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정신병원, 오는 30일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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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정신병원, 오는 30일 역사 속으로
  • 동대문신문
  • 승인 2018.03.1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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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반발 증·개축·리모델링 불가, 간호사 구인난·환자 감소 등 사유
1945년 국내 최초 단독 정신병원으로 설립돼 73년간 자리를 지켰던 청량리정신병원이 오는 30일 폐업 예정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우리나라 최초의 단독 정신병원인 청량리정신병원(원장 장동산)이 오는 30일 폐업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소재한 청량리정신병원은 8·15 광복이 되던 해인 1945년 8월 30일 최신해·장한 등의 의해 '청량리뇌병원'의 이름으로 문을 열었으며, 1980년 '청량리정신병원'으로 병원이름을 바꿨다. 대학병원 등의 정신과가 생기기 전 설립돼 73년간 우리나라 정신병원의 역사를 함께 했다.

특히 이곳은 정신장애인을 입원 또는 통원 치료뿐만 아니라 생활보호자·극빈자·산업재해환자 등도 진료해왔다. 우리나라의 가장 한국적인 작가인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이중섭 화가도 41세였던 1956년 영양실조와 간염으로 고통을 겪으며 청량리뇌병원 무료입원실에 입원했다가, 최신해 원장에 의해 정신 이상이 아니라 극심한 간염이라는 진단을 받고 퇴원했다는 기록도 있다.

아울러 1945년 당시 280병상의 큰 규모의 병원으로 발족해 1981년에 500병상 규모로 커졌으며, 현재는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진료과목으로 총 62명(의사9, 간호사 36, 기타 17명)의 의료진이 종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최초의 정신과전문병원이라는 독보적인 긍지를 가지고, 각종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과 그 가족의 치료와 상담을 하고 있으며, 약물요법, 정신치료요법, 환경요법, 그룹요법, 활동요법, 창작요법, 가족치료, 알콜단주모임, 재활요법 등 치료를 통해 환자의 사회적 기능회복 및 사회복귀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청량리정신병원은 병원에 대한 장기 미투자로 노후화가 극심하여 전면적인 증·개축이나 리모델링이 시급하다. 특히 1960년대(1966년 1월 7일)에 건축돼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이 미비하고 외벽이 드라이비트로 시공돼 있어 화재 시 대형사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며, 최근 세종병원 등 화재사고 이후 병원장의 우려가 크다.

하지만 정신병원에 대한 부정적 정서로 인허가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3종 일반주거, 미관지구, 2종일반주거(7층 이하) 등의 용적율 등을 감안할 때 투자비에 비해 수익을 얻기도 어렵다. 또한 현재 병원장이 고령(1950년생)이나 여건상 가족에게 병원 운영을 맡길 상황이 아니며, 간호사 구인난으로 병원 운영이 쉽지 않아 폐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현재 280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으며, 폐원하면 환자들은 보호자들과 상의하여 타 병원으로 옮긴다.

더불어 청량리정신병원이 폐업 후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7일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한 부분(46-37번지 811평)을 분할한 것으로 추정할 때 2개의 필지(청량리동 46-37, 청량리동 46번지 832평)를 나눠 개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토지 및 건물의 매각계획은 없고 현상을 유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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