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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상식, 총명탕
이대희 원장유림한의원

한의원 점심시간에 근처 볼일이 있어 나왔다가 하교하는 중·고등학생들을 보았다. 기말고사 기간이라 시험치고 일찍 마친 학생들이 삼삼오오 지나가고 있는 것을 보니 며칠 전 아내와의 대화가 생각났다.

아이가 평소 보이던 환한 웃음과 까불까불 병아리처럼 귀엽던 모습은 사라지고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이 영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아이의 표정이 그날따라 시무룩해 보여 밥을 챙겨주며 계속 눈치를 보다가 결국 왜 그러냐 물어보기 시작했고, 뭐 수업이 어려웠냐… 숙제가 덜 됐냐… 친구랑 사이가 안좋았냐… 수행평가가 뜻대로 안 되냐… 짝이랑 싸웠냐 등 꼬치꼬치 묻게 되고, 결국 시무룩하게 있던 아이가 참다 참다 버럭 화를 냈다고 한다. “아무일도 없다고요~ 그냥 말하는게 귀찮은데 엄마가 계속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면 어떻게 하냐고요. 아무런 일도 없는데…”라고 해서 겸연쩍었다고 했다.

물론 평소 아이에 소홀했던 부모라면 좀 더 자세히 물을 수도 있고 또 불편한 모습이 반복해서 보인다면 꼼꼼히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지만, 평소 충분한 관심을 주고 있다면 아이의 불편한 기색을 하루 정도는 그냥 넘기는 것도 어떨까 싶다.

이렇듯 예민하고 피곤해져 있는 학생들의 기말고사 전후로는 총명탕을 기본으로 학생 보약과 성장을 위한 처방이 많은 요즘이다.

 

동의보감 정신(神) 파트의 건망(健忘)이라는 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내경에서는 “혈은 하초에서 어울리고 기는 상초에서 어울리니 어지러워져 잘 잊게 된다”고 하였다. ○단계는 “건망증은 정신이 부족해서 되는 것이 많고 또한 담이 있는 것이다”고 하였다. ○건망증은 갑자기 한 일을 잊어버리고 애써 생각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다. 심경과 비경 두 경락에서 생기는 것으로 심과 비는 생각을 주관하는 장기로서 생각이 많아지게 되면 심이 상하게 돼서 혈이 소모되고 흩어지게 되며 정신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게 되고, 비가 상하게 되면 위기가 쇠약해지고 피곤해져서 생각이 더욱 깊어지게 된다. 이 두 가지가 사람으로 하여금 갑자기 잊게 만든다. 치료하는 방법은 반드시 먼저 심혈을 기르고 비토를 잘 돌봐서 정신을 안정시키는 약으로 치료를 해야한다. 또한 조용한 거처와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고 육음과 칠정을 멀리하게 해야하니 이렇게 하면 점차 낫게 된다.<의감> ○건망증에는 가미복령탕, 총명탕, 귀비탕.....을 복용한다.<제방> (○內經曰 血幷於下 氣幷於上 亂而喜忘. ○丹溪曰 健忘之證 精神短少者多 亦有痰者. ○健忘者 陟然而忘其事 盡心力思量不來也. 主心脾二經 盖心之官則思 脾之官亦主思 此由思慮過多 心傷則血耗散 神不守舍. 脾傷則胃氣衰憊 而慮愈深. 二者皆令人事卒然而忘也. 治法 必先養其心血 理其脾土 以凝神定智之劑調理之 亦當以幽閑之處 安樂之中 使其絶於憂慮 遠其六淫七情 如此則日漸以安矣.<醫鑑> ○健忘宜服加味茯苓湯, 聰明湯, 歸脾湯……<諸方>)

 

위에 언급된 총명탕을 기본으로 해서 학생 각각의 장부허실에 맞춰 다른 처방과 합방을 하거나 가감을 해서 처방을 하게 된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나 역시 아이의 공부나 성장을 대신해 줄 수 없으니 이렇듯 체력 보강이나 다른 부분에서 보조를 해주는 것이다.

아이의 모습에 심란해 있을 무렵 본 ‘엄마의 무의식이 아이를 키운다-엄마 심리수업(윤우상 저)’에서 “아이가 엄마가 속상해 할까 봐서 겉으로만 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아이가 속으로 병들게 하는게 아닐까”라는 내용을 보았다.

요즘은 많은 형제자매들이 있기보다는 한 집에 한둘인 경우가 대부분 이다보니 지나친 관심과 과도한 학업에 대한 등 떠밀기로 피로해져 있을 아이들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학원에 간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그렇게 별로 신나지 않은 표정을 하고 있어도 “시무룩한 표정 마음 그대로 얼굴에 표시해줘서 고마워”라고 이야기해 줘야겠다.

아니 그냥 아무런 말 말고 시무룩한 아이 모습 그대로 ‘아 시무룩하구나’하고 그냥 “아빠에게 할 말 있으면 해도 돼”, “뭐 도움 필요하면 이야기해라”하고 무심히 한마디만 해주는 걸로 대신해야겠다.

강서양천신문사  gsyck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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