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어려운 이웃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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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어려운 이웃에게
  • 서울로컬뉴스
  • 승인 2016.12.2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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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관학교총동창회, 백사마을 연탄배달

“흰 뱀이 많아서가 아니라 번지수가 104라 백사마을이로군요.”

불암산 자락에서 수학한 육사동문들에게도 104마을은 생소한 곳이다. 1,200세대, 거주자 1,500명 중 독거노인 비율은 30%인 이곳에 육군사관학교총동창회(회장 김충배)가 찾아온 지는 3년째. 지난 12월 7일 이곳을 다시 찾은 육군사관학교 동문선후배 50명은 연탄 4,000장과 쌀 20포를 배달하고 생필품, 등유, 내의를 전달했다.

연탄배달을 펼친 마을 안쪽에는 눈길에 붙잡고 올라오라고 밧줄이 전신주에 매여져 있을 만큼 가파른 구간이다. 이병열 중계본동 자원봉사캠프장은“힘든 데를 먼저 해야 일이 쉽다.”고 말했다. 줄줄이 이어 서서 같은 동작을 200번 반복해 한집의 창고에 연탄을 쌓다보니 예비역 동문들은 추운 날씨인데도 땀을 흘렸다. 연탄지게에 6~8장의 연탄을 싣고 오르는 일도 만만찮다. 한미연합사부사령관을 지낸 김병관 예비역 대장(28기)은 “연탄을 지고 오를 땐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오르니까 좋고, 내려갈 땐 그분들을 따뜻하게 해주니 날아갈 듯하다. 나도 신혼 초에는 셋방에서 장작을 때고 살았으며, 소령 때 쯤 연탄 때는 관사에 살았다.”며 “육사 동문들은 젊을 때는 국방을 위해 일하고 나이 들어서는 의미 있는 일을 해오고 있는데 아직도 이렇게 열악한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30대부터 80대까지 선후배가 호흡을 척척 맞춰 봉사활동도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특이해 마을 어르신들도 구경을 나왔다.

육사교장을 지낸 김충배 총동창회장은 “전방생활을 하면서 연탄 100장을 들여놓으면 부자가 된 느낌이었다. 오늘에 이르러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어려운 이웃에게 되돌려 주는 게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작은 도움에도 고마워하는 지역 주민들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 자주 만날 수 없는 선·후배 동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의미 있는 시간이자, 아름다운 봉사를 하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안금옥 할머니는 “눈이 오면 억만금을 주어도 연탄이 안 오는데 이렇게 군인 아저씨들이 미리 연탄을 들여놔 줘서 고맙다. 겨울을 잘 날 것 같다.”고 인사했다. 육사 훈육관을 지낸 박윤종(16기, 81세)씨는 이금자(73세) 할머니 댁에 쌀부대를 내려놓고는 “내년에 또 올 테니 건강하게 사시라.”며 후일을 기약했다.

현광호(26기) 동문은 “1년에 연말봉사로 한번 찾아가 생색내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면서“연탄배달하면서 바로 이것이 아름다운 일이고, 운동도 되며, 다른 모임이나 운동보다도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서 동문 간 친목도 이루어진다는 것을 느꼈다.”는 소감을 남겼다.

김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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