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세무서에서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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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세무서에서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을 만나다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 승인 2023.04.0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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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세무서장, 자비로 1층 민원봉사실 벽면에 작품 전시
겸재 정선 작품이 전시된 강서세무서 1층 로비
겸재 정선 작품이 전시된 강서세무서 1층 로비
최기영 강서세무서장(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과장들 ⓒ강서세무서
최기영 강서세무서장(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과장들 ⓒ강서세무서

 

강서세무서 1층 민원봉사실 옆 복도를 따라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연대표와 대표 작품들이 전시됐다. 인근 겸재정선미술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정선의 그림이 마곡의 세무서 유리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것에 다소 생경한 느낌도 든다. 

지난해 말 부임한 최기영 강서세무서장은 지난 2월27일, 자비를 들여 정선의 작품으로 1층 유리 벽면을 채웠다. 부서장들도 최 서장의 뜻에 동참해 비용을 보탰다. 

세무서 관계자에 따르면, 최 서장은 강서에서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평소 겸재정선미술관·허준박물관·양천향교 등 지역의 문화와 전통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세무서 환경 개선 방안으로 강서의 자랑인 겸재 정선의 작품을 민원인이 주로 오가는 민원봉사실 옆 벽면에 전시할 것을 직접 제안했다. 

작품 전시는 세무서 예산이 아닌 최 서장과 과장들의 찬조로 제작됐다. 강서문화원 및 겸재정선미술관의 디자인 시안 작업 등의 협조도 뒤따랐다. 

그 결과 세무서 1층에는 박철종 작가가 그린 <겸재 정선 진영>과 작품을 중심으로 한 정선의 일대기 소개를 시작으로, 정선의 최대 역작이자 비 개인 인왕산의 웅장한 모습을 담대하게 그려낸 우리나라 국보 <인왕제색도>, 금강산 실경을 보고 그린 정선의 대표 진경산수화인 국보 <금강전도>를 비롯해 현재의 약사사를 그려낸 <양천팔경첩> 중 <개화사도>와 궁산 소악루 일대 경치를 그린 <소악루도>까지 정선의 작품 10개가 전시됐다. 

겸재 정선(1676~1759)은 1740년(영조16) 12월부터 1745년(영조21) 1월까지 오늘날의 강서구 일대를 관할하던 양천현령(종5품)으로 부임했다. 정선의 진경산수화는 65세 무렵 원숙의 경지에 올랐는데, 이때가 바로 정선이 양천현령으로 근무하던 시기였다. 

정선은 양천현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병연과 시화를 교환하며 <경교명승첩(1740~1741)>이라는 기념비적인 역작을 남겼다. 양천현 및 한강의 풍광을 그린 <양천팔경첩(1742)>, <연강임술첩(1742)> 등의 명작도 이때 그렸다. 

양천현령은 지금의 강서구청장 격이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에 따라 강서구는 2009년 4월에 조선시대 양천현아(陽川懸衙)가 있던 궁산 아래에 겸재정선미술관을 개관, 정선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고 진경 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있다. 

강서세무서 관계자는 “겸재 정선의 작품 전시로 직원들과 내방 민원인의 정서 함양 고취 및 세무서의 품격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실제로도 전시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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