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시인.
성동문인협회 사무차장
시인.
성동문인협회 사무차장
햇살이 나뭇가지 사이로 쏟아진다.
고요를 헤집고 바람은 휭휭 소리를 내고
간간이 산새 소리만 오갈 뿐 숲은 고요하다.
발걸음 소리만 내 뒤를 따라올 뿐
멧돼지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팻말이 서 있다.
여기는 멧돼지 땅
발을 들여놓을까 말까 망설이다 그 길을 따라 오르니
움푹움푹 파인 황토밭에
멧돼지 두 마리 진흙탕에서 뒹굴고 있다.
지금은 멧돼지들 씻는 시간
우리는 살며시 가던 길 돌아섰다.
멧돼지가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대고
따라올 것만 같아 큰 나무 뒤에 몸을 숨겼다.
가시덤불이 와락 머리카락을 잡아챈다.
산을 내려오다 우리는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마을 입구에 와서도 심장은 두근거렸다.
산은 인간의 것으로 생각했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불청객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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