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자녀, 따뜻한 말 한마디로 행복지수를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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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 따뜻한 말 한마디로 행복지수를 높이자
  • 서울로컬뉴스
  • 승인 2017.06.0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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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연(동북일보 편집위원)

얼마 전에 초등학교 5, 6학년 중 절반은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에 채 30분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아빠들은 스스로를 67점 정도로 낮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스마트폰을 사용한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이 넘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부모와 대화하는 시간에 비해 무려 열배나 많은 것이었습니다. 이런 대화의 부재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단지 부모와의 대화 시간이 짧다는 것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부모가 권위적이고 소통이 잘 안 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비만 위험성도 함께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캐나다 맥길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화가 없고 엄격한 규율이 강조되는 가정에서는 아이의 비만도가 최고 37%나 높아졌는데 이런 성향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욕구가 지나치게 억제되면 먹는 행동으로 위안 받으려는 성향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영양가 있는 식생활 덕분에 성장이 빠른 만큼 사춘기도 빠르게 찾아옵니다. 이르면 초등학교 4학년부터 찾아온다고들 하는데요. 대부분 사춘기 때 부모와 단절되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이 시기에 더욱 신경을 써주어야 합니다.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은 ‘대화’입니다. 그런데 사춘기 자녀와 말을 잘못 섞으면 즐거운 대화가 아니라 신경전을 부리는 다툼이 되기 일쑤입니다. 무슨 말만 하면 어긋나기 때문에 자칫 소통이 안 되어 부모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호통으로 끝내곤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원만하지 못한 자녀와의 대화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사춘기 자녀와 대화하는 방법과 자녀와의 대화에서 특히 주의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자녀와의 대화에서 기본은 ‘듣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잘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대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의해야할 몇 가지 대화의 방식이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짧은 말에 익숙한 세대입니다. 그래서 길게 늘어놓는 설명식의 대화는 삼가야 합니다.

자녀의 잘못을 지적할 때는 꼭 5분이 넘지 않도록 합니다. 어린 자녀는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 인생의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니까 지나치게 추궁하거나 궁지에 몰아서는 안 됩니다. 또한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말이나 공부를 잘하는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말을 해서도 안 됩니다.

아이의 부족한 면을 지적하는 대화는 아이에게 경쟁심보다는 모욕감과 상처만 줄 뿐입니다. 지적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일상에서 적극적이지 못하며 자신감이 결여될 수 있으니 특히 피해야 할 말입니다.

그리고 자녀의 생각이나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말로 자녀의 의욕과 성취욕을 무너뜨려선 안 됩니다.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아이는 반항심이 깊어져 반대되는 행동을 고의적으로 하게 되며 대화 또한 기피하게 된다고 합니다.

부모에게조차도 쉽지 않은 자녀의 사춘기, 자녀가 민감한 때인 만큼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서도 트러블이 생길 수 있기에 선뜻 다가가기도 망설여지는 시기입니다. 이유 없는 반항은 없겠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굳게 입을 닫아버린 자녀를 볼 때면 부모의 뜻대로 자녀를 키우기 어렵다는 실감을 하게 됩니다. 그런 자녀에게 마냥 명령조로 지시하기보다는 마음을 읽어주는 대화를 통해 자녀를 바른길로 인도해주는 것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합니다.

사춘기는 자신의 주관이 뚜렷해지는 때입니다. 삐딱해지는 자녀만 탓할 것이 아니라 부모도 이 시기를 잘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춘기로 더욱 성장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사춘기로 인해 더 크게 어긋나는 아이도 있습니다.

자녀와 사랑이 가득한 대화를 통해 행복한 가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사랑은 보물처럼 장롱 속에 꽁꽁 숨겨둘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는 부모는 자녀의 정서를 더욱 메마르게 할 수도 있다고 교육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미 잔소리는 자녀를 변화시키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녀를 끝까지 믿어주고 신뢰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서로 공감(共感)하는 대화만큼 큰 사랑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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