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과 포용,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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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과 포용,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입니다
  • 강서양천신문사 권해솜 기자
  • 승인 2020.12.29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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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양천1)
신정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양천1)

 

어릴 때 꿈은 아주 많았죠. 체육인이 되고, 탤런트, 기업인도 하고 싶었고요. 정치에 관심은 많았으나 되게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동네(?)일을 하다가 보니 여기에 있습니다.”

신정호라는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은 2013년도 목동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장을 하면서부터다.

박근혜 정부 당시 공약 1호가 행복주택사업이었습니다. 7개 지역 부지 중에 목동의 유수지가 선정됐어요.”

목동 현대백화점 앞 공영주차장이 빗물펌프장으로 불리는 유수지 자리다. 양천구는 안양천보다 지대가 낮다. 비가 오면 그곳에 빗물 담아놓았다가 펌프질을 해서 안양천으로 흘려보낸다. 어렸을 때부터 양천구에서 살아온 신 의원. 홍수 재해로 죽은 사람을 보거나, 떠내려가는 사람은 봤던 것이 내내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유별난 이유다. 반대 투쟁 초기, 언론에서는 님비집단 이기주의로 많이 몰아세웠다고 했다. 신 의원은 관점을 돌리려고 끊임없이 언론 앞에 서서 500번 이상은 인터뷰했다.

안전시설 위에다 집을 짓겠다니요. 공공임대주택이 문제가 아니라 이건 주상복합을 짓는다고 해도 안 될 문제였습니다. 주민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중앙정부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끊임없이 투쟁했습니다. 20157, 국토교통부의 목동행복주택 건립계획 발표 지구지정 취소라는 결론을 끌어냈습니다. 22개월만이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제가 이렇게 정치 쪽에 본의 아니게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인생 물길이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목동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장이기 이전에 20년 가까이 IT 사업체를 이끌던 IT 전문사업가였다. 그러던 그가 201620대 총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그때는 당적이 달랐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예비후보를 나갔어요. 지역 주민들이 기존 정치인 다 필요없다’, ‘네가 해야 한다’. 그냥 하는 말일 수도 있는데 우쭐하기도 하잖아요(웃음). 뭔가 좀 바꿔보고 싶어서 국회의원 3선 연임 제한법을 첫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한 사람이 10년 넘게 일해서 국가가 바뀌지 않는다면 잘못된 거잖아요.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는데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달렸습니다.”

첫 번째 정치 도전이 수포가 되고 얼마 되지 않아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상대 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황희 의원이 손을 내밀었다.

“2017년도에 저보고 정치를 같이 하자더군요. 제가 정치를 하고자 하는 이유가 존중과 포용이거든요. 직업의 귀천을 떠나서 사회에서 필요한 역할에 대한 존중 필요해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보자가 제가 정치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얘기를 나눠보니 황희 의원도 저와 생각이 많이 일치하셨어요. 당적을 옮겨서 2018년에 지방선거에 시의원으로 나갔습니다.”

선거 캠페인을 할 때 후보가 절대 하면 안 되는 말이 있다. 다른 당에서 옮겨왔다는 얘기다. ‘철새라는 낙인효과때문이다. 불문율을 깨고 여지없이 신 의원은 말해버렸다. 불과 2년 전에 새누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에 불과하다고 느꼈다.

저는 선한 뜻으로 지역과 주민, 국가를 위해서 봉사하겠다고 정치판에 나왔습니다. 당의 정치철학을 떠나서 정당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요. 예전 선배들은 당적을 고를 때 영·호남 지역색을 구별했지만, 저희 세대는 다릅니다. 저 또한 제 입신양명을 신경 쓰지 않으니 당당해요.”

2018년도 지방선거 결과 신 의원은 양천갑 제1선거구에서 60.5%의 지역 최다 득표로 시의원에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지역에서 인기도 있었지만, 행복주택반대운동 당시 그를 눈여겨 봐준 주민의 한 표, 한 표가 큰 몫을 차지했다.

제가 당선인 되고 나서 황희 의원이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특정 당의 후보지만 이제는 모든 주민의 대표이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새누리당에서 왔으니까 그쪽 사람을 많이 아니까 그쪽 사람들 민원도 적극적으로 들으라는 조언이었죠. 제가 시의원이 된 이상 지역의 대표잖아요. 주민들 대변하는 게 저의 첫 번째 책무이고요. 거꾸로 주민들을 설득하기도 합니다. 시정에 관해 설명도 해드리려고 애씁니다. 우리 지역주민이, 더 나아가 서울시민이 편안하고 안정되기 살 수 있게 해드리려고 일합니다.”

그의 시원시원한 화법만큼이나 시의회에서의 활약도 빛났다. 그가 이뤄낸 성과는 양천구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주요 사안은 황희 의원님과 많이 풀어냈어요. 전반기에 도시계획관리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을 하면서 2종 주거단지(중층주택 중심의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지역)이던 목동 1, 2, 3단지를 3종 주거지역(·고층 주택을 중심으로 편리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지역)으로 부동산 종상향 시켰습니다. 목동의 아파트 단지가 14단지까지 있는데 4단지부터 14단지만 3종 주거지역이었습니다. 황희 의원은 국토교통부에서, 저는 서울시에서 함께 움직였어요. 3동 도시재생 뉴딜이라든가. 2동 골목길 재생이라든가, 서울시 역세권 활성화 사업이 있습니다. 염창역 뒤로 주민동의까지 다 끝났어요. 전반기에는 고층아파트 위주로 제가 일을 많이 했다면, 후반기 2년은 목 2, 3, 4동 저층 주거지의 주거환경과 삶의 질 개선, 주민 커뮤니티 시설과 생활SOC(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해서 많이 활동하고 있고요. 용왕산 근린공원 내 화장실도 새로 바꿨습니다.”

양천구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인 소각장 문제의 실마리도 풀어냈다. 지난 9양천소각장 폐쇄에 대한 촉구 청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전반기에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상임위에 있었다면, 후반기는 환경수자원위원회로 옮겼습니다. 소각장 문제를 풀어낼 부서인 기후환경본부_자원순환과환경수자원위원회소관이기 때문입니다. 의원들과 의장님을 설득해서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시의회 청원이 공식 민원으로 국회 채택된 것이죠. 서울시의 자원순환과도 이문제에 대해서 차일피일 미룰 수 없었고요. 며칠 전에 이에 대한 답변서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수용 불가입니다. ‘양천소각장 폐쇄 촉구 청원이었으니까요. 폐쇄는 안 된다고 결과는 썼지만, 조치내용의 세부내용, 실행계획을 보면 집행부에서 진정성 있게 많이 담아냈어요. 이미 있는 행보라고 판단합니다.”

양천구에 내년 예산을 좀 잘 받았는지도 물어봤다. 기분 좋은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양천구에서 원하는 사업들, 반영이 안 됐거나, 추진하다 안 된 것을 의원 발의식으로 반영시켰습니다. 공식적으로 원래 비예결위원이 5억 정도밖에 할 수 없는데, 41억 정도 가지고 왔습니다. 양천구청 기획 예산과장하고 다 얘기했습니다.”

신 의원은 앞으로 정치를 언제까지 할지 알 수는 없지만 정해져 있는 순서를 밟아가고 싶다고 했다.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고 있고 지나간 것에 후회나 아쉬움도 남기지 않으려고 애쓴단다.

생각해 보면 무엇이든 누군가와 함께 이뤄가는 것이지 저 혼자 했다고 할 수 없어요. 세상에 혼자 하는 일은 없어요(웃음). 길흉화복을 겸허히 받아드리면 스트레스가 없어요.”

지방선거 날이 되면 유권자는 아주 길고 긴 투표용지를 받아든다. 시의원 이름 제대로 알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지역주민이 몇이나 있을까. 누군가 지역을 위해 뛰고 예산을 받아온다. 신정호 서울시의원. 적어도 양천구 목2, 3, 4, 5동 주민은 꼭 이 이름을 기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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