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신·문의 광진톡톡] 동네방네 골목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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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신·문의 광진톡톡] 동네방네 골목산책
  • 이윤규 기자
  • 승인 2023.09.25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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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네번째 골목이야기 [중랑천과 뚝방]

인간과 인간활동, 생활 장소의 상호작용이 활발할수록 도시 다양성이 높아지고 도시 활력이 강화된다.' -제인 제이콥스

열네번째 골목이야기는 지난 이야기에 이어 뚝방에서 중랑천으로 연결된 길 과 중랑천이야기 입니다.
뚝방길에서 중랑천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동부간선도로 지상으로 연결된 육교와 지하로 접근하는 길이 있습니다. 광진구에 접하는 구간은 다른 구에 비해 길이가 짧고 지하철역 3정거장 정도의 딱 걷기 좋은 곳입니다. 
긴고랑로에서 중랑천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길은 동곡삼거리 건너편에 있습니다. 동곡삼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다보면 좌측으로 중곡빗물펌프장의 회색 건축물이 있고, 횡단보도와 연계하여 첫 번째 출입구로 통하게 됩니다. 뚝방로에 들어서서 중랑천으로 접근하기 위해서 첫 번째에서 두 번째 출입구 방향으로 연결되어 있는 육교를 통한 길을 이용합니다. 이 육교는 동부간선도로 위를 횡단하고 있고,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 등을 위해 경사로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육교에 서면 반대편 동대문구 장안평 쪽과 중랑천을 따라 확 트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육교의 우측으로는 넓은 운동시설이 있고, 텃밭을 지나면 광진구 장미정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중랑천으로 접근하는 두 번째 길은 뚝방길 3번길과 4번길 양쪽에서 접근하는 지하보도가 있습니다. 이 길은 지하보도에서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이곳은 지하보도부터 벽화가 그려져 있어 삭막하지 않고 길에 흥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짧은 지하보도 구간이지만 벽화 외에도 다양한 그림 등을 전시하거나 음악이 흐르면 더욱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도 들고 가능하다면 벤치도 한두 군데 있으면 길을 가다 잠시 쉬어가는 구간 역할도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여름 우기에는 중랑천 범람도 잦아 관리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보니 쉽게 그런 시설물을 설치하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

뚝방길을 따라 장평교가 있는 쪽으로 가다 보면 중랑천으로 내려가는 길처럼 보이는 좁은 길이 하나 있습니다. 이 길은 멀리 돌아가는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장평교 아래로 통과하여 중랑구 방향의 뚝방길로 접근할 수 있도록 연결된  길입니다. 광진구와 중랑구 두 지역 간의 연결역할만 하는 구간이어서 그런지 안내표지판도 없고, 벽화 같은 장식도 없습니다. 
또한 왕래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쉬이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선입견의 문제도 있겠지만 관리가 되고 있는 느낌이 있는 길이라면 밝고 안전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중랑천으로 접근하는 또 다른 길인가 하고 호기심에 접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혼자서는 다시 걸어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광진구와 중랑구를 연결하는 역할도 하는 작은 길이지만 좀 더 세심한 배려로 밝은 이미지의 길로 개선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3년 6월 광진구에서 중곡빗물펌프장을 활용한 새로운 계획이 선정되었습니다. '중랑천 우리동네 수변 예술놀이터 조성사업 제안공모'를 통해 새로운 수변 예술 놀이터로서의 랜드마크적인 공간으로 조성하는 계획안이라고 합니다. 2024년 1월에 착공 예정이라고 하니 중랑천과 뚝방 접근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 기대됩니다. 
 선정된 계획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빗물펌프장 옥상에 증축되는 시설물로서, 기존 건축물이 가진 이미지에서 새로운 공공의 프로그램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진입 경사로와 전망대의 요소를 통해 인지성을 높이고 사람을 끌어들이는 요소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이후 및 편의시설 확보까지 적극적으로 고려되었다고 합니다.

 

이안 벤틀리(Ian Bently)의 ‘반응하는 환경’에서 '활력을 기존의 안정적인 장소에 다른 기능이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영향을 끼쳐 다양성을 높이는 특성'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다양한 기능이 적응할 수 있는 장소는 단일 고정  기능을 제한적으로 수행하는 장소보다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고 합니다. 빗물펌프장의 변화로 광진 구민들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여 중랑천변이 더욱 활력이 넘치는 곳이 될 것이라 기대됩니다. 
 도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왕성한 생명력이 끊임없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사람들에게 인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장소가 많을수록 활력이 넘치는 곳이 되고, 이로써 살고 싶은 곳, 가고 싶은 곳이 되는 것입니다.  
 중랑천을 걷다 보면 건너편 장안평쪽으로 연결되는 징검다리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에도 건너고, 양쪽 중랑천변을 이용하기 위해서도 건너고 있습니다. 육교와 지하도와는 다른 어릴 적 개울물을 건너던 추억을 상기시키는 모습입니다. 수변 식물과 중랑천변으로 보이는 도시의 풍경, 아파트 등이 징검다리 앞에서는 멋진 그림이 됩니다. 도시에 많은 길들이 있지만 이 길은 두 지역을 연결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동심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관리나 설치의 어려움을 배제하면 곳곳에 더 많은 징검다리가 생기면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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