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면 안 돼요.”
지난 29일 오후 3시 55분 ‘예스24 강서NC점’의 안전 요원 ㄱ씨는 미끄럼틀에서 내려온 ㅂ군(12)을 향해 큰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ㅂ군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다시 한 번 미끄럼틀을 타기 위해 계단을 올랐다.
지난 8일 개점한 예스24 강서NC점엔 2개 층(8·9층)을 연결하는 15m 길이의 미끄럼틀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스24 관계자는 “홍대점 이후 3년 만에 서울에서 문을 연 중고서점”이라며 “키 120㎝ 이상인 7~13세 아동은 오후 3~4시에 누구나 미끄럼틀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8m 높이의 책장은 강남구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에 있는 13m 높이의 서가를 떠올리게 한다. 장서 규모는 별마당 도서관 7만여 권, 예스24 강서NC점 12만여 권이다.
예스24 관계자는 “특히 위층엔 레고 블록이 들어간 의자와 블록을 끼울 수 있는 벽을 설치해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강서구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초대형 통유리창 옆엔 선 채로 책을 넘겨보는 사람들과 푹신한 빈백(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유롭게 형태가 변형되는 쿠션)에 누워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섞여있었다. 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빛이 430평(1,421㎡) 규모의 서점을 감쌌다.
복층 형태의 개방된 공간임에도 차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은은한 조명을 사용한 것도 눈에 띈다.
덕분에 작은 소음조차 신경 쓰이는 다른 대형 서점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자유롭게 대화하며 책을 읽을 수 있고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9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엔 노트북 작업이 가능하도록 여러 개의 콘센트가 마련돼 있어 성인 고객도 많다.
예스24는 이 공간의 초점을 독서보다는 '힐링'에 맞춘 모습이다. 이를 위해 저자 강연, 원데이 클래스 등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강서구 주민들이 책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스24는 강서NC점을 포함해 서울 강남, 목동, 홍대, 경기 기흥, 부산 서면, 수영 F1963, 대구 반월당, 청주NC점 등 총 9개 지역에서 중고서점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