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ON]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김서형, “ ‘단’ 역할, 관객들에게 물음표를 주지 않도록 고민했어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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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 김서형, “ ‘단’ 역할, 관객들에게 물음표를 주지 않도록 고민했어요” ①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3.08.0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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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서형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 배우 김서형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시조의 나라 조선에서 운명의 장벽을 뛰어넘는 뮤지컬<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은 ‘신인 등용문’이라 불리는 만큼 많은 신인을 배출해 냈다. 이번 삼 연에도 총 7명의 배우가 무대를 통해 데뷔했다. 그중 주인공 역인 ‘단’역의 배우 김서형을 대학로에서 만나보았다.

Q.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조선!>에서 '홍단'으로 처음 인사드리게 된 김서형입니다. 반갑습니다.

Q. 데뷔한 지 두 달 정도 되었는데 생활의 변화가 있었나요?

큰 변화는 없어요. 다만 더위를 먹거나 다치면 공연에 폐를 끼칠 것 같아 일상생활을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공연을 빼면 운동과 레슨 정도만 밖으로 나가는데, 제가 집돌이라 불편하진 않고요(웃음). 

Q. ‘단’으로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조선>을 소개해 주세요.

<스웨그 에이지 외쳐,조선!>은 말이오! 나와 내 가족 같은 ‘골빈당’이 자유를 빼앗기고 억압받는 백성들을 위해 권력에 맞서 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감동적이고 흥 넘치는 작품이오. 제목이 조금 어려워도 믿고 보러 와주시면 고맙겠소.

Q. 새로운 ‘단’으로 합류하게 된 과정과 공연을 위해 준비했던 부분이 있었나요?

뮤지컬을 좋아하지만, 업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인 학부생 4학년 때 오디션 소식을 접했어요. 떨어지면 경험이고 붙으면 기회이니 도전해 보자 싶어서 키 때문에 안 되는 임금님을 제외하고는 모든 배역을 다 지원했죠(웃음).

감사하게 ‘단’으로 오디션을 보게 되었고 최종 합격하게 되었어요. 노래도 춤도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대표님께서 좋게 봐주셨고, 합격 후에는 (박)정혁 형에게 춤도 배우고 노래도 많이 연습했어요. 기초부터 만들어 간다는 마음으로 준비했고 지금도 계속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요.

Q. ‘단’ 역할의 강조한 부분과 집중한 포인트를 알려주세요.

1막과 2막의 ‘단’의 온도차이가 큰 편이라 전체적으로 입체감을 살리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1막에서는 천방지축에 후레자식 취급을 받으면서 사는 ‘단’이지만 슬픔과 외로움을 짊어지고 사는 모습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신나지만 흥을 깨지 않는 상황과의 균형을 맞추는데 초점을 많이 뒀어요.

2막에서는 ‘단’이 화내고 분노하는 모습에 관객들이 갑자기 왜라는 물음표가 비추지 않도록 초점을 맞췄어요. 그렇게 보이려면 서사를 탄탄히 만들어야 할 것 같아서 사소한 포인트들도 대여섯 번씩 맞춰보며 수정했죠.

Q. ‘단’이 시조를 좀 한다고 느꼈을 때는 언제였을까요?

김서형으로 ‘단’이 시조 좀 한다고 생각한 부분은 양반놀음 때였고요. ‘단’이라면 극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웃음). 모든 건 내 시조로 시작해서 시조로 끝난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 배우 김서형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 배우 김서형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ㅣ사진 ⓒ 김수현 기자

Q. ‘십주’에게 아버지 ‘자모’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단’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처음에는 믿을 수 없다는 마음이 커요. ‘자모’ 아저씨가 우리 아빠라고? 지난 십몇 년을 같이 살았는데 왜 밝히지 않았지? 나는 평생을 고아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몰아쳐 오죠.

후에 넘버 ‘새로운 세상’을 부르면서 감정들을 정리하게 돼요. 그동안 ‘단’에게 하지 말라고 말해왔던 것들이 사실은 자식인 나에게 말하는 것이었구나, 정말 내 아버지였구나 하는 마음을 가지죠. 인지 부조화에서 시작해서 감정적인 단계를 거친 후 인정하고 아버지의 뜻을 따르겠다는 결심의 씨앗을 품게 된 것 같아요.

Q. ‘단’이 봤던 아버지가 아닌 ‘자모’ 아저씨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대본을 봤을 때 영화 <관상>이 떠오르더라고요. ‘송강호’ 배우님과 ‘조정석’ 배우님이 극 중 나이 차이는 있지만 친구처럼 지내고 서로 장난치는 모습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자모’ 아저씨가 결코 점잖은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같이 사고 치고 도망가고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도 받고(웃음). ‘단’의 유쾌한 성격은 ‘자모’ 아저씨에게 배운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단’에게 ‘진’은 어떤 존재일까요?

극 중에서 ‘단’과 ‘진’이 가지고 있는 에고와 주고받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확고하거든요. 모든 걸 포기하고 용기를 내는 ‘진’의 모습을 보면서 ‘단’도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어쩌면 ‘진’이 또 다른 스승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고리타분한 양반 시조는 제 취향이 아니라 ‘진’의 시조는 인정하기 어렵지만(웃음). 늘 티격태격 하지만 ‘진’은 가족 그 이상 스승님 같은 존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단’에게 ‘골빈당’은 어떤 존재일까요?

누구보다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순수’의 “골빈당은 가족이여”라는 말에 “난 한 번도 그리 생각해 본 적 없소”라고 답을 하는데, 누구보다 자신을 찌르는 말이라 제일 상처 입었을 것 같아요. 처음으로 가족이라 느낀 사람들이고 함께 지내면서 너무 행복했기 때문에 고맙고 아주 소중한 존재예요.

‘십주’는 ‘단’에게 대부 같은 존재죠. 아버지의 하관이었고 어린 시절부터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요. 울타리처럼 소중한 존재인데 어떨 때는 좀 가벼운 모습도 있고 살짝 철이 안 드셨달까(웃음).

‘호로쇠’는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데 그래서 더 친해진 것 같아요. 미운 정도 정이라고(웃음). 다혈질적인 부분은 둘이 똑 닮았거든요? 그래서 서로를 잘 이해하고 친형 같은 존재예요.

‘기선’은 ‘호로쇠’와 ‘단’을 감싸고 보듬어 주는 해결사 같은 형이랄까... 저자에서 둘이 까불고 도망치면 해결해 주는 유일하게 철든 형의 모습이죠(웃음).

‘순수’는 보고만 있어도 듬직한 누나죠. ‘기선’ 형님도 무게감 있지만 저희는 모두 ‘순수’라는 그릇 안에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골빈당’의 중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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