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의 가을을 열며
상태바
성찰의 가을을 열며
  • 성광일보
  • 승인 2023.10.11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천우
본지 논설주간
시인, 문학세계발행인
김천우
본지  논설주간

깊고 짙어가는 가을 풍경은 지상에 살아 숨 쉬는 모든 이들에게 감성과 서정의 영혼 일깨워주는 청명한 하늘과 대자연의 운기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그때 시절 훌륭한 명사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면 인생철학의 명감록은 대부분 덕과 소양으로 다스려야 함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느끼게 하는 심오한 계절이다.
길고 지루한 긴 냉대 속 질기고 눅눅했던 코로나의 얼룩진 상흔을 걷어내고 다소 도약하는 시점에, 가슴 따스한 화두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몽골 칭기즈칸의 일화는 살아감에 있어 많은 동기부여의 단초역할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부하들과 한가롭게 매사냥을 즐기고 있었다. 어깨에 앉아 있는 매를 항상 좋은 친구로 생각하였다고 한다.
어느 날 바위 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마시려는데 매가 종재기를 푹 엎질렀다 갈증으로 목이 마르던 찰라 물을 마시려고 시도할 때마다 매가 계속 반복해서 엎지르는 것이 아닌가!
일국의 칸(Khan, 지배자)이며 부하들도 다 지켜보고 있는데 물을 한 모금 마시려고 하면 오랜 친구 같은 매가 계속해서 엎질러버리니 매우 화가 나고 짜증과 분노가 목젖까지 차올랐다.
이놈의 매가 나를 계속해서 약 올리는구나 한 번만 더 그러면 죽여 버릴 거야? 하고 단단히 마음먹었는데 역시나 다시 그 자리에서 또 엎지르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결국 칼로 단번에 정들었던 매를 베어 죽이고 말았다.

그리고 일어나서 바위 위로 올라가 물속을 들여다보니 물속에 커다란 맹독사가 내장이 모두 터져 죽어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그 물을 먹었더라면 칭기즈칸 본인이 그 자리에서 맹독으로 인하여 즉사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매는 그것을 알고 물을 모두 뒤엎어 버렸던 것이다.
그는 속이 깊은 매의 죽음을 크게 슬퍼하고 매를 품에 안고 돌아와 극진히 장례를 치르고 황금으로 동상을 만들어 한쪽 날개에 큼지막하게 새겨 넣어서 한순간 분노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쉽사리 판단하면 되돌릴 수 없는 후회와 좌절로 반드시 참패하리라.

또 다른 날개 한편에는 좀 잘못하고 실수하는 일이 있더라도 좋은 친구는 역시 덕과 참 우정을 함께한 좋은 친구다라고 새겨 넣었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극히 사소한 오해와 편견 트러블로 오랜 정을 나눈 도반, 가슴으로 나눔을 함께한 넉넉한 친구들과 부정적이고 까실한 마음자리로 힘들게 보내지는 않는지 가슴 한켠에 두 손을 얹고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지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아는 넉넉한 인품과 겸양지덕을 겸비한 훌륭한 사람입니다.
가난은 영원하지 않으며 부 또한 영원하지 않다.
지혜로운 사람은 본 것을 이야기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들은 것을 이야기하며 책을 읽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당나귀가 책을 지고 가는 것과 같다 ― 탈무드 중에서
http://cafe.naver.com/chunwu777(월간 『문학세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