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드] ‘웨스턴 스토리’ 김대종, “공연 볼 때만이라도, 편안하게 웃게 해드릴게요.”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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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보드] ‘웨스턴 스토리’ 김대종, “공연 볼 때만이라도, 편안하게 웃게 해드릴게요.”②
  • 김희선 객원기자
  • 승인 2022.04.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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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김대종 배우가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 지난 12일 김대종 배우가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배우가 직접 말하길, ‘무대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다 하고 있는’ 뮤지컬이 있다. 금기도 깨고, 제4의 벽도 깨고, 이것저것 많은 것을 깨고 있지만 결코 무례하거나 불쾌하지 않다. 유쾌한 스토리와 순도 높은 웃음으로 오는 5월 22일 막공까지 순항을 예고하고 있는 <웨스턴 스토리>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앞뒤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편안한 뮤지컬. ‘조니 링고’ 역의 김대종 배우가 말하는 <웨스턴 스토리>의 매력이다.

Q ‘조니 링고를 연기하는 잭 마쉬를 연기해야 하는’ 만큼, (조니 링고는 실제로 등장하지 않지만) 두 인물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셨을 것 같아요. 김대종 배우님이 생각하시는 조니 링고/잭 마쉬라는 인물은 어떤가요?

사실 공연 시점상 제가 등장할 때쯤 되면 조니 링고가 가짜라는 걸 다 알고 계시잖아요. 그래서조니 링고보다는 잭 마쉬에 좀 더 집중하게 되죠. 사실 잭 마쉬는 착한 사람이고, 다른 캐릭터들과는 목표가 정반대인 편인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케이트(조세핀)가 그러잖아요, ‘살고 싶으면 어떻게든 조니 링고를 연기해내라’고. 저는 잭 마쉬의 모든 목표가 바로 ‘생존’ 여기에 꽂혀 있는 것 같아요.

Q. 같은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원종환 배우님, 최호중 배우님의 조니 링고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조니 링고들끼리는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도 궁금하고요.

저희는 연습 때부터 지금까지 늘 똑같았어요. 1막 연습한다고 하면 안 나오거나 나와도 가만히 앉아있다가 집에 가고 하니까요(웃음). 그러면 이제 저희끼리 ‘이 부분에서 이러면 웃기겠다, 저러면 재미있을 것 같다.’ 이런 얘기들을 나누는 거죠. 그렇게 해서 만들어가다 보니, 대본에 있는 것보다 실제 대사 양이 훨씬 많아졌어요. 빌리 치료 장면만 해도, 사실 대본에는 ‘조니가 빌리를 치료한다’ 이렇게만 쓰여 있어요. 그런데 연습하면서 이것저것 가져오라고 하고, 웃기고 재미있어서 그런 식으로 고정된 부분들이 많아요.

조니 링고들끼리 서로 단발 가지고 서로 웃기다고 놀리기는 하거든요. 그런데 다들 자기가 제일 괜찮다고 해요. 망막에 무슨 보정 어플이라도 깔았는지(웃음). 개인적으로는 셋 중 가장 ‘또라이’ 같은 조니가 (최)호중이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진지하고, 단발 비주얼은 의외로 청순하거든요. 좀 밥맛 떨어질 정도로 청순한(웃음). 또 고전적인 메소드 연기를 하는 옛날 연극 선배님들 느낌도 좀 나고요. (원)종환이 형은 거의 방울뱀 그 자체죠. 뱀에서 인간화할 생각이 없는 것 같던데요. 그 형은 이제 진짜 돈 내고 공연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거의 방울뱀 하려고 극장 나오는 사람 같아요(웃음). 원래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고요. 저요? 가발 쓰고 처음 제 모습 봤을 때 좀 웃기다기보다는 무섭던데요(웃음). 아, 저랑 종환이 형은 가발 쓴 비주얼부터 옛날 무한도전 느낌이 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현상금 3인방 같은 경우, 조세핀이나 와이어트 모두 서로 같이 극을 많이 해봤던 배우들이라 굉장히 편해요. 그러다 보니 뭘 던져도 서로 잘 받아주고, 메타적인 드립도 계속 나오고요. 그런 드립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메타적으로 할 얘기가 많다는 뜻이죠. 실제 관계가 많이 반영이 되다 보니까 극 중 관계성에서도 재미있게 어우러져 나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빌리들이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제인들도 그렇고, 그동안 코미디를 주로 안 해봤던 배우들이 많잖아요. 조세핀 역의 (이)정화만 해도 그렇고. 이런 제대로 된 코미디가 처음이다 보니까 곤란해하고 이렇게 하는 게 사실적인 부분에서 맞는지, 고민하고 그러는 과정들이 있었어요. 대본 가지고 회의하고 리딩하고, 스터디 계속 하면서도 이렇게 해도 되나, 이렇게 해서 안 되는 게 어디 있나, 이런 부분들을 맞춰가다가 어느 순간 그 친구들이 자신을 내려놓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빌드업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참 재미있었어요. 이제는 웃음에 몸을 내맡기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파도를 탔죠. 본인들도 즐기는 것 같아요.

▲ 지난 12일 김대종 배우가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 지난 12일 김대종 배우가 서울자치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Q. 이건 극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인데요, 굉장히 직관적인 별명으로 유명하시잖아요. 다이아몬드 살롱 식구들에게 그런 식으로 별명을 지어주신다면?

제 별명이요? 아, ‘빅벨’ 말씀하시는 거죠?(웃음). 글쎄요. 스트롱휴먼? 어때요? 아니면 김애프터.(웃음).

Q. 마지막으로 ‘서울자치신문’ 독자분들에게 다이아몬드 살롱을 영업해주세요.

각 작품들마다 시의적절하게 들어맞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이 작품 전에 <프랑켄슈타인>을 했잖아요. 정말 좋은 공연이고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신 공연인데, 그 공연을 할 때 (이)희정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요즘 같은 시국에 <프랑켄슈타인>을 보고 관객분들이 어느 부분에 공감을 하실까 생각을 해봤는데, 혼자가 된다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이야기요. 그런 것처럼, <웨스턴 스토리>는 이 답답한 시기에 지금 이 공연을 볼 때만이라도 우리를 웃게 해주는 편안한 극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어요. 공연 중에 ‘모두 다 가짜야’ 이런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 가짜라는 게, 사실은 뭔가를 털어버리는 말이 될 수도 있고 내가 힘들거나 감정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것들을 다 가짜라고 해버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자신을 좀 가볍게 해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적어도 저희 공연을 보실 때만이라도 원래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그런 걸 따지지 않고 ‘모두 다 가짜니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저질러버려!’ 이런 마음으로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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