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란교뜨거운 여름은 가라. 신선한 바람이여 오라. 그 바람에 실려 김장철도 따라올 것이다. 주인장은 여름내 품고 살찌우고 길러낸 통통한 배추포기를 보면서 언제쯤 뽑아낼까, 시세는 좋을까 이리저리 재보기는 하지만, 올여름 긴 장마에도 사나운 태풍에도 잘 견뎌내 준 푸르딩딩하고 황소 엉덩이보다 더 넓적한 배추포기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도회지로 실어 보내는 날이 언제일지 몰라도 딸아이 시집보낼 날 받아놓은 것처럼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잘 여문 배추 한 포기 뽑아 올리면 밑동아리에 매달려 있는, 아니 끌텅이 배추포기를 이고 있었다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한 달 동안 수염 한 번 깎지 않고 몇 날 동안 숟가락질 한 번 못해 홀쭉해진 모양의 배추 끌텅도 뽑혀 나온다. 백일도 채 지나지 않은 아이의 주먹으로 지게 위의 발채 보다 더 큰 갓을 받들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 자기 몸통의 백배는 넘을듯한 배춧잎을 업고서 한여름 땡볕을 이겨내며 늦은 가을을 야금야금 갉아 먹으며 살찌운 것이다. 그 배추 끌텅을 낫으로 자르고 깎아서 한 입 베어 물면 그 맛이 무엇이더라? 인삼 한 뿌리와 바꿀 수 없는 진한 향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어린 시절 추운 겨울, 호롱불 밑에서 기나긴 밤을 보내자니 허기진 배를 무엇으로 달랠 수 있었을까? 삶아놓은 고구마도 없을 때는 배추 끌텅이라도 맛보아야 잠을 잘 수 있었다. 그 흐릿한 옛날의 추억들이 하얀 머리카락 하나둘 뽑아내며 그 자리를 차지한다. 찬 서리 맞아 얼 둥 말 둥 하여 시원하고 맛있다는 기억이 새삼 꿈틀거리며 혀끝을 찌르고 있다. 깎아 놓으면 무와 비슷하다. 색깔도 그렇고 맛도 그렇다. 다만 배추 끌텅은 더 단단하다. 그 조그만 뿌리로 하늘과 땅의 기를 온통 끌어모으기 위해 더 깊게 뿌리 내리고 더 강하게 견뎌내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무보다는 작지만 훨씬 더 단단하고 향 또한 진하다.‘끌텅’은 나무의 그루터기나 배추 뿌리 따위의 깊이 박혀 있는 부분을 이르고, ‘옹이’는 나무의 몸에 박힌 가지의 그루터기를 뜻한다. ‘굳은살’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손바닥에 옹이가 박히다’라고 하며, 가슴에 맺힌 감정 따위는‘옹이가 지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밑동’은 긴 물건의 맨 아랫동아리, ‘그루터기’는 초목을 베고 남은 밑동(뿌리그루)을 말한다. 나무를 베면 밑에 두꺼운 뿌리 부분만 남는데, 이것을 그루터기라고 한다. ‘관솔’은 송진이 엉긴 소나무의 가지나 옹이를 뜻한다. ‘근성(根性)’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성질, 뿌리가 깊게 박힌 성질을 말한다. 사람에게는 근성이 있다면 나무에는 옹이가 있고 돈 되는 땅에는 알박기가 있다.끌텅은 옹이를 품을 수 있을까?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도 옹이가 박힐 수 있다. 끌텅과 옹이 그리고 관솔은 모두 무언가 응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응집되는 동안 더 단단해지고 더 굳세어진다. 갱엿처럼 다려진 송진들이 가지를 뻗치다 만 그곳 옹이 속으로 들어간다. 나뭇가지의 몸체 일부가 잘려나간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응축시켜 놓은 흔적이라고, 옹이도 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옹이나 관솔은 나무의 결이 곧게 나아가지 못하게 하고 그 주위를 돌아가게 할 정도이니 목수의 톱날이 겁을 낼만도 하다.거듭하고 반복된 부딪힘에 굳은살이 배기듯 인생의 옹이도 그렇게 생겨난 것이다. 과수원 주인은 상처 있는 과실이 더 맛있다 하고, 꽃을 가꾸는 농원 주인은 비바람 이겨내며 자란 꽃의 향이 더 짙다 하고,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은 성공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공할 수 있는 근성이 박혀 있는 것이다.삶에도 옹이가 있다. 흔들리지 않으면서 피는 꽃이 없듯, 실패 없이 성공하는 인생도 없다. 실패에도 정성이 필요하다. 뿌리 깊은 티눈이 쉽게 빠지지 않듯 깊게 박힌 옹이를 뽑아내려면 많은 시간이 걸린다. 끈기 있게 도전하여 끝내 이겨낸다면 그 실패했던 옹이들은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남는다.나를 더 단단하게 단련시켜주는 그 옹이의 시간을 넘는 동안 잠시 쉼을 할지언정 포기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실패한 사람은 성공할 때까지 세상에 보이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덜 자란 배춧잎이 볼품없으면 그냥 갈아엎는다. 노끈으로 묶고 신문 등으로 싸는 품삯이 더 많이 들게 생겼으니 주인의 사랑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사랑이 떠나면 관심도 떠난다. 아니 관심을 두지 않으니 사랑이 떠나는 것은 아닐까?아무리 두꺼운 옷을 입고 있어도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지 않으면 그 체온을 느낄 수 없고 추위를 탈 수밖에 없다. 따뜻한 내 손을 부지런히 먼저 내밀자. 나는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인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인가?
뉴스 | 성광일보 | 2022-09-30 11:37
찾아가는 이동식 재난안전 체험장에서 아이들이 소화기 사용 교육을 받고 있다.성동구 생명안전배움터에서 시행한 2022년 ‘학교로 찾아가는 이동식 재난안전 체험장’ 운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이동식 재난안전 체험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되어 있던 재난안전 체험 활성화를 위해 안전교육이 어려운 시설을 직접 찾아가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교육이 제한됨에 따라 성동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체험 차량을 섭외하여 이동교육을 진행하였다.올해는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시범적으로 5개교를 우선 선정하여 순차적으로 교육을 진행하였으며, 강사와 참여자의 최소한의 접촉으로 심폐소생술과 소화기, 완강기 사용법, 지진대피요령 등에 대한 안전 체험을 한자리에서 진행하였다.특히, 올해 참여 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정기적인 교육을 추진하기로 하였으며, 나머지 16개교 초등학교도 상호협의를 통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협약이 체결된 학교는 체험기간 동안 협약이 체결된 운동장 또는 대강당을 통해 체험장비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언제든 이용할 수 있도록 강사도 배치하여 전 학년 모두가 안전 체험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향후에는 최근 관심이 늘고 있는 감염병, 기후환경, 쓰레기 문제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여러 가지 재난환경 프로그램을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현장의 아이디어를 통하여 성동생명안전배움터 상설 신규프로그램(재난환경 체험장) 구성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현장체험을 마친 한 아이는 “멀리 가지 않고 친구들과 학교 수업시간에 운동장에서 안전체험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고 앞으로도 자주 학교에서 안전체험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어린 시기에 직접 배우고 터득한 안전 습관은 평생에 걸쳐 효과를 발휘하는 만큼 어린이들의 안전체험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동식 재난안전체험이 어린이들에게 안전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형성하고, 안전한 학교생활을 하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한편 ‘성동생명안전배움터는’는 지난 2015년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설치한 지역형 종합안전체험장으로 구에서 직접 관리·운영하고 심폐소생술, 재난안전, 생활안전 및 수상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안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비대면 라이브 안전체험’을 통한 안전교육을 실시해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찾아가는 이동식 재난안전 체험장에서 아이들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고 있다.
뉴스 | 이원주 기자 | 2022-09-30 10:47
광진구가 10월 2일, 제26회 ‘노인의 날’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먼저, 광진구 돌봄SOS센터는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저소득 어르신을 대상으로 직접 만든 도시락을 지원한다.지원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130% 이내인 만 65세 이상 저소득 취약계층과 돌봄 사각지대 어르신으로, ▲돌봄서비스 종결 후 타 서비스에 미연계된 가구 ▲중점관리대상자와 안부확인대상자 ▲장애인 어르신 등이 이에 포함된다. 동 주민센터 직원들이 방문을 통해 지원대상을 선정했다.이번 건강 도시락은 밥과 소고기미역국, 소불고기와 갈치구이, 나물, 김치, 과일 등으로 구성되며, 별다른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보온 상태를 유지해 배송된다.오는 10월 5일에는 능동의 서울어린이대공원 열린무대에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9988 해피투게더’ 행사가 개최된다.‘99세까지 팔팔하고 행복하게’라는 의미의 이 행사는 노인의 날과 함께 광진노인종합복지관 개관 19주년을 기념하고자 광진노인종합복지관에서 주최한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열리는 만큼 더욱 풍성한 축제의 장이 기대된다.기념식에서는 지역사회 어르신들의 복지 활성화에 기여한 유공 모범 어르신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평소 어르신을 공경하고 효심이 깊은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한 장학금도 전달한다.이 밖에도, 스트레스‧노인 우울척도 검사, 혈압‧혈당 측정 등 어르신 복지와 건강, 환경 등에 관련해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홍보‧체험 부스가 마련된다.마지막으로, 각 동 주민센터에서는 오는 10월 6일부터 7일까지 ‘찾아가는 효(孝)꾸러미 전달식과 표창장 수여식’이 열린다.동별로 진행되는 이 행사에서는 각 동 어르신 유공자 6명을 표창하고, 저소득 어르신들을 위해 ‘효(孝) 꾸러미’를 전달한다. ‘효(孝) 꾸러미’는 식사 대용으로 가능한 삼계탕과 전복죽, 미역국, 두유와 김 등 건강식품과 간식으로 구성되어 있다.2017년에 열린 ‘9988 해피투게더’(광진광장)2019년에 개최된 ‘9988 해피투게더’(광진노인종합복지관)
뉴스 | 이원주 기자 | 2022-09-30 10:42
29일 ‘캠퍼스타운 우수창업팀 시상식’ 수상자들과 김경호 구청장 등 내빈들 모습광진구와 세종대학교가 28일부터 이틀간 세종대학교 대양 AI 센터 앞 광장에서 대학-지역주민이 어울리는 ‘2022 함께하세종’ 축제를 개최했다.‘함께, 또 다시’란 주제로 축제를 열어 캠퍼스타운의 성과를 알리고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을 선보였다.3회째를 맞이한 ‘함께하세종’은 세종대 캠퍼스타운 사업의 일환으로, 광진구는 2019년부터 세종대와 손을 잡고 일자리‧주거‧문화‧지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대학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올해는 창업지원공간 1개소를 세종대 인근에 조성하고 창업팀 16팀을 선발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축제 1일차는 세종대 학생들의 버스킹 공연이 펼쳐졌다. ▲중창단 동아리 ▲기타연주 동아리 ▲흑인음악 동아리 ▲밴드 동아리에서 무대를 선보이며 축제의 막을 올렸다.2일차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세종대 음악과 학생들과 교수진이 ‘오후의 클래식’ 무대를 꾸려 실용음악, 합창, 오케스트라 등 뛰어난 기량을 뽐냈다.이어 군자동 상인연합회장과 방위협의회장을 초청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미니 토크 콘서트’를 열었고, 세종대 실용음악과와 풍물패 동아리의 공연으로 1부는 막을 내렸다.2부는 세종대 학생들의 한국무용 공연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세종대학교 배덕효 총장의 환영사와 김경호 광진구청장 등 주요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2부 주요행사인 ‘캠퍼스타운 우수창업팀 시상식’에는 대상 1팀, 최우수 2팀, 우수 2팀에 캠퍼스타운 센터장 상을 수여했으며, 세종대학교 대학가 가로 조성에 공헌한 일구구공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대표 윤근주)에 감사패를 전했다.특히 올해는 지역주민의 참여를 앞세운 만큼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합동 뮤지컬, 패션쇼를 선보이며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축제에 참여한 학생은 “세종대 캠퍼스타운 사업을 통해 창업에 대한 꿈을 키워가고 있다”며, “같은 목표를 가진 학생들과 소통하고 이웃 주민들과 음악 공연도 즐길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많은 구민들이 응원하는 가운데 가수 선우정아의 축하공연을 끝으로 축제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29일 ‘2022 함께하세종’에서 축사를 하고있는 김경호 광진구청장현장에 마련된 행사 부스에서 학생들과 축제를 즐기고 있는 김경호 구청장캠퍼스타운 사업에 참여한 학생과 소통 중인 김경호 구청장청년들이 만든 창업 아이템을 다정한 눈길로 살펴보는 김경호 구청장29일 ‘2022 안녕하세종’에서 학생들의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들 모습
뉴스 | 이원주 기자 | 2022-09-30 10:38
업무협약1송파구(구청장 서강석)는 경찰병원과 지난 9월 23일 ‘퇴원환자 돌봄SOS센터 연계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돌봄서비스를 연계하여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구는 이번 협약을 통해 퇴원 후 거동이 불편하거나 일상생활을 스스로 유지하기 어려운 어르신‧장애인 등에게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연계 제공해 촘촘한 복지시스템을 구축한다.지금까지 돌봄이 필요한 퇴원환자는 직접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돌봄SOS센터 서비스를 신청해야 했으나, 이번 업무협약으로 입원 중에 환자나 담당 의료진이 병원 내 의료사회복지사에게 돌봄SOS센터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업무협약2이번 협약으로 퇴원환자에게는 ▲돌봄종사자가 가정에 방문해 수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시재가’, ▲병원‧관공서 등 필수적인 외출을 위한 ‘동행지원’, ▲가정 내 간단한 ‘수리’, ▲청소‧방역을 해주는 ‘주거 편의’, ▲‘식사배달’ 등의 돌봄SOS센터 서비스를 중점 지원할 예정이다.의료사회복지사가 돌봄SOS센터 담당자에게 서비스를 의뢰한 후, 동 돌봄SOS센터 담당자가 병원의뢰서 검토와 퇴원 전‧후 방문 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또한 구는 환자 돌봄 주의사항 및 돌봄 연계 결과 등을 병원과 공유하여 퇴원 환자들이 보다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 통합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서비스 지원 대상은 송파구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중장년,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단, 기준중위소득 100%(1인가구 기준 월소득 194만 4,812원)이하일 경우 이용금액을 전액 지원하고, 그 외 경우엔 자부담이다.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이번 ‘퇴원환자 돌봄SOS센터 연계 사업’이 고독사 위험 환자와 어르신들께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복지 사각지대 없는 송파구를 조성하여, 구민 모두가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뉴스 | 김정민 기자 | 2022-09-29 22:55