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볕이 드는 ‘영인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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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햇볕이 드는 ‘영인문학관’
  • 강서양천신문사 권해솜 기자
  • 승인 2022.05.1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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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성의 별을 만날 수 있는 곳

 

지난 226, 우리나라 문화·사회 전반을 이끌었던 큰 별이 떨어졌다. 초대 문화부 장관으로 마지막까지 이 시대 지성이 갈 방향을 걱정하고 또 격려 인사를 보낸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 석좌교수(향년 89). 7년 전 췌장암 선고를 받고 연명 치료 없이 글을 쓰고, 다양한 활동을 하다 생을 마감했다.

 

그의 생을 둘러보고 추모하고 싶다면 봄날 산책하듯 영인문학관(종로구 평창동)으로 향하면 된다.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은 이어령·강인숙 선생 부부가 국민 문학 박물관이 없어 안타까워하다가 몇 조각 원고라도 지키고 싶은 마음을 담아 2001년에 설립했다. 문학관의 이름도 두 사람의 이름에서 ()’을 따 만들었다. 지하 1, 2층은 전시관으로 쓰이고 위층부터 이어령 선생 가족의 공간이다.

전시실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이어령 선생의 흉상
전시실로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이어령 선생의 흉상
이어령 선생이 소장한 당대 최고 아티스트의 예술 소품
이어령 선생이 소장한 당대 최고 아티스트의 예술 소품
좌대위에 조문객의 헌사
좌대위에 조문객의 헌사

 

현재 이곳에서는 이 선생이 생전에 준비하다 떠난 이어령의 장예전(長藝展)’이 열리고 있다. 지하 2층 전시실은 문학을 사랑한 어머니와 호기심 많은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이어령 교수의 어린 시절 모습과 198824회 하계 서울올림픽당시 개·폐막식 대본 사례집과 저서 등이 전시돼 있다. 특히 서울올림픽 개막식 당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굴렁쇠 소년의 등장은 홀로그램 작품 정적으로 재생했다.

 

평소 이어령의 서재로 쓰이던 전시실에서는 살아생전 모습이 담긴 방송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다.

 

이어 지하 1층에는 이우환, 백남준, 임옥상 등 이 선생의 소장품이 소개돼 있고, ‘지상에서 영성으로라고 이름 붙인 이 선생의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아타 작가가 찍은 이어령 선생의 사진과 함께 후대 DNA 연구를 위해 선생이 남긴 머리카락이 전용복 칠예장의 옻칠함에 담겨 있다.

 

추모를 마치고 나오면 이어령 선생이 살아생전 사색을 즐기던 꽃향기 가득, 햇볕 따스한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봄날 느릿한 바람결에 바느질로 만든 거대한 원고지에 수놓인 선생의 자필 문구가 흔들린다. 그의 마음, 생각, 염원 속에 우리 미래도 깃들어져 있다. 관람을 마치고 나면 지성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느껴져 뭉클함이 밀려온다. 우리 시대의 큰 선생님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영인문학관으로 가보시길.

 

관람 정보 현재는 514일까지 장예전을 예정하고 있으나, 다음 기획전이 있기 전까지 전시를 연장할 계획이다. 현재는 일·월 휴관이나 곧 주말 휴관으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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