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양천구지부, 전 직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구의회가 지역주민의 민원 해결 창구 역할을 하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반면, 여전히 공무원을 상대로 잦은 업무보고와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는 등 비효율적인 의회 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무원노조 양천구지부는 양천구청 직원 522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23일부터 7월3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 ‘구의회 의정활동 분야’와 ‘인사제도 개선 분야’, ‘복무 개선 분야’, ‘후생복지 개선 분야’ 등 4개 분야 21개 문항에 대해 온라인 무기명 방식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공개했다.
그 중 ‘구의회 의정활동 분야’와 관련, 구의회 역할 중 긍정적인 면으로는 ‘지역주민의 민원 해결 창구 역할(34.6%)’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높게 평가했으며, ‘입법 활동을 통한 주민 편익 및 행정효율 증진(24.3%)’이 뒤를 이었다.
반면 부정적인 면으로는 ‘잦은 업무보고, 과도한 자료 요구 등 비효율적인 의회 운영’이 32.2%, ‘소신보다는 소속 정당에 지나치게 얽매여 구정 파행 야기’가 26.5%로 나타났다. 주민의 대의기관인 구의회가 주민 우선의 의정활동을 하기보다는 소속 정당에 대한 지나친 충성과 비효율적인 의회 운영을 하고 있어, 이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의회의 긍정적인 면으로 꼽힌 지역주민의 민원 해결 창구 역할이 ‘부당한 업무 간섭과 압력’으로 변질되는 경우도 있다는 비판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노조 측은 “‘현직 구의원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한 85명 중 72.9%인 62명이 ‘없다’고 답해 4년 전 조사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본인과 친분이 있는 업자를 선정토록 압박’하거나 ‘특정 업체를 밀어주라는 청탁’, ‘특정 단체에 대한 과한 금액 요구’, ‘압류 또는 과태료 면제 요청’ 등이 있었다는 답변과 함께 ‘근무시간 외에도 이와 같은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는 내용도 있어, 아직까지 일부 의원들로부터 부당한 업무 간섭과 압력이 사라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고 했다.
구의회의 업무보고와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사 결과 양천구의회의 경우 서울시 자치구 의회 중 업무보고에 한해서는 최다 횟수(연 5~6회)를 기록하고 있으나, 이러한 업무보고가 ‘행정 집행에 대한 의견 교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견은 응답자의 2.7%밖에 되지 않았다. 임시회 개최마다 행정사무의 처리 상황만을 보고 받는 것보다는 주민 편의와 복리 증진을 위한 입법 활동 강화와 안건 심의,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이 요구된다고 노조 측은 덧붙였다.
또한 행정사무감사의 경우 ‘무리한 자료 요구’와 ‘여러 차례에 걸친 추가 자료·중복 자료의 요청’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다. 일례로 지난해의 경우 감사 자료 신청 기한이 2019년 11월4일까지였는데, 이를 어기고 감사 시작 3일 전까지 몇 차에 걸쳐 자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고 감사 시작 며칠 전에 5년 이상의 자료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노조 측은 “이는 지방자치법에 따른 행정사무감사 절차에 위배되는 것으로, 행정 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를 하고자 한다면 관계 법령에 규정된 사항부터 우선 지켜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노조 측은 이번 조사와 함께 직원들이 뽑은 우수 조례 및 베스트(BEST) 구의원을 선정, 발표했다.
양천구청 직원들은 미래통합당 임준희 의원(비례)이 대표 발의한 ‘노인 성인용 보행기 지원 조례’와 더불어민주당 이수옥 의원(목4·5동)이 대표 발의한 ‘교통안전 증진 조례’, 미래통합당 공기환 의원(목2·3동)이 대표 발의한 ‘감정노동자 권리보호 등에 관한 조례’를 행정업무 또는 주민 편의 증진에 기여한 우수 조례로 선정했다.
아울러 의정활동을 가장 열심히 한 의원으로 민주당 심광식 의원(신월1·3·5동)과, 임정옥 의원(민주당, 신정6·7동), 최재란 의원(민주당, 비례)을 선정했으며 신상균(민주당, 신월6·신정3동), 오진환(통합당, 신월2·신정4동), 조진호 의원(통합당, 신월1·3·5동) 역시 높은 추천을 받았다.
노조 측은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제8대 양천구의회 후반기 의장단 구성 시 전달해 효율적인 의회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