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터칭 더 보이드(Touching the Void)’ “이 모든 건, 우리가 내려 올 수 있을 때 가능한 얘기죠. 올라갔다면 내려와야 해요,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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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터칭 더 보이드(Touching the Void)’ “이 모든 건, 우리가 내려 올 수 있을 때 가능한 얘기죠. 올라갔다면 내려와야 해요, 반드시.”
  • 김정민 기자
  • 승인 2022.07.24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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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9 세번째 작품 '터칭 더 보이드' 프레스콜

연극열전의 세 번째 작품 터칭 더 보이드가 지난 8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막을 올렸다.

연극 터칭 더 보이드1985, 아무도 등반하지 않은 페루 안데스 산맥 시울라 그란데의 서쪽 빙벽을 알파인 스타일로 등정한 영국인 산악가 조 심슨(Joe Simpson)과 사이먼 예이츠(Simon Yates)의 생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동명의 회고록과 다큐멘터리로 영화화됐으며 연극으로는 2018년 영국에서 초연돼 무대 위에서 불가능한 것은 없음을 증명한 공연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장르를 뛰어넘는 실화의 묵직한 감동을 입증했다.

공연사진 _등반계획 장면_김선호, 정환(사진제공=연극열전)
공연사진 _등반계획 장면_김선호, 정환(사진제공=연극열전)

2022년 한국 초연에서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무대에서는 좀처럼 소개되지 않았던 산악 조난상황을, 몰입형 음향 기술(구현하고자 하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리 자극을 정교화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해 청자가 있는 공간에 실제와 가깝게 구현해 냄으로써 청자가 마치 그 공간이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기술)을 포함한 관객의 오감과 상상력을 일깨우는 무대만의 언어로 시공간의 제약을 뚫고 무대에 펼쳐냈다. 산이 내는 절대 고독의 언어 공허(void)’가 극장을 감싸고, 스코틀랜드의 펍에서 영국 국립공원의 거대한 바위 벽으로 그리고 페루의 설산 한 가운데로 순식간에 관객을 이동시키는 마법 같은 순간들은 역설적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연 예술이기에 가능한 생생한 전율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공연사진 _시울라 그란데 등반 중 부상 장면_김선호. (사진제공=연극열전)
공연사진 _시울라 그란데 등반 중 부상 장면_김선호. (사진제공=연극열전)

연출은 현재 대한민국 공연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는 김동연이 맡아 인간을 향한 특유의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과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탁월한 연출력으로 엄혹한 대자연에 맞선 한 인간의 뜨거운 생의 투지를 담아냈다.

김동연 연출은 프레스콜을 통해 연출로서 도전이 많은 작품이었는데 대본을 읽고난 뒤 갖고 있는 의미와 내용과 대사들이 마음에 와닿는 게 진심으로 많이 있어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한테 꼭 들려주고 싶다라는 강한 의지를 갖게 됐다.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해 스태프들하고도 진짜 많이 고민했고 어떻게 밤에 조난당하는 꿈을 꿀 정도였다라고 밝혔다.

조난사고로 설산에 고립된 역은 연극 오만과 편견’, ‘킬 미 나우와 뮤지컬 곤 투모로우’, ‘미드나잇 : 액터뮤지션등에서 섬세한 감성과 풍부한 표현력으로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배우 신성민과 연극 얼음’, ‘메모리 인 드림’,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스타트업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력과 강한 존재감을 선보인 김선호, 연극 마우스피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 외쳐, 조선!’,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 드라마 로스쿨등을 통해 연기 잘하는 신인배우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한 이휘종이 참여했다.

김선호는 프레스콜에서 오래 전에 제안을 받았고 작품이 마음이 들었다""영화, 연극을 딱히 가려서 생각하지 않지만 연극은 관객과 주고받는 에너지가 느껴져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무대의 경사면을 연습실로 옮겨올 수가 없어 모두가 엎드려 연습하며 수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공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아이디어를 내고, 산악인분께 자문 받고, 연기 공부를 할 수 있는 매 순간이 소중했다"”라고 말했다.

조의 누나 새라역에는 연극 렁스’, ‘프라이드’, ‘킬 미 나우와 드라마 ‘VIP’ 등에서 배우 특유의 진정성과 따뜻함으로 작품 속 캐릭터 그 이상의 매력을 선보인 배우 이진희와 연극 분장실’, ‘와이프’, ‘프라이드와 드라마 비밀의 숲 2’ 등을 통해 정확한 캐릭터 분석으로 작품의 깊이를 더 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우 손지윤이 참여해 생사의 경계에 선 에게 삶의 투지를 일으킨다.

조와 함께 시울라 그란데를 등반한 사이먼역에는 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알앤제이’, ‘톡톡’, ‘킬 미 나우등에서 밀도 높은 감정 연기로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은 배우 오정택과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 ‘와이프등에서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정교하게 펼쳐낸 배우 정환이 함께해 딜레마에 빠진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시울라 그란데 원정 베이스 캠프 매니저 리처드역에는 연극 어나더 컨트리’, 뮤지컬 박열’, ‘배니싱등에서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며 관객들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는 배우 조훈과 연극 비클래스, 뮤지컬 은하철도의 밤등에서 신인답지 않은 연기로 주목할 만한 배우로 떠오른 정지우가 출연, 넘치는 에너지로 조와 사이먼의 긴박한 원정기를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연극 터칭 더 보이드78일부터 91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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