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이식 받은 간 다시 기증하고 떠난 강서구민 이건창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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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이식 받은 간 다시 기증하고 떠난 강서구민 이건창 씨
  • 강서양천신문사 강혜미 기자
  • 승인 2019.10.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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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삶 얻은 고마움에 본인·아내도 장기기증 희망등록
<사진-생전의 故 이건창 씨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6년 전 간을 기증받아 새로운 삶을 살다 뇌사에 빠진 60대가 이식 받았던 간을 다시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강서구민 이건창(62) 씨가 지난 1일 자신이 뇌사자로부터 기증 받았던 간을 재기증하고 영면에 들었다.

이 씨는 40대부터 간염으로 고생하다 2012년부터 급격히 건강이 나빠졌고, 2013년 9월 기적처럼 간을 이식 받아 새 삶을 살 수 있었다.

기증자에 대해 감사함을 잊지 않았던 그는 이듬해 아내와 함께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했다. 그는 “지금 내가 살아있는 이유도 누군가 나에게 기증을 해줬기에 가능한 일이고 나도 생명 나눔에 동참하고 싶어 기증희망 서약서를 작성했다”면서, 언젠가 같은 상황이 온다면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뜻을 가족들에게 종종 이야기해 왔다.

이건창 씨는 최근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올해 7월부터 혈액 투석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9월24일 집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뇌사상태에 빠지면서 회복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이 씨의 평소 바람대로 장기기증을 결심했고, 6년 전 받았던 간은 이식을 기다려 온 누군가에게 재이식됐다.

이 씨의 가족들은 “6년 전에 이식을 받지 못하면 죽는다는 말을 듣고 간절히 기도하던 순간을 겪었기에 누군가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른 누군가로부터 받은 장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가는 것이기에, 남편에게 기증해 주신 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받으신 분도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故 이건창 씨는 1957년 서울에서 4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나 차분하고 온순한 성격으로 가족들에게는 늘 따뜻한 아버지로 기억됐다.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해 레코드판 모으기가 취미였던 평범한 시민이었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기증은 누군가에게 대가 없이 주는 것이기에, 나 또한 받을 수도 있는 소중한 나눔”이라며 “이건창 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기증은 나를 살리기도 하고, 남도 살릴 수 있는 숭고한 나눔”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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