. 해보고 싶은 작품이라기 보다, 앞으로는 제가 좀 더 잘할 수 있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가려고 해요. 그동안 많은 작품들을 했지만 이제는 조금 더, ‘이건 김찬호가 아니면 안 된다’ 싶은 그런 작품을 찾아가는데 전념하고 싶어요. ‘김찬호’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달까요.흥미로운 이야기네요. 김찬호라는 브랜드의 장점이 뭔지 소개해주시는 걸로 이야기를 마칠까요?휴머니즘 이야기를 오늘 많이 했잖아요. 제가 가진 에너지를 함께 공연하는 사람들,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관객분들에게 전해드리는 게 우선 제일 큰 목표예요. 기본적으로 에너제틱한 부분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저라는 사람이 가진 브랜드의 가치겠죠. 이제는 나이도 점점 먹어가니까요(웃음). 인간 역할이든 인간이 아닌 역할이든, 인간미 넘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조금 더 집중해보려고 하는데, 여러분께 전달될 수 있도록 잘 지켜봐주세요. 아, <은위> 꼭 보러 와주시고요!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3-03-24 11:03

[캐스팅보드는 컷 제목 그대로, 배우와 함께 공연과 배역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는 인터뷰 섹션입니다. 기자와 만난 배우가 직접 들려주는 공연 이야기, 또 배우가 말하는 배역 이야기를 가감 없이 긴 호흡으로 전합니다.]▲ 배우 김찬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그는 늘 바쁘다. 좀처럼 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항상 부지런하게 작품을 하고, 무대 위에서 있는 힘껏 땀 흘리며 에너지를 쏟는다. 어느날은 연극, 어느날은 뮤지컬 무대에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종횡무진하는 그를 보면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어느덧 데뷔 17년차를 맞았지만 열정도 외모도 여전히 청춘 같은 배우 김찬호 이야기다.<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마치고 곧바로 <은밀하게 위대하게:THE LAST(이하 은위)>의 원류환으로 변신한 김찬호를, 공연이 열리는 서울 대치동 KT&G 상상아트홀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킹아더> 이후 휴식기를 갖겠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요.“맞아요, 제가 그랬었죠(웃음)”<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이어 차기작 <은위>까지 쉬지 않고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아내 박혜나 배우의 추천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은위>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궁금하네요.“<은위>는 예전부터 제안이 있었던 작품인데 스케쥴이 안 맞았어요. 제가 원작 웹툰이랑 영화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거든요. 대본도 재미있어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계속 안 맞았던 거죠. 그러다 이번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끝나고, ‘지금은 쉴 때가 아니다. 할 수 있을 때 작품을 더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게다가 <오션스> 같이 하면서 연을 맺은 (백)인태, 임강성 형, (추)정화 선배님도 계셨고요.”제작사 인터뷰에서 이전부터 해보고 싶은 작품이었다고 말씀하신 걸 봤어요.일단 원작을 좋아했고, 제가 가진 배우로서의 능력치를 써서 잘 표현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생각했어요. 또 배우로서 ‘동구’의 바보 연기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죠. 그런데 정말 재미있어요. 저도 60작품 넘게 했는데 그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작품이라고 사방에 이야기하고 다닌다니까요.<은위>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나요?음악이 정말 좋고, 정화 연출님이 웹툰과 영화의 좋은 점들을 잘 버무려서 만들어낸 드라마가 잘 스며들어 있어요. 하면서 나쁜 점 없이 좋은 점만 있는 것 같아요. 음, 엄청 힘든 거 빼고?(웃음).그런데 <은위>는 액션 씬 등 격한 동작이 많은 극이잖아요. 최근에 부상도 있었는데 말이죠.<니진스키> 할 때도 그랬지만, 아무래도 제가 나이를 조금 먹었잖아요(웃음). 그때 워낙 점프를 많이 하다보니 무릎이랑 허리가 안 좋았어요. 안 그래도 어렸을 때 축구했던 것 때문에 발목이 안 좋거든요. 쉬려고 생각했던 것도 그런 부분 때문이었는데, 공연 끝나고는 좀 아프지만 (무대에서)뿜어져 나오는 아드레날린이 있어서 계속 달고 가고 있어요.말씀하신 <니진스키>처럼, 지금까지 신체 난이도가 높은 작품을 여럿 해오셨는데 <은위>의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네요.‘상(上)’이죠. A급. <니진스키>도 그렇고, 제가 어릴 때 <페임>에서 타이런 잭슨을 했거든요? 센터에서 계속 춤을 춰야 해서 정말 힘들었던 작품 중 하나예요. 사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그래도 쉬는 부분이 좀 있잖아요. 그런데 <은밀하게 위대하게:THE LAST>도 쉬는 타이밍이 없어요. 1막에서는 몸을 많이 쓰느라 땀을 흘리고, 2막에서는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들이 많아서 못 쉬거든요.▲ 배우 김찬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그동안 원작이 있거나 실존인물이 모티브인 작품을 여럿 하셨어요. 제가 경험해 본 건 아니지만, 아마도 100% 창작일 때와는 캐릭터 빌딩 과정도 조금 다를 것 같은데요. <은위>는 지금까지 여러 번 공연된 작품인 만큼, 여러 배우들이 원류환을 연기하기도 했고요. 지금 김찬호가 만들어 나가고 있는 ‘원류환’이라는 인물은 어떤지 설명해주신다면?보통 배우들이 연기를 할 때 기본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많이 불러오잖아요. 하지만 ‘원류환’은 저의 경험이나 기억에서 끄집어 낼 수 없는 인물이죠. 간첩이고, 어렸을 때부터 사상적으로 세뇌를 받아온 인물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은위>라는 드라마 안에서 ‘원류환’이라는 인물이 가진 능력에 집중했어요. ‘원류환’이 ‘동구’를 연기하고 있는 부분에 포커스를 뒀다고 해야 할까요? 보는 분들로 하여금 ‘쟤는 뭔가 있는데? 뭔가 좀 다르네?’하는 생각을 하게끔요. 기본적으로 남보다 특출난 능력을 가졌다는 부분을 이미지로 드러내는 거죠. 어쨌든 간첩이잖아요.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가발도 쓰고 바보처럼 굴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적당히 조금만 바보로 갈까? 아니면 바보인지 아닌지 애매하게 갈까?’ 그러다 아예 더 멀리 가버린 거죠. ‘누가 봐도 정상은 아니구나’ 싶은데 중간중간 ‘어? 쟤 뭐지?’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요.‘찬류환’의 디테일이 굉장히 궁금해지네요.음, 살짝만 말씀드리면 ‘동구’가 평상에 누워서 드래곤 플래그* 동작을 혼자 하고 있어요. <은위> 영화에서 김수현 씨가 물구나무 서서 팔굽혀 펴기 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런 느낌을 무대에서도 구현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복근 운동을 하는 장면을 넣어봤어요. ‘동구’가 배달을 할 때도 날렵한 동작을 보여주려고 한 손으로 옆돌기를 하기도 하고, 2층에서 뛰어내려서 ‘짠’하고 나타나는 장면을 추가하기도 하고.*드래곤 플래그(Dragon Flag)는 이소룡이 고안한 최상급 난이도의 복근 운동으로 영화 <올드보이> 속 유지태가 보여준 운동으로 유명합니다.듣기만 해서는 거의 1인 서커스단 같은데요?저만 혼자 이러고 있는 걸로 알아요, 아휴(웃음). 그런데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이런 신체능력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관객분들이 보시고, 정말 오랫동안 훈련 받은 요원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끔 움직이는데 최적화됐다고 할까요? 그런 액션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제가 연기하는 ‘원류환’의 장점인 것 같아요.배우 김찬호의 탁월한 신체능력이 ‘원류환’과 공통점이 될 수 있겠네요. 그럼 ‘원류환’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부분도 있을까요?딱히 저와 안 맞는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평소에 좀 바보 같거든요(웃음). 정신줄 놓고 사는 게 즐거운 것 같더라고요. 아, 이런 부분은 좀 힘들어요. ‘김태원’과 대면하러 가기 전 ‘순임’과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진짜 ‘원류환’이라면 이 장면에서 슬픔을 드러내지 않겠죠? 그런데 저는, 인간 김찬호는 그 장면이 정말 너~무 슬픈 거예요. 눈물을 보이지 않기가 힘들 정도로요. 저는 슬픈 영화만 봐도 저항 없이 바로 우는 편이거든요.만약 다음 세상이 있었다면 ‘원류환’이 바라던 평범한 삶은 이루어 졌을까요? 배우님의 상상을 들려주세요.애들과 잘 살았지 않았을까요? 해랑이, 해진이랑 남한에서 살았을 것 같아요. 여기 대한민국에서, 순임, 두석도 함께 슈퍼 근처에서 같이 사는 거죠. 그렇게 평범하게 산다는 게 정말 소중한 거라는 걸 이 극을 하면서 다시 한번 느끼고 있어요.▲ 배우 김찬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평범하게 살 수 있는 건 크나큰 행복이죠. 그럼 ‘찬류환’으로 하나만 더 답해주세요. 등장인물 중 꼭 한 명에게만 술 한 잔 사주면서 같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누굴 고르실래요?한 명이요? 음… 아! ‘남수(하웅환 분)’요. 남수가 술 한 잔 할 정도로 크려면(남수의 극 중 나이는 4세) 너무 오래 걸리겠지만요(웃음). 남수가 성인이 됐을 때 막걸리 한 잔 하면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남수랑 마지막 인사하는 장면도 정말 슬프거든요? ‘동구’가 아니라 ‘원류환’ 모습으로 정장을 입고 있는데 남수가 저를 알아보고 ‘동구, 안녕’하고 인사를 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 장면을 연습할 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좀 더 감동적으로 가고 싶어서. 그래서 남수(배우)에게 “뭐 하나 선물로 나를 줘라” 그랬죠. 그런데 하필 남수가 빨던 쪽쪽이(공갈 젖꼭지)를 준 거예요. 아, 그 순간 너무 웃겨서 노래를 못했잖아요. 결국 그 디테일은 포기했죠.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은위>팀으로 KBS <불후의 명곡>도 출연하셨더라고요?아, 그게 사연이 있어요. (이)창민이가 <불후의 명곡>에 나가게 됐는데, 처음에는 국정원 역할 하는 친구들이랑 하려고 했어요. 문제는 그러면 전부 다 연습을 빠져야 하는데 그 부분이 쉽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이왕 나갈 거면 제대로 ‘광기’ 있는 친구들만 데리고 가자 해서 (서)동진이랑 제가 나가게 됐습니다.만족할 만큼 ‘광기’를 발휘하고 오셨나요? 뮤지컬계의 테리우스라는 수식어가 인상적이더라고요.테리우스는 절대 제가 요청한 게 아니에요(웃음). 100% 발휘한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만족스럽게 하고 온 것 같아요. 저희 분량은 거의 편집된 것 없이 다 나왔거든요. 오죽하면 ‘너희 행사 다니면 괜찮을 것 같다’고 추천도 하시고요.그렇다면 아직 안 본 분들을 위해 <은위>를 영업해주실 수 있을까요?음… 안 보시면 안 되는 공연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항상 작품할 때마다 ‘이 작품이 이 시대에 왜 올라올까’에 대해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은위>는 이 시기에 굉장히 필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또 페어마다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번 오셔야 하고요(웃음).[캐스팅보드] 김찬호, 김찬호를 말하다②로 이어집니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3-03-24 11:03

사진 출처  프로젝트그룹일다 공식 트위터극의 시작을 알리는 암전과 함께, 사방에서 조용히 계속되던 소음들이 한 순간 멎고 어느새 거대한 정적이 우리를 감싼다. 정적을 깨는 것은 작게 울려 퍼지기 시작하는 일정한 비트의 ‘두드림’. 스포트라이트가 켜지고, 한 소년이 의자에 앉아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른다. 손과 발, 허벅지, 더 나아가 자신의 몸을 악기 삼아 한참을 빠르게 더 빠르게 두드리던 소년의 몸짓이 멎고, 그가 고개를 들면 우리는 그 소년의 세계로 끌려들어간다. 소년의 이름은 아드리앙, 세상을 소리로 감각하는 그를 주변에서는 ‘드럼에 미친 또라이’라고 부른다.‘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에 이어, 프로젝트그룹일다㈜가 또 한 번 선보인 1인극 ‘온 더 비트’는 아드리앙(강기둥, 윤나무 분)과 그의 세계인 드럼에 대한 이야기다. 아드리앙은 이웃집 마당에서 들리는 농구공 소리와 엄마가 칼질하는 소리가 빚어내는 소리의 합주에서 그의 세상을 일깨우는 ‘리듬’을 발견한다. 리듬으로 구축된 세상을 가장 완벽하게 조형하기 위해 아드리앙은 무의식적으로 ‘두드릴 것’을 찾아 다 쓴 세제통을 소중히 끌어안는다. 그리고 다 쓴 세제통에 머물러 있던 아드리앙의 세상은 착한 아이가 되기로 약속하고 성실히 수행한 대가로 얻은 낡은 드럼세트, ‘티키툼’과 만남으로 급격히 확장된다.주목해야 할 부분은 명확하다. 자신과 드럼, 둘만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소년 ‘아드리앙’을 연기하는 두 명의 배우 강기둥, 윤나무의 열연이다. 어쩌면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는 표현은 부족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극장에 들어가 객석에 앉아 비트와 만나는 순간 두 배우가 연기하는 아드리앙이라는 인물이 우리 심장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온다. “그래서 드럼이 내게 온 것”처럼, 아드리앙은 그렇게 우리에게 온다.사진 출처  프로젝트그룹일다 공식 트위터별다른 무대 장치 없이 텅 빈 무대지만, 극을 보다 보면 어느새 그 공간에 두 배우가 그려내는 무수히 많은 인물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드리앙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배우가 직접 치는 드럼의 비트에 맞춰 흘러나오는 수많은 명곡들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찰리 파커, 빌 에반스, 냇 킹 콜, 제임스 브라운부터 메탈리카, 너바나, 라디오헤드, 그리고 이매진 드래곤스까지, 아드리앙의 이야기와 감정에 어우러져 풍부하게 몰아치는 음악의 향연은 ‘온 더 비트’만이 줄 수 있는 강렬한 매력이다. 비트와 음악, 소년의 이야기가 뒤섞여 흐르는 100분의 시간이 끝나갈 무렵, 이야기의 종결과 함께 뒷통수가 얼얼해질 정도의 충격이 심장을 직격하는 경험과 함께 극장을 나서면 그 후 남는 것은 귓가를 울리는 드럼 비트와 짙은 여운을 남기는 아드리앙의 목소리뿐이다. 연극 ‘온 더 비트’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 2관에서 내년 1월 1일까지 공연한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12-23 17:08

배우들이 공연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김수현 기자배우들이 공연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19세기 초 영국에서 작가로 활동한 브론테 남매의 생애를 그린 뮤지컬 ‘웨이스티드(Wasted)’가 2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프레스콜 행사를 가졌다. ‘연극열전9’의 마지막 작품인 ‘웨이스티드’는 샬롯 브론테의 인터뷰라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브론테 남매의 삶을 다채로운 록 사운드에 녹여냈다.‘타조 소년들’의 극작가 칼 밀러가 대본과 가사를 쓰고, 크리스토퍼 애쉬가 음악을 맡아 2018년 영국에서 초연된 ‘웨이스티드’는 이번 ‘연극열전9’을 통해 국내 무대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레드북’에 이어 다시 한번 여성 작가의 이야기를 다루게 된 ‘웨이스티드’의 박소영 연출은 “이야기 자체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소외 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웨이스티드’ 역시, 지금은 유명해졌지만 당시에는 사회적으로 가난과 성별 등 꺾일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많은 좌절을 겪은 브론테 남매의 이야기다. 그 가운데서도 치열하게 살아서 결국 (우리의 삶이)헛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연출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웨이스티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150분 동안 객석을 압도하는 강렬하고 다채로운, 때로는 이질적으로까지 느껴지는 록 음악이다. 이나영 음악감독은 “’웨이스티드’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폭발적인 에너지다. 음악 안에는 친근함과 익숙함, 낯설고 뒤틀린 것들이 공존하며 만들어지는 엄청난 에너지가 있다”고 설명한다. 브론테 자매를 다룬 여러 창작물 중 ‘웨이스티드’가 갖는 특별함도 여기에서 온다. 박소영 연출은 “음악이 굉장히 신선하고 세련됐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 안에서 움직이는 작품인데 사실적이기는 하지만 개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인물의 개인적인, 내면의 사실성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주관적일 수 있는 장르”라며 “장르가 록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저항정신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음악이 ‘웨이스티드’의 차별성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록부터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만큼, 넘버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앤 역을 맡은 임예진은 “악보를 받고 처음 보는 음역대가 많아 놀랐다. ‘브랜웰 악보를 잘못 준 건가?’하는 생각까지 했다”며 웃고는 “초반에는 음표에 많이 갇혀 있었는데 연습할수록 다양한 창법과 소리를 낼 수 있게 돼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역의 장민제 역시 “’득음’하는 구간들이 있는데 처음에는 ‘내가 이걸 어떻게 소화할 수 있을까’, ‘이 장르를 살리면서 관객들에게 가사와 감정을 전달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좋은 언니, 오빠들과 음악감독, 연출님 덕분에 지금은 재미있게 잘 해내고 있다”고 거들었다.샬롯 역의 정연은 “처음부터 끝까지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2막에 굉장히 진한 드라마가 있는데,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는 1막의 이야기를 잘 따라와주셔야 2막의 더 짙은 드라마에 공감하시기 쉬울 것”이라며 “우리가 어렸을 때 얼마나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빛을 찾으려고 노력하며 살았는지, 기쁨을 찾으려고 살았는지 그 뉘앙스를 느끼실 수 있도록 1막을 잘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백은혜 역시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호흡이 굉장히 빠르다. 빠른 호흡을 우리와 함께 잘 따라와주시면 작품에 빠져 음미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웨이스티드’는 내년 2월 2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12-21 17:38

 대학로에 새로운 활기를 불러올 링크아트센터가 개관했다.NHN링크㈜(구 NHN티켓링크)가 운영하는 링크아트센터가 14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링크아트센터에서 개관식을 열고 새로운 대학로 공연장의 등장을 알렸다. 뮤지컬 배우 정영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개관식에는 NHN 링크 왕문주 대표, NHN 페이코 정연훈 대표, NHN KCP 박준석 대표를 비롯해 NHN 링크&벅스 이승철 총괄 CP, NHN 여행박사 임병우 대표, 아떼오드 송은도 대표,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최용혁 총장, 배우 이순재 등이 참석했다.1996년 설립돼 공연, 전시와 스포츠 예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판매대행사로 입지를 다진 NHN링크㈜는 지난달 24일, 링크아트센터의 개관 소식을 알렸다. 국내 문화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도약하는 단계로 공연장 운영 사업에 뛰어든 NHN링크㈜는 기존 동양예술극장의 자리에 새로 공연장을 지어 직접 운영한다.왕문주 NHN링크 대표는 환영사에서 “대학로는 작품과 배우, 관객이 하나되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NHN링크가 가진 높은 기술과 인프라, 대학로가 가진 우수한 콘텐츠의 만남이 다양한 문화 시너지를 만들 수 있길 기원한다”며 “앞으로 링크아트센터가 뮤지컬, 연극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상징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축사에 나선 최용혁 총장 역시 “모두가 함께 꿈을 이루기 손색없는 공연장”이라며 “감히 말하길, 우리나라 공연 문화의 메카인 대학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링크아트센터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이순재 역시 “배우는 물론 이 분야 종사자들 모두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터’.”라며 “공연장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오늘 (링크아트센터를)보니 좋은 연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곳에서 공연해보고 싶다”고 웃음 섞인 덕담을 전했다.링크아트센터는 477석 규모의 페이코홀과 401석 규모의 벅스홀, 총 2개의 공연장으로 운영된다. 각 관 별 분리된 매표소와 넓고 쾌적한 로비, 단차 높은 객석 등 공연 관람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꾸려졌다. -앞으로 링크 아트센터는 공연장 대관은 물론 다양한 기획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며, 그 첫걸음으로 오는 16일부터 약 40일간 ‘LINK FESTA-링크아트센터 개관 기념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남을 갖는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12-14 16:54

공연 중인 배우들 (왼쪽부터 배윤범, 황석정, 송인성)웃어야 하는 장면에서 쉽게 웃을 수 없다. 무심코 웃었다가 쓰라린 자기혐오를 경험한다. 극이 펼쳐지는 120분의 시간 동안 웃음과 쓴웃음이 서로 바통 터치를 한다. 거리두기와 동일시를 번갈아 경험하는 사이, 객석의 '나'는 극이 끝난 뒤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 지난해 2021년 ‘극단 햇’의 리딩 공연 이후 ㈜엠피앤컴퍼니가 기획, 제작을 맡아 선보이는 연극 ‘빛나는 버러지’는 유쾌하고 잔혹한 블랙 코미디다. 연극 ‘빈센트 리버’의 작가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필립 리들리가 쓴 희곡으로, 2015년 영국 런던 소호에서 초연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극의 구조는 생각보다 간결하다. 온통 새하얀 무대 위 등장한 두 명의 남녀, 질(송인성, 최미소 분)과 올리(배윤범, 오정택 분)가 자신들에게 일어난 독특하고 기이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러시아 마약상 이웃과, 언제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쥐로 대표되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가던 질과 올리 부부는 어느 날 시청에서 날아든 편지 한 장에 인생 역전의 기회를 얻는다. 3베드룸 신축 주택을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미스 디(황석정, 정다희 분)의 제안은 질과 올리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다소 수상쩍은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공사가 덜 된 집에서 잠들려던 이들 부부는 집에 침입한 노숙자를 쫓아내는 과정에서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노숙자의 시체는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사라지고, 사라진 자리에는 질과 올리를 위한 어떤 ‘기적’이 일어난다. 공연 중인 배우들 (왼쪽부터 최미소, 정다희, 오정택)‘빛나는 버러지’는 전 세계 모든 대도시가 겪고 있는 공통의 문제인 주택 대란을 대전제 삼아 판타지에 가까운 이야기를 지극히 현실적으로 능숙하게 풀어낸다. 그러나 결코 방심할 수 없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 코드와, 제4의 벽을 넘어 관객들에게 말을 거는 질과 올리, 그리고 후반부의 백미 가든파티 장면을 소화해낸 뒤 바닥에 쓰러져 헐떡이며 ‘연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올리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던 관객들은 질과 올리의 질문이 자신들을 향할 때 어떤 대답도 할 수 없게 된다. 가시적인 폭력과 도발은 덜할지 몰라도 메시지를 깨달을 때까지 관객을 두들겨 충격을 준다는 점에서는 ‘In-yer-face theatre’ 그 자체다. 120분의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두말할 나위 없는 이 극의 강점 중 하나다. 질과 올리를 연기하는 송인성, 최미소, 배윤범, 오정택 4명의 배우들은 그들이 처한 상황을 바탕으로, 무대 밖 관객들에게 질과 올리의 경험을 전도시킨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극이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관객들은 점점 더 질과 올리(가 상징하는 우리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거리를 두고 싶어진다. 여기에 이 경계를 교묘하게 휘젓는 두 명의 미스 디, 황석정과 정다희가 선보이는 냉엄한 개성이 덧입혀지면 우리는 극이 끝난 뒤 박수를 치며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충분한 것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은’ 우리는 정말 버러지보다 나은 존재들일까? 적어도 버러지는 빛나기라도 하는데 말이다.연극 ’빛나는 버러지‘는 내년 1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12-14 15:06

“관객 분들이 생각하는 각자만의 ‘랭보’가 있을 텐데 내가 지금 맞게 하고 있나? 그런 생각에 많이 떨렸죠.”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랭보’에는 새 얼굴이 많다. 초·재연 모두 함께 한 랭보 역의 윤소호, 베를렌느 역의 김종구, 정상윤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뉴 캐스트로 채워졌다. 초·재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7명의 배우들 중에서도 극의 타이틀이자 주인공인 ‘랭보’ 역을 맡아 호평 받고 있는 배우 정욱진(33)을 지난 23일,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Q. 뮤지컬 ‘랭보’가 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랭보’에 대해 소개해주세요.랭보는 잘 알고 계시다시피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에요. 작품에 나오는 대부분의 가사와 대사들이 실제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한 편의 시와 같은 작품이고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같기도 해요. 시는 그 시대의 노래였으니까요. 이전에 초연과 재연이 올라왔을 때 공연은 못 봤는데, (정)동화 형이 ‘초록’ 넘버를 부르는 영상은 봤어요. 넘버가 정말 좋더라고요.Q. ‘랭보’는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극이다 보니, 새로 랭보 역할에 도전하는 감상도 남달랐을 것 같아요.첫 공연 전날 되게 떨리던데요(웃음). 아마 2014년 ‘쓰릴 미’ 때 이후로 첫 공연 전날에 이렇게 떨렸던 건 ‘랭보’가 처음인 것 같아요.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이고, 이전에 이 역할을 해왔던 분들도 많고, 무엇보다 관객 분들이 생각하는 각자만의 ‘랭보’가 있을 텐데 내가 지금 맞게 하고 있나? 그런 생각 때문에 많이 떨렸던 것 같아요. 90%는 확신과 10%의 의심? 사실 90%도 굉장히 높은 거지만요(웃음). 첫 공연 끝나고요? 마음이 많이 편해졌죠. 늘 느끼는 거지만, 앞에서 바라봐주고 계시는 관객 분들의 그 에너지를 마주하는 순간이 큰 힘이 돼요.Q. 네버 더 시너의 롭이나, 더 데빌의 존 파우스트 같이 악한 모습이 드러나는 역할도 연기했지만 ‘정욱진’하면 어쩐지 선하고 순수한 ‘바른 청년’의 이미지가 있어요(정욱진은 이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로 밝고 순수한 역할도 많이 했죠. 그렇기 때문에 선악으로 판별하기 어려운 랭보라는 역할을 연기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랭보’를 연습할 때,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는 했어요. 주어진 에너지 값이 명확한 작품들과 달리, 인물을 만들어 나가면서 신경 쓰는 과정이 조금 힘들었거든요. ‘이렇게 어려운 작품을 하지 말고, 워라밸을 지켜야 하는데’ 생각하면서도(웃음), 막상 공연 올리고 나면 이런 힘든 과정들까지 즐겁고 재미있게 느껴지죠.원래 일상생활에서는 화를 내거나 예민하게 굴고, 욕하고 이런 것들을 가급적 안 하는 게 모두에게 좋은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연기를 하면서 무대 위에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업 만족도가 충족되는 것 같아요(웃음). 우울하고 기분이 썩 좋지 않은 날에도, 그런 감정과 상태를 연기로 승화시켜서 무대를 잘 마치고 나면 우울감도 싹 사라지고요. 그런 날이 관객 분들의 평도 좋더라고요.Q. 요즘 무대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꾸준히 활동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잖아요. 끊임없이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있는 모습인데, 연기자로서의 정욱진을 스스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어느 순간부터 트리플, 쿼드러플, 그런 것들이 보편화됐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공연만 하면 좀 심심하더라고요. 극을 하나만 한다고 하면, 평일 하루, 주말 하루 공연하고 5일을 쉬어야 하니까요. 이 남는 시간 동안 뭘 할까, ‘나도 투잡을 해야 하나?’ 이런 고민 끝에 생각한 게 매체였어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에 피해가 없는 ‘투잡’이니까요. 뮤지컬과 연극을 병행하면 목이 아플 수 있지만, 촬영은 그런 일이 없더라고요. 게다가 필모도 쌓을 수 있고, 배우로서 능력치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싶었죠.공연과 매체 연기는 서로 다른 부분이 굉장히 많아서 장단점이 상쇄되는 것도 있어요. 무대예술은 배우가 가장 빛날 수 있는 예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소품이나 무대장치가 진짜가 아닌 경우가 많잖아요. 무대에서 움직이면 런던이 되고, 파리가 되고. 하지만 촬영에서는 다 진짜죠. 바다 장면에서는 실제로 바다에 가고, 산 장면이면 산에 가고. 그런 부분들이 좋더라고요. 또, 지방 촬영 같은 게 있으면 다녀오면서 그 지역 막걸리도 사올 수 있고(웃음). 공연도, 촬영도 즐거워서 공연장 가면 촬영하며 돌아다니는 게 그립고, 촬영하다 보면 무대에 서서 공연하는 게 그립고 그래요. 서로 좋은 의미로 자극이 돼요.Q. 그럼 지금까지 많은 역할을 연기해왔는데, ‘정욱진’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나요?어떤 역을 연기하든, 제 안에 있는 걸 꺼내 쓴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제가 해왔던 모든 배역들은 아마 다 저와 닮았을 거예요. 그래도 가장 즐겁게 했던 극은 ‘어쩌면 해피엔딩’이 아닐까 싶어요. 저, 20살 때까지 개그맨이 꿈이었거든요. 사람들을 웃기고, 감정을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데 ‘어쩌면 해피엔딩’은 시작부터 1시간 정도는 코메디로 풀다가 뒷부분에서는 감정적인 씬이 많아서 저와 참 잘 맞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던 건 ‘원스’? 원캐인데 무대에서 퇴장이 없어서, 직장인의 애환을 느꼈죠(웃음).[캐스팅보드②] 정욱진이 들려주는 뮤지컬 ‘랭보’에 관한 사소한 이야기들로 이어집니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11-30 14:30

연극 '보이지 않는 손' 공연 장면 ㅣ 제공 연극열전여기, 갇혀 있는 한 남자가 있다. 닉 브라이트(김주헌/성태준 분)라는 이름의 이 미국인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재수없는 사건에 휘말려 파키스탄 무장단체에게 납치당한 채, 어디인지도 모를 감옥에 갇혀 풀려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낙관적인 기대만으로 버티기엔 상황이 녹록치 않다. 그의 무사석방에 걸린 몸값이 무려 천만 달러이기 때문이다.그 남자는 왜 ‘살려달라’가 아니라 ‘일하게 해달라’고 빌었을까9번째 시즌을 맞은 연극열전이 새롭게 선보인 연극 <보이지 않는 손>을 관통하는 것은 자본주의다. 연극 'Disgraced'로 2013년 퓰리처상 희곡 부문을 수상한 파키스탄계 미국인 극작가 에이야드 악타의 소설을 원작으로, <썬샤인의 전사들>, <햄릿>, <마우스피스> 등으로 호평을 받은 부새롬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제목에서 노골적으로 암시하고 있듯이,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통해 주장한 저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이 납치된 미국인 투자 전문가 닉과, 그를 납치한 파키스탄 무장단체 세력의 관계도를 어떻게 ‘조정해’ 버리는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이야기의 얼개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실수로 잘못 납치된 닉은 자신의 몸값을 걸고 위험한 거래를 시작한다. 자신을 납치한 무장단체의 지도자 이맘 살림(김용준/이종무 분)과 행동대원 바시르(김동원/장인섭 분)가 그의 몸값으로 천만 달러를 책정했기 때문이다. 조국도, 직장도, 자신을 위해 천만 달러를 선뜻 내줄 리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닉은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몸값 300만 달러를 1년 안에 천만 달러로 불리는 일에 뛰어든다.연극 '보이지 않는 손' 공연 장면 ㅣ 제공 연극열전극은 국제 정세와 돈의 흐름, 종교적인 신념과 철학적인 토론이 뒤섞여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바시르와 한 팀이 된 닉이 노트북 한 대로 옵션 거래에 성공해 수십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장면은 미니멀한 하이스트 무비의 한 장면처럼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극은 후반부로 갈수록 금융 스릴러의 외피를 한 꺼풀 벗어내고, 조금씩 조금씩 묵직하게 전진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심도 깊게 자본주의의 냉철한 본질을 밖으로 끄집어 낸다.닉이 신봉하던 자본주의, 그리고 이맘 살림이 배격하던 배금주의가 정면으로 부딪혀 뒤섞이고 뭉개지는 것을 객석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현실의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이 극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가뜩이나 얼어붙었던 세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그로 인한 경기 침체의 가속화, 주가 폭락 등으로 인해 아우성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무대 위에 불투명하게 겹쳐보게 되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극의 후반부, 닉이 바시르에게 애원하는 장면은 그래서 특히 깊은 인상을 남긴다. 닉은 자신의 목숨을 살려달라, 자유를 달라, 자신을 풀어달라고 애원하지 않는다. 그는 바시르에게 ‘일하게 해달라’고 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그들 사이의 권력 구조는 재조정되고, 자본주의라는 신앙이 그에게 등돌리면서 그는 자신이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가치를 서서히 잃어가고 파괴되어 간다. 그에게 자본주의의 모든 것을 배운 바시르, 그리고 그를 감시하던 어린 조직원 다르(류원준/황규찬 분)의 변화와 교차되어 양손 가득 지폐를 움켜쥔 채 멈춰선 닉의 표정이 객석을 향하는 마지막 순간, 객석의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강력한 극이다. 4명의 각기 다른 인물들을 맡은 배우 8명의 긴장감 넘치는 연기에도 주목할 만하다. 연극 <보이지 않는 손>은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오는 30일까지 공연된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06-20 10:42

이종찬과 정다영은 자신들이 <킹아더>의 ‘신 스틸러’로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아더’와 ‘모르간’ 곁에 있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그러나 단순히 극을 이끌어 가는 아더와 모르간, 두 중심 인물 곁에 있는 것만으로는 관객들의 시선을 훔칠 수 없다. 이종찬이 만들어 내는 가웨인과 정다영이 쌓아 올린 레이아가 보여주는 캐릭터의 매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관객들도 그들과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극에 녹아 들고, 배역에 녹아 든 두 사람이 말하는 3명의 아더, 3명의 모르간, 그리고 <킹아더>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이종찬 배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Q. 이종찬 배우에게 질문입니다. 가웨인으로서 느끼는 3명의 아더는 각각 어떤 느낌인가요?이종찬 | (고)훈정이 형은 2019년에도 아더로서 모셨던 분이에요. 물론 재연으로 오면서 캐릭터 디테일이나 서사 진행 속도, 장면 변화도 있어서 진행이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그때 모셨던 느낌과 굉장히 비슷한 부분이 있죠.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단어 사용이 좀 조심스럽긴 한데요, 심플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 장면에 있어서 보여줘야 할 것들을 굉장히 명확하게 보여주는 연기를 하시기 때문에 제가 거기 끌려가는 느낌이에요. 훈정이 형이 ‘가자!’ 그러면 따라가게 될 것 같고요. 그래서인지 훈정이 형이랑 할 때는 어떤 합일된 느낌을 느껴서, 가웨인과 아더가 둘로 나뉘어진 배역이지만 하나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또, 훈정이 형이랑 할 때는 엔딩이 굉장히 스릴이 있죠. 마지막에 아더가 “그만”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송)원근 형은 굉장히 묵직하고 조용하게, 자기 생각을 가다듬는 느낌으로 말씀하시고 (이)충주 형은 슬픈 느낌으로 말씀하시거든요. 그런데 훈정이 형은 거기서 저하고 거의 싸우다시피 해요. 쩌렁쩌렁하게 “그만!”이라고 하시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재미가 있죠.원근이 형은 <킹아더>에서 처음 뵀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처음 카멜롯에서 멜레아강이랑 싸울 때예요. 형이 그러시더라고요. “내가 칼 배운지 얼마 안됐는데 어떻게 잘 하겠냐. 나는 정말 허접하게 하겠다. 합은 열심히 지키되 허접하게 할 거다.” 어리버리하지만 뒤로 갈수록 ‘엄근진(엄격, 진지, 근엄)’해지는 왕이랄까요. 아더의 변화에 대한 시간적인 흐름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목소리나 디테일이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서 가웨인으로서 따라가는 재미가 있어요. 재미있게 티키타카하면서 친밀감을 보여주다가, 왕이 되는 과정에서 같이 무게를 가지고 녹아나는 느낌?충주 형은 초연 때 멜레아강을 했잖아요. 어떻게 이미지 탈피해서 아더가 될지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형이에요. 아마 셋 중에서 가장 ‘엄근진’한 아더가 아닐까 싶어요. 그러다 보니 가웨인도 충주 형보다 더 근엄하고, 무게감 있는 기사로 있기 위해서 노력하는 부분이 있어요.‘원캐’라서 재미있는 건 바로 이런 부분이에요. 주연들은 주연들끼리 계속 섞이잖아요. 그래서 스케줄에 따라 다른 배우들과 페어가 될 때마다 ‘이런 부분이 재미있다’, ‘저런 부분이 재미있다’고 생각하실 거고요. 그런데 저는 ‘원캐’이기 때문에, 매일매일 다른 왕을 모시는 느낌이에요. 제가 아무리 ‘가웨인은 이렇다’고 정해놓고 연기를 한다고 해도, 각기 다른 아더와 함께 연기를 하다 보니 늘 똑 같은 가웨인이 나올 수 없어요. 3명의 아더가 있으니 3명의 가웨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정말 재미있어요.Q. 그럼 정다영 배우는 레이아로서 3명의 모르간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정다영 | (홍)륜희 언니는 아픔과 트라우마가 강한, 여린 모르간인 것 같아요. 어리기 때문에 자신이 상처 받은 것에 대해 복수하겠다고 다짐하는 부분이 크게 다가오는 것 같고, 연기적으로 저와 나이대가 비슷한 느낌을 받아요. 무대에서 서로 눈빛을 굉장히 많이 주고 받는데 언니에게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받게 되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정)영주 언니는 레이아를 많이 보여주려고 하시는 느낌이 들어서 늘 감사하게 생각해요. 귀네비어에게 레이아를 시녀로 바치는 장면이 있는데, 세 명의 모르간 중에서 가장 저를 직접적으로 봐주면서 보여주려고 하시는 걸 느껴요. 영주 언니는 복수심을 가지고 있지만 노련함과 무게감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르간으로 느껴지기도 하고요.(최)현주 언니는 우아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래서 레이아의 움직임도 조금 더 부드럽고, 선이 얇은 느낌으로 표현하게 되는 것 같고요.(정다영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이종찬이 개인 해석을 더해 추가 설명에 나섰다. 이종찬이 느낀 3명의 모르간과 정다영 레이아의 관계에 대한 ‘캐릭터 해석’을 편집하기 아쉬워 여기에 간결하게 덧붙인다.)이종찬 | 레이아는 목소리가 없는 아이이기 때문에 온전히 에너지와 아우라로써 느껴지는 캐릭터다. 개인적으로 영주 누나는 거대한 숲과 같아서 누구도 쉽게 파괴할 수 없는 모르간이라고 느낀다. 그런 영주 누나가 말 못하는 아이를 나와 같다고 느껴서 데려와 키운 게 레이아라는 느낌이다. 자신을 대하듯이 키웠기 때문에 더 보여주려고 하는 느낌이 있다. 현주 누나는 다영이와 가장 느낌이 비슷한데, 고귀하고 우아한데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느낌이 있다. 현주 누나가 표현하는 이런 느낌이 다영이에게서 잘 보여지는 만큼, 현주 누나가 마법으로 만든 아이, 복제품 같은 느낌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남극에 있는 것 같은 서늘함이 느껴진달까? 그리고 륜희 누나는 아름다운데 만질 수 없는 장미 같은 모르간인데, 륜희 누나한테는 레이아가 직접 찾아왔을 것 같다. 적극적으로 계약 관계를 맺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피드백을 주고 받는 관계처럼 느껴진다.정다영 | (박수 치며)다음 시즌에는 종찬 오빠가 레이아를 해도 될 것 같다.▲ 정다영 배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Q. 그럼 다시 이종찬 배우에게 질문입니다. 가웨인도 훌륭한 기사인데, 엑스칼리버를 뽑아보고 싶지 않았을까요?이종찬 | 그런 생각은 전혀 안 합니다. 저의 가웨인은 충성심 그 자체고, 철저하게 그림자 같은 존재로 설정했으니까요. 제가 구축한 가웨인은 기존 가웨인의 성격을 배제하고, 연출님과 소통한 대로 묵직하고 정적이며, 또 FM적인 느낌이기 때문에 ‘엑스칼리버는 내가 뽑을 게 아니야. 나와 우리 집안의 계보는 아더가 죽는 순간까지도 오직 왕을 보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만져볼 생각은 정말 한 번도 안 했을 걸요. 저도 엑스칼리버 사진도 안 찍고, 하다 못해 바위에 발 한 번 올려볼 생각도 안 했다고요(웃음).Q. 이번에는 정다영 배우에게 물어볼게요. 레이아가 만약 말을 할 수 있다면, ‘이 장면에서 이 대사를 해보고 싶다’는 부분이 있나요?정다영 | 음… “왕비님이 납치당하셨습니다” 대사를 레이아가 하면 어떨까요? 아니면 모르간이 귀네비어에게 레이아를 바칠 때, “제가 잘 모실게요” 같은 대사도 좋을 것 같고요. 가장 좋은 건 귀네비어의 시녀로 있을 때, 귀네비어가 랜슬롯한테 빠질 수 있게 옆에서 랜슬롯을 칭찬한다든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Q. 두 분 모두에게 <킹아더>는 각별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이종찬 | ‘내가 참여한 작품이 롱런 했으면 좋겠다.’ 아마 이건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일 거예요. 단순히 내가 참여했기 때문에 좋다는 게 아니라, 이 작품 자체가 좋은 작품으로 오래도록 남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이요. 그래야 앞으로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법이니까요. 사실 배우들끼리 다음에는 이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그런 얘기들 많이 하거든요. <킹아더>에서도 앙상블끼리 그런 얘기들을 하는데, 저는 오훈식 (알앤디웍스)대표님이랑 (오루피나)연출님한테 그런 얘기를 했어요. “원래 가웨인이 마흔 중반의 나이니까 이 역할을 마흔 중반까지 완벽하게 해내고 싶다”고요. 제 목소리가 마흔 중반이라기엔 너무 앳되고 그러다 보니 아쉬움이 좀 있거든요. 목소리가 더 중후해지고, 캐릭터에 적합하다고 생각될 때까지 가웨인을 아무한테도 넘겨주고 싶지 않아요. 유일무이한 저만의 가웨인을 만들어보고 싶죠. 하지만 언젠가 멜레아강을 한 번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웃음). 멜레아강을 했다가 다시 가웨인을 해도 되는 거니까…(웃음). 어쨌든 <킹아더>가 잘 되고, 관객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남아야 제가 멜레아강을 하든, 마흔이 돼서 가웨인을 하든 할 수 있겠죠. 언제 올라와도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저나 다영이가 추후에 <킹아더>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가웨인과 레이아라는 역할에서만큼은 저희가 기준점이 됐으면 좋겠어요.정다영 | 세상에, 저는 그런 생각 안 해요(웃음). 만약에 다른 역할을 한다면 귀네비어 시켜달라고 할 거예요. 그래도 제일 좋은 건 더 다양한 레이아를 보여주는 거지만요.이종찬 | 그만큼 모두들 보시기에 만족스러운 가웨인, 레이아였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는 뜻입니다.정다영 | 제가 나이가 더 들면, 아무래도 저의 레이아도 많이 달라지겠죠? 초연과 재연의 레이아가 조금 다른 것처럼요. 언젠가 몸을 이렇게 유연하게 못 쓰게 될 때가 오더라도 그때는 그때만의 또 다른 레이아가 될 수 있을 거예요. 3연도, 4연도 계속 하고 싶다는 얘기예요(웃음).Q. 마지막으로 ‘서울자치신문’ 독자분들에게 <킹아더>를 영업해주세요.정다영 | 화려한 퍼포먼스와 볼거리가 많은 극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결국 <킹아더>가 말하는 건 선택과 삶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내 삶에 대해 한 번 더 돌아보게 되는, 그런 작품으로 여러분께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처음 보셨을 때는 조명도 화려하고 춤도 많고, 볼거리가 많아서 즐거워하시다가 나중에 ‘아더가 했던 이 대사가 마음에 와 닿네.’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요? 그런 질문을 많이 던져주는 작품이 되었음 좋겠어요.이종찬 | <킹아더>는 굉장히 많은 장르적 재미를 갖고 있는 뮤지컬이에요. 다영이가 말한 것처럼 숭고한 인간의 선택을 이야기하는 만큼 대사에는 묵직함이 있고, 넘버와 퍼포먼스, 볼거리가 훌륭하고 그 안에 사랑, 로맨스도 있고요. 아더 왕 전설 속에 다양한 장르를 녹여낸 작품이라 보시고 나서 분명히 즐거움과 감동, 스트레스 해소까지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05-10 15:35

<킹아더>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에는 뭔가 오묘한 극이다. 고전 중의 고전인 아더왕 전설을 토대로 하고 있지만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와는 확연히 다른, 프랑스 뮤지컬로 분류되는 작품들의 특징을 토대 삼아 그 위에 다양한 퍼포먼스와 중독적인 넘버를 ‘끼얹었다’. 트렌디함과 파격적인 맛이 고루 배어 있던 초연은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확실하게 ‘유니크’했고, 그때보다 조금 더 정제돼 돌아온 재연도 여전히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하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2019년 초연에 이어 이번 재연까지 나란히 함께 하고 있는 이종찬과 정다영 역시 <킹아더>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었다.※본 인터뷰에는 뮤지컬 <킹아더>의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다영 배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Q. 두 분 모두 초연에 이어 이번 재연까지 참여하게 됐는데, 두 분이 생각하는 <킹아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또, 참여한 배우로서 느끼는 초연과 재연의 변화가 있다면?이종찬 | 육안으로 봤을 때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변화라면 역시 무대가 아닐까요? 색감이나 무대 활용 방식, 세트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안무의 구도도 상당히 바뀌었어요. 2019년 초연 때 연출님과 안무 감독님이 만들었던 부분들도 수정된 게 많고요.정다영 | 스토리 부분도 다듬어진 것 같아요. 우리가 보여주고자 했던 <킹아더>라는 작품을 좀 더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거든요. 그리고 저나 (이)종찬 오빠 같은 경우에는, 각자 자신의 역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된 것도 있어요. 제 레이아도 초연에 비해서 더 레이아에 가까워졌다고 해야 할까요? 멀린 역을 맡고 있는 (지)혜근 오빠는 “3년 전에 비해서 ‘힘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저 스스로 레이아에 대한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초연 때는 ‘이게 정말 맞나, 내가 이렇게 표현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정말 많았거든요.이종찬 | 제가 개인적으로 (정)다영이한테 ‘이런 거 안 좋다’고 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게 뭐냐 하면, 자꾸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라는 수식어가 붙는 부분이에요. 수식어가 그렇게 붙으니까, 무대 위에서 다영이가 표현하는 레이아를 보면서 ‘역시 국가대표라 저렇게 할 수 있구나.’하고 생각하실까봐 조금 속상한 거죠. 다영이가 리듬체조를 했기 때문에 이런 안무를 할 수 있는 건 맞지만, 지금 뮤지컬 배우로서 연기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또 연구도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건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정다영이 아니라 ‘뮤지컬 배우’ 정다영으로서 하고 있는 거니까, 그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봐주시면 좋겠어요.정다영 | 저에게는 굉장히 고마운 말이에요. 레이아 안무는 기본적으로 제가 짜는 건데, 종찬 오빠 말처럼 제가 할 수 있는 동작들을 기술적으로 생각해서 안무를 짠 게 아니라 이 장면에서 어떻게 표현을 해야 더 절망적으로 보일까, 또 모르간의 감정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을까 하는 부분들을 배우로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고민하면서 짠 거거든요. 대본을 읽고 그 부분을 스스로 글로 써 보고, 그걸 보면서 안무를 만들고 혼자 연습해왔던 걸 종찬 오빠가 이렇게 봐주고 있었다는 걸 알게 돼서 정말 기뻐요.Q. 지금 얘기를 들으면서도 느끼는 거지만, 아무래도 초연부터 같이 해왔고 또 같은 ‘원캐(원 캐스트)’인 만큼 서로 의지하는 마음이 있을 것 같아요.정다영 | 든든하죠. 저희 둘이 같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어요. 1막 후반부, 랜슬롯이 아더를 만나는 장면인데 나가기 전에 같이 심호흡 한 번 하고, 종찬 오빠가 ‘가자’ 그러고 들어가거든요. 그런 사소한 부분들 하나하나가 굉장히 힘이 돼요. 무대에서 서로 눈 마주치고, 고개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느낌이죠.이종찬 | 다영이랑 제가 초연을 했기 때문에 끈끈하다기보다는, 정말 감사하게도 저희 둘이 주연들과 가장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앙상블이에요. 저도 그렇지만 다영이 같은 경우도, 2019년 초연 때는 너무 어리기도 하고 또 주연들과 어울려서 연기하는 부분이 처음이다 보니까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배우장을 하게 돼서 형, 누나들이랑 장면에 대해 얘기할 때 다영이도 함께 하면서 주연과 앙상블 사이에서 소통이 조금 더 원활해진 것 같아요.정다영 | 초연 때는 제가 언니, 오빠들을 좀 어려워했던 것 같아요(웃음). 인사할 때도 긴장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조금 언니, 오빠들이 마냥 좋고 정말 재미있어서 애교도 부리고 땡깡도 피우고 그래요. 또 앙상블 맏언니인 (김)서노 언니가 저를 정말 예뻐해 주셔서 안무 짜고 연습하기 편하게 챙겨줬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늘 감사하죠.▲ 이종찬 배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Q. 이렇게 좋은 분위기 속에서 공연도 순항 중인데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공연 중에서 혹시 기억에 남는 해프닝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이종찬 | 초연 얘기를 잠깐 할게요. 그때 총첫공에서 엑스칼리버가 분해됐던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발 그러지 마라,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언제였더라? 멜레아강이 백형훈 배우일 때였는데, 아더와 싸운 뒤 기사 작위를 내리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데 그때 엑스칼리버의 칼자루 끝부분(폼멜)이 빠져서 툭 떨어지더라고요. ‘이게 징크스인가, 초반에 검이 참사가 나야 잘 되는 건가?’ 싶었죠(웃음). 아, 그리고 어제(4월 28일) 에피소드가 하나 더 생겼어요. 멜레아강이 죽는 장면에서 원래 배우가 신호를 주면 음향 효과가 나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검을 찌르기도 전에 소리가 먼저 나와버린 거예요. 조명도 단독으로 받고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다행히 (김)찬호 형이 신의 힘에 이끌려 죽은 것마냥 명 연기를 펼쳐서 잘 마무리해주셨죠(웃음).정다영 | 전 연습 때 일이 기억나요. 테크리허설 할 때였는데, 랜슬롯이 ‘깨어나’ 넘버를 부를 때 제가 등장해서 랜슬롯이 볼 수 있게 단검을 놓고 가는 장면이 있어요. 거기 핀 조명이 딱 들어오거든요? 그런데 연습할 때 단검이 아니라 제가 그 조명에 쏙 들어간 거예요. 조명 비추니까, 제가 거기에 들어가야 하는 줄 알고(웃음). 그래도 초연 때만큼 사건사고는 없었던 거 같아요. 초연 때는 슈즈가 나가기도 하고, 무대에서 코피도 흘렸는 걸요. 그런데 저는 그게 코피인줄 몰랐어요. 콧물이 흐르나 보다 했죠. 그날 같이 공연하던 언니, 오빠들이랑 관객 분들이 저보다 더 놀라셨던 것 같아요.이종찬 | 그때 제가 레이아랑 마주 보는 장면이었는데, 코피를 흘리면서도 웃으면서 제 쪽으로 걸어오는 거예요. ‘이야, 프로다.’ 그렇게 생각했죠.Q. 그렇다면 두 분이 <킹아더>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와 장면은 어떤 건가요?이종찬 | 저는 무조건 제가 나오는 거요(웃음). 음, 어디 보자. 1막 엔딩 ‘다시 일어나리라’? 그 장면에서 아마 제가 제일 춤을 잘 출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에(웃음). 일단 넘버, 춤, 연기 모두가 각 캐릭터에 맞게끔 어우러져서, 캐릭터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면이거든요. 원탁의 기사들과 랜슬롯, 아더까지 해서 모두와 함께 춤추는 장면이라 제일 재미있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은 멜레아강의 엔딩이고요. 사실 2019년 초연과 달라진 부분이 있는데, 멜레아강의 의지로 선택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저희 나름대로 연출님, 또 무술 감독 맡은 정성재 배우와 함께 이런저런 디테일을 생각해서 넣었거든요. 아더와 어떻게 대비되는지 찾아보시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웃음).정다영 | 좋아하는 넘버는 많은데, 그 중에서도 ‘약속해’ 넘버의 가사가 늘 좋았어요. 내가 한 약속을 지키고 싶은 마음, 운명에 대한 얘기들이라서 좋고 또 그 뒤에 바로 ‘우리를 구하소서’로 연결되는데 그것도 굉장히 좋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다시 일어나리라’ 넘버고, ‘깨어나’도 신나서 정말 좋아요! 아… 하나만 못 고르겠어요, 어쩌죠?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05-10 15:34

알앤디웍스가 2019년 처음 선보였던 프랑스 뮤지컬 <킹아더>가 3년 만에 돌아왔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작품의 베이스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수백 년 동안 문학과 영화, 뮤지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수 없이 재창조되며 사랑 받아 온 영국의 ‘아더왕 전설’이다. 그리고 뮤지컬 <킹아더>는 원전의 형태를 찾아보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천변만화한 전설의 수많은 갈래 중에서도 프랑스에서 2015년 초연된 <아더왕의 전설(La legende du roi Arthur)>을 원작으로 삼았다.운명이 선택한 왕 아더(송원근, 고훈정, 이충주)를 중심으로 그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모르간(정영주, 최현주, 홍륜희)과 멜레아강(김찬호, 백형훈, 김진욱), 그리고 비극적인 삼각관계의 주인공 귀네비어(린지, 이지수, 이지연)와 랜슬롯(임병근, 이승헌, 노윤), 아더를 돕는 마법사 멀린(김태한, 지혜근)까지 캐스팅 역시 면면이 화려하다.그러나 인터미션 포함, 2시간 반 가까이 진행되는 극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주연들 못지 않게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또 다른 인물들이 있다. 바로 주인공 아더의 옆을 지키는 충직한 기사 가웨인(이종찬)과 감탄을 금할 수 없는 안무를 선보이는 모르간의 심복 레이아(정다영)다. <킹아더> 최고의 신 스틸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두 사람이 ‘서울자치신문’과 만나 나눈 뜨거운 ‘<킹아더> 토크’를 공개한다.▲ 이종찬 배우와 정다영 배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Q. 뮤지컬 <킹아더>의 신 스틸러인 두 분입니다. 각자 자기 소개와 맡은 역할을 소개해주세요.정다영 | 전(前)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뮤지컬 배우 정다영입니다. <킹아더>에서 모르간의 충복인 레이아 역을 맡고 있는데요. 제가 맡은 레이아는 모르간으로부터 탄생하게 된, 영향을 굉장히 많은 받은 아이라고 할까요? 재연에서 조금 더 모르간에 가까워진 듯한 부분이 ‘불쌍한 아이’라는 넘버에서 잘 드러나는데요. 2019년 초연 때는 그 장면에서 그냥 레이아로서 연기와 안무를 했는데 이번 재연 때는 어린 모르간을 표현하게 바뀌었어요. 그러면서 모르간의 어린 시절 아픔을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이종찬 | 뮤지컬 배우 9년차 이종찬이고, <킹아더>에서 가웨인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초연 때는 제가 캐스팅 보드에 따로 배역 없이 앙상블로 올라갔었는데, 이번 재연에서 드디어 캐스팅 보드에 배역 명과 함께 이름이 올라가서요. 가웨인으로서 더 막중한 역할을 부여 받고 재연에 참여하게 된 그런 느낌입니다(웃음). 제가 맡은 가웨인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사실 아더왕 전설이 여러 가지 버전이 많잖아요. 전해져 오는 내용 중에서 가장 임팩트 있는 캐릭터와 재미있는 관계를 축약해서 만든 작품이 <킹아더>라고 생각하고, 그러다 보니 가웨인이라는 캐릭터도 우서 왕 때부터 왕을 보필하던 최측근 호위무사라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가져가고 있어요. tmi지만(웃음), 제가 논산훈련소 조교 출신이거든요. (오루피나)연출님이 조교 출신 특유의 각 잡힌 모습이나 제식 훈련 받은 군인 같은 딱딱한 모습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Q. 많은 분들이 <킹 아더>의 신 스틸러로 두 분을 첫 손에 꼽습니다. 가웨인과 레이아의 어떤 점이 관객들에게 사랑 받는 걸까요?이종찬 | <킹아더>는 대서사극인데도 사실 공연 자체에 나오는 배우가 많지는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아더 옆에 있는 사람 한 명 한 명이 잘 보일 수밖에 없고, 가웨인은 그 중에서도 멀린과 함께 아더의 최측근으로 나오기 때문에 자연히 관객들의 눈에 보이는 게 아닐까요?정다영 | 맞아요, 아더 옆에 가웨인이 있다면 모르간 옆에는 레이아가 있고요. 조금 특별한 게 있다면 레이아의 경우에는 모르간과 저의 서사를 대사 없이 몸으로 표현해서 보여주는 역할이다 보니까 더 인상 깊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이종찬 | 프랑스 버전(원작) 영상이 유튜브에 있어서 찾아봤는데, 거기서는 레이아가 훨씬 연기적인 부분을 많이 하고, 대사도 많더라고요. 아마 원작을 찾아보고 <킹아더>를 보러 오신 분들이라면 프랑스의 레이아와 전혀 다른 색깔로 표현해내고 있는 (정)다영이가 눈에 띄지 않으셨을까요?정다영 | 초연 때는 레이아의 대사가 없다는 게 굉장히 아쉬웠거든요. 목소리가 없다는 게.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여러 표현으로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어서 무척 좋은 것 같아요. 지금 행복하게 하고 있어요.Q. 그렇다면 두 분이 생각하시는 ‘내 캐릭터의 가장 매력적인 순간’은 언제인가요?이종찬 | 저는 제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서 신 스틸러라고 생각해요. 매 순간 매력적입니다. 그러니까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저를 보러 공연에 와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사실 주연들이 서사를 풀어가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요. 하지만 만약, 앙상블로 무대 어딘가에 나와 있는 저를 못 찾으셨다면 다시 한번 보러 와주셔서 찾아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할까요. 그래도 굳이 한 장면을 꼽아보자면 극의 마지막 장면이 되겠네요. 극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인 ‘아더의 연설’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신호를 제가 하거든요. 아더 왕에 대한 충성심, 그러나 법과 규칙은 반드시 지키는 FM적인 면모, 가웨인으로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대사 등이 그 장면에 다 밀집돼 있는 것 같아요.정다영 | 저는 역시 ‘레이아쇼’예요. 첫 등장하는 장면이기도 하고. 저를 보여줄 수 있는 그 장면이 정말 좋고요. 그 중에서도 가면을 쓴 채 휙 돈 다음에 가면을 벗고 모르간을 소개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 동작을 무척 좋아해요. 하나만 더 꼽아보자면 귀네비어에게 편지를 전해주는 장면도 좋아요. 그 순간, 레이아의 이중적인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 중이에요(웃음).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05-10 15:33

도봉구 창1동 주민센터 개청 테이프커팅식도봉구(구청장 이동진) 창1동주민센터(동장 최승렬)가 2022년 4월 14일 신축공사를 마치고 개청했다.기존 창1동 주민센터는 준공 후 27년이 지나 노후화로 주민들의 불편이 많았다. 특히 엘리베이터가 없어 어르신이나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분들의 이용이 어려웠고, 협소한 규모로 인해 주민 공간도 부족했다.도봉구는 이에 2018년 신축 계획을 수립하고, 68억여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6층, 연면적 1,843㎡의 규모로 창1동 주민센터를 신축했다.시설 내부는 ▲지하 2층 발전기실, 창고 ▲지하 1층 주차장 ▲1층 민원실(행정민원팀, 통합복지팀) ▲2층 동장실, 자치마을팀, 동대본부 ▲3층 창1동 공립작은도서관, 주민자치회 사무실, 교양강좌실 ▲4층 대강당 ▲5층 마을활력소, 동아리방, 방송실 ▲6층 공유주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이날 개청식에서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동 주민센터는 과거 행정업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문화와 복지가 어우러지는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창1동 주민센터도 남녀노소,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04-20 01:32

2021 선농대제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2022년 선농대제’가 23일 열린다.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가 주최하고 동대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이번 선농대제는 제례행렬과 설렁탕 나눔 행사 등 부대행사 등은 진행되지 않고 제례봉행만 선농단에서 열린다.선농대제 보존위원회의 주관으로 진행되는 제례봉행은 23일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며, 전폐례·초헌례·아헌례·종헌례·분헌례·음복례·망요례 등의 절차가 차례로 이어진다.선농대제는 조선 시대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임금이 직접 선농단에서 농사의 신인 신농 씨와 곡식의 신인 후직 씨에게 제사를 올리던 의례다. 일제강점기 때 중단됐으나 1979년 주민들이 결성한 선농단보존회를 중심으로 의례가 복원돼 매년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동대문구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 함께 매년 선농대제를 개최하고 있다”며 “올해는 제례봉행만 진행되어 아쉽지만, 내년에는 많은 주민들이 함께 설렁탕도 나눠먹고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04-20 01:30

불법촬영 시민감시단이 화장실 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서울 마포구는 민간 개방 화장실 등에서의 불법촬영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불법촬영기기 탐지장비 무료 대여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지난해 서울시 범죄통계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는 1800건으로 전년 대비 약 21%나 증가했으며, 서울시에 거주하는 여성 중 약 91%는 “외부 화장실 이용 시 불법촬영을 걱정한 경험이 있다”라고 밝혔다.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불법촬영 범죄를 근절하고 시민들이 외부 화장실을 이용하며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전파 탐지기’와 ‘카메라 렌즈 탐지기’로 구성된 불법촬영기기 탐지장비 세트를 대여한다.이에 따라 마포구에 소재한 학교 등의 공공기관과 식당·숙박업소 등 민간 화장실의 소유자나 관리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장비를 대여할 수 있게 됐다.대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신분증과 사업자등록증을 지참하여 마포구청 11층 여성가족과에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대여 기간은 주말 포함 5일이며, 횟수는 제한 없다.이외에도 구는 ‘불법촬영 시민감시단’을 운영해 유흥가 주변이나 이용 빈도가 높은 특별점검 관리 대상 화장실 내 불법촬영기기를 단속하고, 불법촬영 예방 인식개선 캠페인 등의 활동을 펼치는 등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뉴스 | 김희선 객원기자 | 2022-04-20 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