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방치된 전농7구역 고교 설립 위한 주민토론회
상태바
13년간 방치된 전농7구역 고교 설립 위한 주민토론회
  • 동대문신문
  • 승인 2019.08.06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설립 허가 불허, 주민들은 고등학교 유치 고수

지금은 2,400여 세대의 대단지로 변한 전농7구역 정비구역에는 이미 2013년도 3월부터 입주를 시작해 번듯한 아파트 지역으로 변신했지만 사가정로 아파트 입구에는 마치 고라니라도 뛰어다닐 DMZ와 같은 무성한 풀만 자란 공터가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다. 13년째 방치되고 있는 이 공터는 전농7구역 정비구역 지정에서 학교와 문화시설을 설립하기 위한 터로 지난 2006년 2월 16일 학교부지로 지정된 이후 13년이 넘도록 서울시교육청에서 학생 수요 감소 이유로 학교 설립 사업이 시작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 설립 13년을 기다려온 주변 주민들과 학교 설립만을 믿고 래미안크레시티(전농7구역 입주 아파트명)로 입주했던 주민들은 '더 이상은 못참겠다'는 심정으로 조속한 학교 설립을 위해 동대문구, 서울시교육청, 지역 정치인들과 함께 지난달 30일 전농초등학교 전농아트홀에서 '우수고 이전 주민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유덕열 구청장, 민병두 국회의원, 김인호·김수규 시의원, 서울시교육청 전해철 교육국장, 남궁역·김정수 구의원 등과 래미안크레시티 아파트 주민들, 전농7구역 인근 주민 등 수백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주민들 질문에 단상위에 앉은 내빈들이 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한 주민은 "전농·답십리 지역에는 해성여고가 유일한 고등학교가 있어 아이들이 타 지역까지 힘들게 통학을 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현재 재개발 완료와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많은 학령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학교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학교부지가 없는 것도 아니고 13년째 방치하고 있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에 전해철 국장은 "전농·답십리 지역의 학생 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같은 학군인 동대문구·중랑구 전체로 보면 학생 수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학교 설립기준으로 같은 학군 안에 고등학생들이 대중교통 이용을 기준으로 30분 내로 등교할 수 있도록 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교육청 관계자 설명에 주민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아파트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나오는데만 10분이 걸린다. 어느 고등학교가 30분 내로 갈 수 있냐?"며 전해철 교육국장을 꾸짖었다.

더불어 학교 유치를 강력히 원하는 지역주민들에게 유덕열 구청장은 먼저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그동안 학교 유치를 위한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

유 구청장은 "그동안 전농7구역에 우수고를 유치하기 위해 2006년도부터 현대과학고 설립은 현대차 재단에서 계획 없음을 알렸고, 교육청은 학령인구 부족으로 학교 설립 불허입장이고, 배문고·독일학교·경희고·대신고 등에 이전을 노력했지만 이전 희망 학교측 문제와 지역에서 학교 이전 반대로 아직까지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 설립은 교육청 권한인데 13년간 학교 설립을 불허한다면 이곳에 주민들이 원하는 문화시설을 유치해 보는 것은 어떠시냐?"고 물었다.

이에 한 주민은 "애초에 이곳에 학교가 들어선다고 해서 입주했다. 전농·답십리 뉴타운을 교육 특별 지역으로 만든다고 해서 이사 왔는데, 고등학교가 들어서지 않는다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하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민들 반발에 민병두 국회의원은 교육청 관계자에게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전농·답십리 지역은 재개발이 완료되면서 앞으로 전입되는 주민도 많아지고 그로인해 학령인구도 늘어날 것이다. 너무 서울시 전역으로 학생 수만 생각하지 말고, 어느 지역에 학생들이 몰리는지 역동적인 통계로 해석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주민토론회에는 지역주민, 구청, 교육청 등 모두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평가다.

먼저 지역주민들은 오직 당초 계획했던 고등학교 '유치'만을 주장했다. 이어 구청 측은 앞으로도 주민들이 원하는 고등학교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고교 유치가 안 된다면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문화시설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한 교육청은 서울시내 학령인구 감소로 더 이상 신설 고교 설립은 불가할 뿐만 아니라 동대문구에는 최근 한 곳(경희고)이 자사고에서 배재돼 학령인구가 더욱 모자를 것으로 예상돼 전농7구역 학교 설립은 안된다는 초지일관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이런 팽팽한 주장들로 평행선을 달리자 유덕열 구청장과 전해철 교육국장은 주민대표와 구 TF팀, 서울시교육청 실무자 등이 8월 중 간담회를 통해 전농7구역 학교부지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하고 간담회를 마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