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지원금과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등을 아껴 평생 모은 돈 1억7천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고, 2014년 세상을 떠난 황금자 할머니를 추모하는 전시회가 열렸다.
강서구는 3월8일부터 4월19일까지 구청 1층 로비에서 ‘故 황금자 할머니 10주기 추모기념 전시회’를 개최한다. 황금자 할머니의 10주기를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회 명은 ‘기부로 세상을 밝히고 별이 된, 황금자 할머니’다. 그의 일생을 통해 본 역사의 한 페이지와 기부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회에서는 그의 유품과 일대기를 담은 사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할머니가 생전 입었던 한복과 노리개, 명찰, 지팡이를 비롯해 그가 차곡차곡 장학금을 모아 온 통장과 도장, 휴대전화 등이 전시된다.
1924년생인 황금자 할머니는 13세가 되던 해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군수공장에 끌려갔다. 이후 간도로 옮겨져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광복 후 국내로 돌아와서는 길에서 떠도는 아이를 양녀 삼아 키웠지만, 10살에 잃고 다시 혼자가 됐다. 1994년부터 강서구 등촌3동의 한 임대아파트에 터를 잡았다.
황금자 할머니는 생전 자신의 재산 일부를 (재)강서구장학회를 통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전달했다. 사후 모든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겠다는 내용의 유언도 남겼다. 전시에서는 그의 유언 증서도 직접 볼 수 있다. ‘강서구민상 대상(2007)’, ‘국민훈장 동백장(2011)’,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 등 각종 상패도 함께 전시된다.
2014년 1월26일 별세한 황 할머니의 장례식은 강서구 첫 구민장으로 치러졌다.
진교훈 구청장은 “내년이면 광복 80주년”이라며 “이번 전시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황 할머니가 세상에 남긴 뜻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강서구는 그동안 큰 조명을 받지 못했던 강서구 염창동 출신 독립운동가 상산 김도연 선생의 공훈 선양 행사를 열어 그의 숭고한 나라 사랑 정신과 희생 정신을 기렸다. ‘강서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강서 유수지 공원(강서구 양천로 311, 옛 마곡 빗물펌프장)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