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사 주차공간, '의원'석 선점 특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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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사 주차공간, '의원'석 선점 특혜 논란
  • 동대문신문
  • 승인 2018.04.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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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차량' 위장으로 구청 찾는 민원인들 기만
구청 지하 2층 주차장에는 의회로 바로 가기 편한 명당 주차석이 '행사차량주차' 표지판으로 자리를 보호하고 있다.

구청에 차를 갖고 찾는 민원인들은 구청 주차장이 대부분 만석이라 실제 주차선이 그어져 있는 공간이 아닌 벽쪽으로 주차를 하기도 하고, 이마저도 없으면 구청 후정 밖에 불법주차를 했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지난 2000년 새롭게 건립한 구청사는 20여 년이 지난 현재 매일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출퇴근을 자가용으로 하는 구청 직원들은 구청 지하 주차장이 아닌 인근 홈플러스 주차장이나 사설 주차장에 유료로 주차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청 주차장 주차난에도 항상 여유로운 장소가 있다. 그 장소는 바로 구의회 엘리베이터 부근 지하2층이다. 이곳은 언제든지 구의원이 차를 주차하기 쉽도록 '행사차량주차'라는 주차 방지 기둥을 세워두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본지가 취재를 간 19일에는 구청 지하1~2층 선이 그어져 있는 주차공간은 모두 주차돼 있었고, 주차선이 그어져 있지 않은 곳까지 주차가 돼 있었다. 그러나 '의원'들만 주차하려는 주차공간에는 '행사차량주차' 주차 방지 기둥으로 보호 받고 있었다. 특히 의장 전용 행정차량인 번호판 27우 4001 제네시스 차량은 대형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이동이 편리한 경차전용 공간에 주차돼 있었으며, 이날 주차 방지 기둥으로 주차 명당을 보호 받고 있던 주차 면수는 12곳이었다.

이에 본지는 구의회 사무국에 문의한 결과 "의회가 열리는 날 외에는 그렇게 많이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않을텐데…"라며 말을 흐렸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금은 선거철이라 의원들 대부분이 선거 준비로 의회에 잘 나오지도 않는다. 몇 대만 댈 수 있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의회는 조례에도 없는 의원 전용 주차공간을 만드느라 '행사차량주차'라는 주차 방지 기둥을 설치하고 있다. 이는 구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구청을 자주 방문한다는 한 주민은 "구청 주차장은 항상 만차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로 주차장 여유가 없어서이겠지만 이곳을 오면 '행사차량주차'라고 항상 비워져 있어 잠깐이라는 생각으로 몰래 주차하고 싶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실제로 행사차량주차장이 아닌 의원들을 위해 마련해 둔 자리하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쁘다. 기만당한 느낌이고, 의원들이 뭐가 대단하길래 잘 오지도 않는 구의회(구청)에 주차장 자리까지 확보해 주는지 모르겠다"며 "구의원이 무슨 특권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좋은 자리에 주차를 하고 싶으면 일찍 출근해서 자리를 잡던지 왜 다른 사람은 주차하지 못하게 마치 구청 주차장이 자기 것처럼 행동하는지 모르겠다"고 화를 냈다.

또한 구청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어린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일 차를 갖고 출·퇴근을 하는 직원들이 있다. 이들은 되도록 구청을 찾는 민원인들이 구청 주차장을 사용하게 하기 위해 외부에 주차비를 지불하고 주차를 한다. 그런데 지하2층에 의원 전용 공간이 항상 비워져 있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구의회 관계자는 "의원님들이 의회가 열리는 시간에 차를 갖고 오시면 주차를 못하셔서 회의에 늦고 때로는 진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의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지금처럼 많이 비워두지 않게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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